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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가고 싶은 공간 “어떤 공간을 바라시나요?”
  • 황연주 기자
  • 승인 2017.04.10 05:53
  • 호수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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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부경대학교 인근 카페에서 ‘청년공공공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장소 : 없어서 찾고 있어요’로 청년들이 원하는 공간에 대해 청년들이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에는 열여덟 명의 청년이 모였으며, 간단한 인사 후에 네 가지의 질문을 토대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Q. 요즘 자주 가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청년들이 자주 가는 곳으로는 카페가 꼽혔다. 카페 중에서도 △시설 구비가 잘된 곳 △값싼 곳 △눈치가 보이지 않는 곳 △24시간 운영되는 곳이 언급됐다. 작업이나 공부를 장시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동명대학교에 재학 중인 최윤재(국제물류학 12) 씨는 “금전적 여유가 없다 보니 콘센트가 구비됐으며 시설 이용이 무료인 곳을 주로 간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공공기관에서 마련한 ‘청년을 위한 공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표적 공간 중 하나인 창업카페가 청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설 운영자의 편의에 맞춰 운영된다는 것이다. 실제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 위치한 창업카페 1호점 개소식을 듣고 방문했던 청년 A 씨는 난감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창업카페에 잠시 짐을 두고 식사를 하러 가는 것도 안 되며, 창업카페 내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도 금지된 것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짐을 챙겨나가, 식사를 하고 2시쯤 돌아왔다”며 “하지만 주말이라 일찍 문을 닫는다면서 내쫓았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Q. 어떨 때 공간을 찾게 되나요?

  청년들은 △회의 △스터디나 그룹 과제 논의 △작업을 할 때 주로 공간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강의실 이용이 화두로 올라왔다. 각 대학마다 차이가 존재했지만 간담회에 모인 청년 대부분이 시험 기간 이외에 강의실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에 신청해 강의실을 빌리는 경우에도 계속해서 이용 학생에게 퇴출 시간을 묻는 등 학생을 관리의 대상으로 본다는 것을 문제로 짚기도 했다. 대학 내 학생을 위한 공간이 있으나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경성대학교 휴학생인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정욱교 대표는 “우리 학교에는 건물 1층이 전부 스터디룸인 곳이 있다”며 “하지만 4명 이상만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그 공간이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의실 이용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 차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항상 강의실이 열려있는 대학교도 있지만, 학생들이 카페를 이용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엄창환 지원단장은 “강의실은 수업을 듣는 딱딱한 공간이라고 인식하는 반면, 카페는 음악도 나와서 편한 분위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Q. 나는 이런 공간을 이용해봤다!
  참가자들이 이용한 경험이 있는 부산지역 공공 공간으로 콘텐츠코리아랩(이하 콘코랩)과 도서관 등이 언급됐다. 콘코랩은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공간으로 콘센트가 구비돼 있으며 커피 값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청년들’ 김현지 운영위원은 “콘코랩에 자주 가는데 3~4명 이상이 회의를 하거나 조금 규모가 있는 행사를 할 때 유용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제기됐다. ‘주거공동체부산잘자리’ 오용택 주거인은 “콘코랩은 너무 멀어서 이동 시간과 교통비를 고려하면 가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 밖에도 도서관 이용에 관해 공부 외의 이용은 불편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사하구에 거주하는 청년 조용목 씨는 “도서관은 노트북 사용이 어렵다”며 “노트북실 같은 전형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좀 더 자유로운 공간을 원한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청년을 위한 공간이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용이 편리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공간이 많은 것보다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해 청년들이 갈 수 있게끔 만드는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창업카페의 경우 목적이 뚜렷해 이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청춘연구소’ 최정원 씨는 “창업카페는 공공기관이고,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공공 기관의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 서울특별시에 위치한 ‘마이크임팩트 스퀘어’(이하 마이크임팩트)가 언급됐다. 마이크임팩트가 청년을 위한 플랫폼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마이크임팩트는 평소 스터디카페로 운영되고 있으며 다양한 강연과 공연, 토크쇼, 북콘서트, 지식컨퍼런스 등을 개최하는 공간이다. 청년 교육 관련 단체에서 활동 중인 권명재 씨는 “마이크임팩트에는 20명씩 들어갈 수 있는 룸과 앉아서 편히 이야기하거나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며 “옥상은 테라스처럼 꾸며져 공연이나 영화 등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Q. 필요한 공간을 구하기 어려웠던 적은 없나요?

청년들은 구하기 어려웠던 공간으로 작업실과 24시간 운영되는 공간을 언급했다. 목공품 같은 것을 제작하고 싶어도 망치를 사용할 만한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공간이 있어도 회원제라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24시간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이리저리 옮겨 다닌 경험도 있었다.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정엄지 지원단원은 “24시간 작업할 공간이 필요했는데 자정에 문을 닫았다”며 “다른 24시간 시설을 찾아가야 해서 교통비까지 배로 들었다”고 말했다.

공공 공간과 민간 공간의 상생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공공에서 민간의 역할을 대신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민간 공간이 공공 공간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 공간 발전을 위해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공간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권명재 씨는 “공공 공간을 마련한 취지는 좋았지만 좀 더 나아가서 플랫폼다운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네 가지의 질문에 대한 이야기가 끝날 때쯤, 모두가 처음보다는 다소 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참가자가 이런 방식으로 청년들끼리 모여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부산청년’에서 활동하는 신은비 씨는 앞으로의 공공 공간 운영방향에 대해 “창업카페같이 목적이 뚜렷한 공공 공간은 창업을 준비하지 않는 일반 청년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며 “공공 공간의 목적성 유무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황연주 기자  march1968@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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