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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리즈]불안하기만 한 부산청년의 부산나기시리즈 ② 부산의 청년들
  • 손지영 사회부장
  • 승인 2017.04.03 06:44
  • 호수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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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청년의 탈부산’을 얘기하지만 구체적으로 청년이 왜 이곳을 떠나는지 알지는 못한다. 청년 이탈 문제를 단순히 취업 문제, 일자리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분명 청년이 맞닥뜨린 현실은 더 복잡하고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당장에 부산광역시 내 청년은 어떤 삶을 살고 있으며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그리고 부산시는 이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2040년 부산 청년 인구는 단 17%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20~39세 청년 인구의 순유출은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높다. 이는 △2014년 7,599명 △2015년 6,856명 △2016년 8,041명으로 매년 수치가 늘어나고 있다. 「<부대신문> 제1539호(2017년 3월 27일자) 참조」 올해 2월 기준으로 부산시 청년 인구는 934,726명이며 전체 부산시 인구 대비 26.7%를 차지한다. 그러나 통계청의 <장례인구추계>에 따르면 오는 2040년 부산시 청년 인구는 516,057명으로 전체 부산시 예상 인구(3,026,016명)의 17%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살기 위한’ 수도권행
 
청년이 수도권에서의 취업을 선호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10명 중 6명의 부산지역 청년들은 부산시 내에서 취업하기를 원한다. 2015년 부산시의회 황보승희 시의원이 부산지역 22개 대학, 822명의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부산시 일자리 지원정책에 관한 청년인지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취업 희망지역으로 부산을 꼽았다. 수도권은 16.0%, 울산광역시 및 경남은 8.4%였다.
 
그러나 많은 청년들은 부산시 내에서 구직을 포기하고 결국 타지역으로 가게 된다. 일자리가 부족해서다. 실제 부산지역 청년들은 구직 어려움에 대한 주된 이유를 ‘부산 소재 기업체 등 일자리 부족’(28.0%)이라고 답했다. 수치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부산지역 구직건수는 31,139명이었지만 구인인원은 39.4%밖에 안 되는 12,283명이었다. 작년 부산지역 고용률 역시 55.2%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부대신문> 제1539호(2017년도 3월 27일자) 참조」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를 떠난 청년 인구가 향하는 곳은 결국 수도권일 수밖에 없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15년 시·도별 청년 고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청년 취업자의 54.3% 규모인 213만 9,000명이 수도권 지역에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취업 지역을 살펴보면, 전체 청년 취업자의 22.3%(약 88만 명)가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에서 취업했고 △경기도 102만 7,000명(26.1%) △부산시 24만 7,000명(6.3%) △인천광역시 23만 2,000명(5.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부담에 빚지는 청년
 
그럼에도 부산시 내 청년 1인 가구는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 전체 가구 대비 23.39%(29만 902가구)였던 부산시 1인 가구는 작년에 전체 대비 33.39%(48만 2,644가구)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 원인 중 하나로 ‘청년 1인 가구 증가’를 들었다. 부산반빈곤센터에서 올해 부산·울산·경남 청년을 대상으로 벌인 <부울경 청년주거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로부터 독립한 청년은 전체의 44.4%였다.
 
위와 동일한 조사에서 독립한 청년 중 43.5%가 원룸에 산다고 답했다. 야속하게도 청년이 주로 사는 원룸의 가격은 만만치 않다. 청년들은 주로 편의시설이 많은 번화가나 대학로 주변에 집을 구한다. 부산진구 전포동 일대의 경우 공무원 학원이 많아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밀집해 살고 있다. <부산일보>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작년 기준 부산진구 서면의 공무원 학원 일대에 원룸 건물만 2,000여 개가 넘었다. 해당 구역의 원룸 보증금은 최소 500만 원에 월세가 평균 45만 원 정도며 매년 상향되고 있다. 대학교가 밀집한 부산시 금정구 일대는 최근 10년 사이에 원룸 수요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신축건물의 보증금 및 월세가 높게 책정되다 보니, 덩달아 기존 건물의 월세도 오르는 추세다.
 
이런 높은 주거비에 청년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알바천국’과 ‘다방’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지역별 평균 월세 및 알바소득을 따졌을 때, 부산시의 경우 평균 월세가 326,700원이고 월평균 알바소득은 663,287원이었다. 월세가 알바소득의 49.3%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4번째로 높다.
 
