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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리즈]청년의 취업 계절은 아직 추운 겨울시리즈 ① 청년 취업난
  • 박지영 대학·문화부장
  • 승인 2017.03.27 08:49
  • 호수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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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청년들이 고용 한파에 떨고 있다. 청년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일자리는 욕심일지라도 어느 하나 제대로 갖추기를 ‘포기’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청년들은 왜 제 몸 하나 둘 수 있는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가.
 
대한민국에 청년이 앉을 일자리는 없다
 

매년 사회 취업문을 두드리는 청년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취업문은 쉽게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청년실업률이 8.6%로 전년 대비 0.9%p 하락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취업준비생이 포함되지 않았다. 취업준비생의 경우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원으로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된다. 낮아진 실업률은 통계적 오류다. 실제 대한민국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상태에 놓여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워크넷 구인구직 및 취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대졸 신규구직자는 99,770명이다. 이들 중 취업한 이는 30,954명에 그쳤다. 나머지 68,816명은 취업하지 못했다. 구직자는 연이어 등장하고 빠지는 수는 그보다 적다. 무엇 때문일까. 이들이 갈 수 있는 곳이 그토록 없는 걸까.

먼저 대기업을 살펴보면 채용문이 좁다. 작년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따르면 대기업 201곳 중 48.6%가 올해 신입과 경력을 포함해 자사의 신규 채용 규모를 줄였다고 한다. 아마 이 규모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대기업 그룹 차원의 대졸 공개채용(이하 공채)이 점점 줄어든다. 지난 3월 삼성이 그룹의 마지막 공채를 시행했다. 많은 대기업 그룹들이 그룹 공채보다 그룹 내 각 계열사 자체 채용 절차를 마련하는 추세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 임민욱 팀장의 <주간동아> 인터뷰에 따르면 그동안 대기업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대기업의 책임을 다하고자 그룹 공채 시 필요 인력보다 더 많은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하지만 이제 계열사별로 채용절차가 진행되면서 자체적으로 인력상황, 재정 여건 등 경영환경이 고려돼 일자리의 축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중소기업은 정 반대의 상황이다. 중소기업은 오히려 사람이 필요하다. 작년 12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채용계획은 3만 명인 반면 중소기업은 27만 5,000명에 달했다. 2015년 중소기업연구원 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80.5%가 '현재 회사에서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청년들의 발걸음은 중소기업을 향하지 않는다. 작년 10월 전경련이 발표한 <2016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생 3461명 가운데 단 5.3%만이 중소기업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대기업(32.3%), 공기업(25.4%), 중견기업(13.3%), 외국계(8.5%) 선호도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이에 ‘청년의 눈높이가 높다’는 비판이 일기도 한다. 과연 사실일까? 통계를 통해 청년의 눈높이보다는 중소기업의 처우가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 임금과 비교해 중소기업 임금은 2015년 약 62% 수준이었다. 국내 주력 산업인 제조업만 보면 약 54%까지 떨어진다. 시간당 임금은 더 낮다.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 정규직은 49.7에 불과했다.

이런 환경 속에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공무원 시험장으로 몰려든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 지원자는 22만 8368명으로 작년보다 6,500여 명 많은 역대 최다였다. 2012년(15만 7,159명)과 비교하면 무려 7만 명이나 늘었다. 경쟁률은 46.5 대 1이었다. 늘어난 지원자는 대부분 20대 청년이었다. 20대 지원자는 2012년 9만 8,543명에서 올해 14만 6,095명으로 4만 7,000여 명이 증가했다. 이는 청년 구직자의 공무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찾고 찾아다니는 일자리 중 어느 하나 청년에게는 혹독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생겨났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취업까지 포기하는 청춘이 늘고 있고 있는 것이다. 청년 구직단념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아시아경제>가 통계청의 고용동향 원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청년 구직단념자는 19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6,000명 늘어났다. 전체 구직단념자 가운데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39.8%로 1년 전(36.3%)보다 3.5%p 높아졌다.

