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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예능, 달콤하지만 씁쓸한 뒷맛
  • 김미주 기자
  • 승인 2017.03.06 07:09
  • 호수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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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이 다가오면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방송국들에서는 최근 차기 대선주자들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이나 예능적인 요소를 띄는 시사·정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이러한 형식의 프로그램은 때로 국민들의 정치 진입장벽을 낮춰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에 노출된 국민들이 정치 이슈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있는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치인들 예능프로그램을 접수!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이를 의식한 방송국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된 정치인들이 △JTBC <말하는대로> △SBS 모비딕의 <양세형의 숏터뷰>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볍게 즐기는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에 맞게 정책과 같은 진지한 주제로 토론하기보다는 정치인들의 성대모사나 패러디 등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끄는 것이다. <숏터뷰>를 즐겨보는 김시은(서울시, 21) 씨는 “처음에 뉴스에서만 보던 정치인들이 개그맨이랑 같이 있는 장면을 보고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 진행 당시 △MBC의 <무릎팍도사>와 △SBS의 <힐링캠프> 등 예능프로그램에 대선주자가 출연해 인간적이고 소탈한 면모를 강조했다. 현재는 정치인 스스로가 딱딱한 이미지를 무너뜨리고 재미있는 상황을 만들기도한다.
정치인들이 이러한 흥미위주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다. 정치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방송국의 목적에도 부합한다. 과거에는 토론과 같은 딱딱한 형식의 언론에서 자신을 알렸다면 최근에는 격식 없이 대중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이러한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철순(정치외교학) 교수는 “정치인들은 대중에게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라고 전했다. 대중들은 이를 통해 정치인들의 진정성과 인간적인 면모 등 다양한 면을 검증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한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 교수는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이 중요해진 시기에 국민들은 정치인의 인품을 재밌고 색다르게 알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오락성 갖춘 시사·정치프로그램 정치 문턱을 낮추다

정치인이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을 넘어서 예능 프로그램의 요소를 갖춘 시사·정치프로그램도 인기다. 종편에서는 △JTBC <썰전> △tvN <곽승준의 쿨까당> △TV조선 <강적들> △채널A <외부자들>이 대표적이다. 현 시기에 맞춰 공중파에도 △KBS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MBC <대선주자를 검증한다>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이 등장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전문 분야인 정치 이슈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연예인 못지않은 화려한 예능감을 갖춘 패널들이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예능에서 주로 사용하는 CG, 자막 등의 편집기법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오락성을 갖춘 비교적 가벼운 형식의 정치·시사 프로그램이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정치의 문턱을 낮춘 것이다. 대표적인 인기프로그램 <썰전>은 각각 보수와 진보적 성향을 가진 두 패널이 같은 정치 이슈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토론한다. 두 패널은 같은 정치적 상황으로 서로 토론을 하다가 간혹 재연 연기로 상황극을 만들어 내거나 재치 있는 말장난으로 풍자효과를 자아내기도 한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시청률이 증가한 <썰전>은 지난해 11월 3일 시청률 10%를 돌파할 정도로 흥하고 있다. <썰전>을 챙겨보는 김민재(신문방송학 16) 씨는 “최근 검증되지 않은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 문제라고 느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시작했다”며 “확실히 전직 정치인 패널의 프로그램을 통해 정치인들의 관계와 배경 등을 알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치도 예능이 만능?

전문가들은 정치인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중이 정치인에 대해 이미지로만 판단하는 ‘이미지 정치’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철순 교수는 “예능 형식의 프로그램에서 정치 사안에 대해 과장과 왜곡이 나타날 수 있다”며 “예능은 예능으로 즐기되 비판적 수용은 필수적이다”고 당부했다. 실체를 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진짜로 판단해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시은 씨는 “단순히 재미로 인터뷰를 즐긴 것일 뿐 예능프로그램으로 후보를 검증하는 것에는 경계한다”고 전했다. 이병훈 교수는 “후보에 대한 검증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치면 안 된다”며 “더 나아가 정책에 대한 진지한 사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예능화된 시사·정치 프로그램은 유례없던 다양한 패널의 출연을 불러왔다. 최근에는 전직 국회의원이나 정치 관련 전문가 외에도 철학자, 작가 등 여러 분야의 인물들이 패널로 등장해 시사·정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에 전문성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철순 교수는 “이러한 정치프로그램은 사생활이나 가벼운 이야기로만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 한다”며 “전문적이면서도 다양한 시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패널을 잘 구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미주 기자  o3ool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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