주거비 부담으로 빚지는 청년들도 늘어났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2015년 청년부채가 20대 1,300만 원, 30대 4,030만 원으로 추산됐는데, 이는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으로 인한 부채 증가로 분석된다.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청년의 구직기간이 늘어나면서 주거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부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위해서는 서울로 갈 수밖에…
 
청년 문화예술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취업난이나 주거비 부담을 느끼기도 전에 문화 인프라 부족으로 좌절을 겪는다. 이런 문제로 탈부산하는 청년 문화예술인도 적지 않다. 부산지역에서 데뷔한 문화예술인들이 서울로 올라가 다시 데뷔하는 경우가 그 예다. 우리 학교 공과대학 출신으로 현재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언 시인은 “우리나라 문학계에서 권위 있는 출판사는 거의 서울지역에 위치해있다”며 “아무래도 서울에서 활동하면 유명한 출판사에 기고할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어느 분야든 대부분 인프라 많은 서울을 경유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조건이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차원에서 청년문화 지원에 힘쓰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부산시는 청년문화 활성화 정책을 진행하며 전통적인 청년문화 공간, 예컨대 우리 학교 일대나 부산진구 서면 일대를 벗어나 사상구, 해운대구 등에도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부산시 청년문화 육성 및 지원 추진계획’을 수립해 2020년까지 총 21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투입되는 예산이 부산시 청년 활동가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는 아직 멀어 보인다. 청년 문화예술가에게 필요한 것은 작품 활동을 위한 비용이고 활동을 펼칠 공간이다. 부산지역 청년문화단체인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정욱교 대표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청년문화 정책은 직접적인 예산 지원인데, 현재 부산시에는 그런 정책이 많이 없다”며 “부산시 차원에서 문화기획 활동을 도움받을 방법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갈 길 먼 부산 청년정책
 
부산시의 핵심을 비껴간 청년정책은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5년 기준 부산시에서 시행하는 청년정책은 약 70개였으며 이 중 70%인 49개가 일자리 관련 정책이었다. 일자리 정책 중 ‘인력양성지원’에 관한 정책이 30개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보다 취업의 편의성 제고라는 간접적인 효과에만 머물러 있는 한계를 가진다. 이 외에 취업지원 사업, 창업지원 사업 등도 간접 효과에서 그쳐 청년에게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청년 주거 정책의 경우 부산시가 오는 2022년까지 청년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3만 8,000호를 공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공공임대아파트 ‘드림아파트’ 사업을 본격화해 청년층에게 2만여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정부에서 세웠던,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행복주택 15만 호 공급 계획이 실효성 없다고 비판받은 바 있다.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고 임대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장기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의 경우에도 조건이 까다로워 청년 입주가 쉽지 않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이 얼마나 부산지역 청년에게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부산반빈곤센터 최고운 대표는 “공공임대주택 사업은 좋은 시도이나 주거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수치가 아니라 청년이 직접 느끼는 정도”라며 “실제 청년에게 도움이 될지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덧붙여 “부산시에서 책임감 있게 청년 주거 실태를 조사하고 물리적 여건 만들기를 넘어 새로운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 전했다.
 
청년문화 정책도 마찬가지다. 2013년 부산시의회는 전국 최초로 <부산시 청년문화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토대로 여러 청년문화 지원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해당 계획에 포함된 대부분 정책이 기존에 부산시에서 진행하던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청년문화 정책에서 별다른 성과를 못 낸 건 정책 당사자인 청년 예술인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문화사업본부 박진명 팀장은 <국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청년문화가 지속성을 가지려면 청년이 모여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창작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부산시에서 청년을 위해 여러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비하다. 이에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 엄창환 지원단장은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은 많지만 막상 그 규모 대비 투입 자원이나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방향성에 대해서도 “청년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어느 정도는 시행돼야한다”며 “청년정책에 청년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나가게끔 여지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타지역에 살다가 부산에 온 지 햇수로 3년째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라는 이곳에서 꿈을 펼치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홑몸으로 무작정 내려왔지만, 부산나기는 쉽지 않았다. 당장 원룸에서 생활하며 한 달 생활비를 벌기는 빠듯하고, 주변에서는 취업을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취업률이 높은 학과에 진학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곳에서도 구직의 장벽이 이렇게나 높은지 몰랐다. 부산시에서 청년정책이라 내놓은 여러 사업은 많은데, 과연 그것이 본인의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부산에서 청년으로 살기, 아니, 지방에서 청년으로 살기가 녹록치 않다.
 
 
 
우리나라에서 청년의 범위는 현행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상 대통령령에 따라 ‘15세 이상 29세 이하’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별로 청년을 정의하는 기준이 천차만별이고, 청년의 기준을 넓히자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발의됐다. 해당 기사에서는 △법적인 청년 나이가 실제 모든 청년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점 △많은 청년 관련 연구에서 청년나이를 20세 이상 39세 미만으로 규정한 점을 고려해 청년의 범위를 ‘20세 이상 39세 이하’로 설정했다.

 

손지영 사회부장  sonmom@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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