 

취업 낭떠러지 끝에 선 부산 청년들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의 취업 상황은 더 열악하다. 부산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는 ‘청년 탈부산화’가 더 가속화되고 있다. 부산 청년의 순유출이 △2014년 7,599명 △2015년 6,856명 △2016년 8,041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일자리가 없어서 부산을 떠난다. 부산청년유니온이 실시한 지역청년 1,000인 의식조사에서 1,000명의 부산, 경남 청년들은 부산을 떠나는 이유에 66%가 ‘일자리가 없어서’라 답했다. 이어 부산이 청년실업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기업 등 산업 인프라가 열악’에 41%가 응답했다.

사회에는 청년구직자들은 거주지에 상관없이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일자리를 선호해서 부산을 떠난다는 통념이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작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워크넷 청년구직자의 지역별 희망근무지>에 따르면 부산광역시에 거주하는 청년구직자의 80.9%(32,198명)이 거주지와 희망근무지가 동일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수도권에서 일하고 싶다기보다 부산에서 일하기 어려워 떠나는 것이다. <부산청년 부산에서 일하고 싶다>의 인터뷰에 참여한 A 씨는 ‘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들이 부산에 있고 계속 살아왔던 곳이라 부산에서 쭉 살고 싶다지만 부산에는 내 한 몸 건사할 일자리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 B 씨는 ‘지역 경기 침체 뿐만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과의 문화적, 사회적 격차가 상당해 서울로의 진학을 취업을 희망한다’며 ‘부산의 경우 경기 침체 등 여러 이유로 전체적인 임금 수준이 낮고 젊은이들을 끌어들일 매력적인 일자리가 전무한 실정’이라고 답했다.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도 적지만 심지어 구인인원까지 적다. 부산의 지난 1월 구직건수는 31,139명이지만 구인인원은 12,283명이었다. 작년 고용률은 전국 최하위 다음 단계로 55.2%였다. 대한민국의 취업 절벽에서 부산은 제일 끝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 절벽 해소 위해 오고가는 해결책들
 
 

대선이 다가오면서 많은 후보자들이 일자리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정책들을 크게 나누면 없던 일자리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의 일자리를 나누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내에 일자리를 새로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 ‘완전고용’ 시대가 저물고 ‘고용 없는 성장’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발달, 자동화에 따라 세계적으로 일자리 감소는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다. 때문에 일자리를 나눠야하는 데에 더욱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일자리를 나누는 데에는 근로시간 단축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많은 대선후보들이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노동시간이 2,113시간으로 근로 최장시간 3위이다. OECD 평균 1,766시간에 비해 347시간이나 많다. 1인에게 주어진 과업을 2인으로 나누면 기존의 근무자는 근무 환경이 개선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취직이 가능해진다. 실제 OECD의 통계에 따르면 연간근로시간이 100시간 줄어들 때, 15~64세 고용률은 1.56%p 상승한다. 하지만 기업계에서는 산업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반박을 내놓기도 했다. 근로시간 단축은 오히려 임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인력난이 심한 기업에 부담만 가한다는 이야기다. 근로시간단축 외에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 환경 조성 △공공분야 일자리 증대 등의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전체 청년 실업을 살펴볼 때는 이런 공약들이 소정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보인다. 

청년 일자리 대책을 향해 쏟아지는 공약들에 기시감이 느껴진다. 매번 반복되는 이야기들이다. 그럼에도 아직 청년실업이 해결되지 않은 것은 이런 공약들이 실효성이 없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공약이 쏟아지는 중 지역의 청년들은 취업 한파 속에서 잡기 위해 수도권으로 떠난다. 취업 문제로 지역을 떠나는 청년은 많은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지역 취업에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지역 청년들이 자신의 지역에 취업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그래야 청년 실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지 않을까.

 

   
 

 

박지영 대학·문화부장  ecocheese@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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