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사상인디스테이션에서 부산문화재단의 첫 번째 ‘청년문화 네트워크 포럼(이하 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이번 달부터 12월까지 매번 다른 주제로 총 10회에 걸쳐 진행된다. 제 1회는 ‘부산 청년문화 활성화’로 포문을 열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청년 문화의 범위를 설정한 후 정책적인 지원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좌장으로 참여한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김상화 집행위원장의 “정책의 당위성을 위해 청년문화의 개념을 합의하에 규정해 나가보자”는 말로 포럼이 시작됐다.

 

 

 

 

 

 

부산발전연구원 오재환 연구위원

부산은 청년문화의 메카로 불린다. 부산의 청년문화는 70년대 억압된 삶에 대한 풍자부터 90년대 자본에서 독립한 인디문화, 그리고 현재 다양성을 추구하는 대안문화로 흘러왔다. 청년문화는 이렇게 오랫동안 언급됐지만 여전히 청년문화를 정의하기 어렵다. 청년문화는 청년과 문화의 단순한 조합이 아닌 △창조성 △다양성 △저항성으로 설명될 수 있고, 젊은 층의 미래 혁신적인 문화이다.
  그들을 위한 정책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첫째로 청년문화 기금을 마련해야한다. 그리고 문화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 번째로 청년예술인이 실험적 정신을 내세워 활동할 수 있도록 지금의 문화 사업과 매칭해야 한다. 네 번째로는 지역의 자본을 활용해서 만드는 지역 축제와 같은 참여형 사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대안 공간 마련이다. 이 공간을 더욱 자유롭고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송교성 지식공유 팀장

청년문화가 비교적 활성화된 지금도 ‘젊은 친구들에게 돈을 주면 과연 제대로 할까? 소수만 좋아하는 문화가 아닐까? 공적 지원으로 타당한가?’라는 이유로 지원의 문이 좁다. 특히 사회비판적 성격을 띤 단체는 지원받기 더 힘들다. 청년문화 개념의 합의를 통해 청년문화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부산문화재단의 사업은 다양한 영역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과 개선점을 많이 보여줬다. 하지만 청년문화에 대한 구심점 사업은 부족하다. 큰 사업들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실무인력 인건비문제는 가능하다면 기획서를 받지 말고 각각 그냥 지원해주면 좋겠다.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획서 작성은 작위적일 수 있다. 또한 개인의 창작활동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청년과 청년문화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청년문제는 주거, 생계 등의 보편적 복지 문제이고 청년문화와는 차이가 있다. 이 두 개념을 구분해 각각 다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산민예총 원향미 정책위원장

우선 청년 스스로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고 사회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의 지원은 일회적인 사업비 지원이 대부분이고 이는 기금 의존도가 높다. 자생이나 지속을 보장하는 사업이 주가 돼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의 한 재단의 경우 기획력이 있는 청년창업자와 기술력을 가진 은퇴 장인들을 연결시키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청년정책이 사회적 기업과 연계되는 방법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청년 예술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 부산 문화의 판이 커져야 한다. 세대 하나의 집중 육성보다는 전체 문화의 판을 키워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 세대별 정책에 집중하기보다 문화 판 전체에 청년문화가 어우러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기획자는 특히 인건비를 보장받기 어려운 상태다. 기획자는 행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매개자이다, 그들의 중요성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문화 사업의 심사도 기획자의 문화적 역량이 증진하는 기회가 되도록 피드백을 제시하는 방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온댄스랩 이연정 대표

현재 무용에서는 선ㆍ후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립된 상태이다. 점심때는 일하고 저녁에는 연습하고 주말에는 공연을 하는 공연예술가의 삶은 너무 고달프다. 후세대들은 이런 모습에 용기를 잃었을 것이다. 무용뿐 아니라 미술, 음악 등 모든 분야에서 해결해가야 할 과제이다.
  청년의 시선에서 청년문화를 평가하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기초 예술을 연마하고 발전시키는 청년들도 많은데 이런 청년은 어디서 지원을 받는지 의문이다. 전통무용을 연구하는 사람로서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융복합’이라는 단어이다. 여러 분야가 만나 새로운 것을 완성하는 것은 좋지만 압박감을 느껴 지원 사업 신청이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니 기초예술과 다른 분야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했으면 좋겠다.


  이번 청년 네트워크 포럼에는 부산에서 문화 활동을 하고 있는 20명 이상의 청년이 모였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은 각자 저마다의 고충과 바라는 점을 털어놓았다. 이연주갤러리 박은지 큐레이터는 “문화 사업에서 인건비를 제대로 책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현재 청년들이 문화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은 거의 재능기부뿐이다”라고 전했다. 청년문화를 대체 무엇으로 규정할까에 다양한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문화기획자 김주리 씨는 “항상 청년들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문화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교육공동체 고치 김행운 대표는 “청년들에게 청년문화의 특징을 열정이나 꿈꾸는 것을 제시했다가 거부당했다”며 “어떤 청년들에게는 노래방 가기나 술 마시기가 문화생활의 전부라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직접 문화 사업을 지원하며 느낀 점들도 이야기 했다. 아트갤러리 곽가범 작가는 “작업실을 유지하기 위해 제가 구현하고 싶은 것보다 지원하는 문화 사업에 부합한 행사를 주로 기획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전했다.
  행사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이번 포럼에 대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곽가범 작가는 “실무자, 임원의 시점에서 정책의 방향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부산대외활동기자단 박정오 대표는 “좀더 젊은 참가자의 발언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 한다”며 “20명 정도의 인원이면 원탁 방식의 회의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회의 시간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 박은지 큐레이터는 “포럼을 세시에 진행한다면 아르바이트중인 청년들은 참가하기 어렵다”며 “이런 자리에서 청년들끼리 얼굴비추며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자리가 매우 중요한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포럼의 홍보와 자격요건에 대한 개선점을 전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스트릿 댄서로 활동 중인 서덕구 씨는 “지인을 통해 이번 포럼이 열린다는 사실을 들었다”며 “네트워크가 없는 경우는 모를 수도 있으니 홍보가 잘 돼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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