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남았다. 봄기운 속 대선이 어색한 탓인지, 꽤나 난잡스럽다. 애초에 기대와 걱정을 동반했기에 딱히 놀랄 일은 아니었다. ‘새로운 정치’라는 기대와 ‘60일 이내’라는 걱정이 그랬다. 역시나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고, 하루가 멀다고 수많은 ‘대통령 후보’들이 입에 오르내렸다. 그리고 이제야 윤곽이 드러났다. 다시 무대에 오른 이들은 지난번과는 다른 모습으로 재도전에 나섰고, 담대한 포부를 드러내며 새로이 도전하는 이들도 있다. 타국의 사례를 참고했는지, 거친 언사를 가감 없이 내뱉는 이마저 있다. 과거의 행적을 보면 그게 본성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들의 유세는 날로 더해가고 있고, 모든 언사나 행동이 주목받고 있다. 탄핵 후의 대선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한데 관습적인 선거 행태는 여전하다. 들이대기도 민망한 어설픈 여론조사나 조악한 네거티브 공방, 집권도 하기 전에 편을 가르거나 동아줄을 엮어놓으려 하기도 한다. 미디어를 탓할 수도 없는 게, 후보들이 직접 나서 행동하고 있다. 신선한 정책이나 공약은 실종됐고, ‘바꾸려는 의지’보다 ‘되려는 의지’가 빛나고 있다. 우리가 밝혔던 촛불은 이미 과거로 편입됐다. 욕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지저분할 정도로 느껴지는 그 공방이, 꽤나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이슈는 경쟁자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면서 자신에게 향하는 부정적 시선을 분산시키기도 한다. 이게 지지율로 직결되기에, 그렇게나 공을 들여 ‘네거티브 전략’을 앞세우는 것이다.

익숙한 이들은 괜찮을 테다. 이미 경험해봤기에 요령껏 여과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뜻을 관철할 것이다. 허나 처음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첫 대선을 맞을 수많은 대학생들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꽤나 혼란스러울 것이다. 정보 습득의 기회가 많은 미디어 환경 속, 후보들 간의 지나친 공방과 판을 치는 ‘가짜 뉴스’가 갈피를 잡기 어렵게 한다. 모든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다보면 믿을만한 후보가 없을 정도다. 추악한 권력자의 추락을 목격한 뒤라 거부감이 더욱 클 수도 있다. 사명감을 갖고 선거 흐름을 지켜봤을 건데, 실망만이 가득할 테다. 이쯤 되면 투표하려는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 일이다.

조악한 공방이 유효한 이상, 이들의 네거티브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후보와 그의 공약을 신중히 살필 것과 더불어 정치공학의 이해 또한 필요하다. 특히 합리적 의심에 대한 ‘검증’과, 해명된 일 혹은 허위사실을 물고 늘어지는 ‘네거티브’를 잘 구분해야 한다. 어디까지가 검증인지 또 어디부터가 네거티브인지 말이다. 불가피한 과정이다. 이미 이전 대선에서 크나큰 실패를 겪었기에 더욱 그렇다. 후보의 적합성과 자질을 끊임없이 검증하되, 흑색선전에 놀아나지는 않아야 할 테다.

걱정도 팔자인가보다. 필자도 겨우 두 번째 대선이라 혼란스럽기는 매한가지다. 네거티브에 휘둘려 판단을 그르칠까 걱정이다. 혹 결정 못한 채 투표장에 들어서지나 않을지 걱정되기도 한다. 와중에 첫 투표권을 행사해야 할 이들이, 망할 ‘정치공학’에 혀를 내두르며 투표를 포기할까봐 걱정된다. 근심 가득히 글을 쓰다 보니 워낙 난삽해져, 이대로 게재해도 될지 걱정이다. 걱정이 많으면 빨리 늙는다던데, 서른 즈음인 필자에게는 그것마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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