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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T로 추진력 얻은 급행버스 언저리에 잔류한 문제들
  • 황연주 기자
  • 승인 2017.02.27 06:31
  • 호수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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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지난 22일 우리 학교 정문에서 144번 버스를 탔다. 버스는 원동IC를 지나 해운대 방면으로 세찬 비를 뚫고 갔다. 동래구 뜨란채 아파트에 다다를 무렵 버스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서리 낀 창 너머로 정체된 차량과 BRT 공사 중인 중앙 2차로가 보였다. 도로의 차량들은 보도블록 마냥 다다닥 붙어 있었다. 잠깐의 정체 뒤 세 정거장을 지나 해운대 경찰서에서 내렸다. 반대 방향 버스로 환승하기 위해선 두 차례의 신호를 건너야 했다. 우산을 든 사람들이 폰 게임을 하거나 하염없이 건너편을 바라보며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그 사이에 주위를 둘러봤다. 휑한 중앙 2차로를 달리는 버스, 그 양 옆의 교통량이 많은 일반 차로. 신호가 바뀌고 걸음을 뗐다.

 

간선급행버스체계(Bus Rapid Transit, BRT)란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급행버스를 운행하는 체계이다. 그를 위한 중앙 버스전용차로제는 6차선 도로의 중앙 2차선 도로를 버스 전용으로 이용하는 체계이며, 일반 차량은 나머지 양쪽 2차로만을 이용할 수 있다.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에선 2015년 8월부터 해운대로 원동IC부터 올림픽교차로까지 3.7km 구간에 대해 중앙 버스전용차로 설치 공사를 시작했다. 작년 12월 30일 BRT 첫 구간을 개통했으며, 현재 동래구 내성교차로~원동나들목까지 BRT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BRT 시행 이후 원동IC~올림픽교차로까지 3.7km 구간에서 버스 속도가 증가했다. 해운대구 방면에선 시속 5.3km, 동래구 방면에선 2.6km 빨라졌다. 평균 1일 2회 버스를 이용하는 문병용(동래구, 23) 씨는 “버스 이용이 편해진 것 같고 버스 속도도 빨라졌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교통행정과 교통행정팀 주경수 직원은 “지금은 BRT가 어느 정도 정착돼서, 버스 이용객의 만족도가 높다”며 “택시 운전기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버스는 꽃길, 일반 차량은 뒷전?

반면 BRT 시행 이후 교통난은 심해졌다. 기존 6차선 좁은 도로 중 2차선을 버스 전용으로 이용하다 보니, 일반 차량 구간의 교통난 문제가 심화된 것이다. BRT 구간에서 일반 차량의 속도는 해운대구와 동래구 방면 각각 4.4km, 3.2km로 떨어졌다. 시민 A 씨는 “차선이 좁아져서 일반 차량은 늘 막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중앙 버스전용차로로 인한 신호등 문제도 있었다. 대한토목학회에서 발행한 <도심부 버스전용차로운영 효과분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중앙 버스전용차로는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에 비해 일반 차량의 지체도가 16.5초/대 큰 것으로 나왔다. 이는 정류장부에 설치되는 횡단보도에 의한 지체시간 증가로 분석됐다. 반대 방향 버스로 환승해야 하는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박선진(해운대구, 20) 씨는 “신호가 오래 걸린다”며 “버스가 중앙에 서기 때문에, 반대 방향 버스로 갈아탈 땐 신호를 두 번 건너야 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 이상용 주무관은 “현재 BRT 전체 구간 중 일부 구간만 개통된 상태”라며 “전체 구간이 개통되면 교통 환경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교통난의 원인으로 변화된 교통체계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것을 들었다. 이에 “신호체계 최적화 작업을 빠른 시일 내에 끝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BRT 공사 중인 동래구 내성교차로에서 원동나들목 구간은 차량 정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BRT 공사가 한창인 동래구 방면은 중앙 2차로를 공사로 인해 사용 못 하는 상태이다. 시민 B 씨는 “차가 많이 막힌다”며 “원래 원동교차로가 정체가 심한 구간인데, 공사를 하다 보니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동래구 이진복 구의원은 BRT 시행에 반대 의사를 피력해 왔다. 이진복 의원실 측은 “부산시는 BRT 공사를 통해서 대중교통 체계의 원활을 꽤하려 한다”며 “하지만 이진복 구의원은 편도 4차선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교통량이 적지 않은 동래구 방면에 BRT를 시행하는 것은 교통체증을 늘린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부산시가 도로 확보안을 제시했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대책은 안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행자 사고위험 높게 분석돼

  전문가들은 중앙 버스전용차로제의 고위험 문제로 보행자 무단횡단을 뽑았다. 한국교통연구원의 교통연구(제23권 제4호)에 따르면 중앙 버스전용차로에서 보행자의 사고위험이 가장 크다. 부산시의 경우 도로 폭이 기존 6차로에서 양쪽 2차로로 좁아진 만큼, 중앙차로정류소가 무단횡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서울특별시에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중앙버스차로에서 1,300건이 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기간 동안 사망자는 37명으로, 일반 도로에 비해 치사율이 2배가 넘었다. 부상자도 5년간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BRT 구간 무단횡단 사고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위의 보행자 무단횡단 위험은 충분히 우려할 사항이다. 이에 해운대 경찰서는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해 “BRT를 설치하면서 부산시에 보행자 보도와 버스 환승하는 곳에 무단횡단 방지 펜스를 많이 쳐놓길 요청했다”며 “또한 야간에 횡단보도에 불빛을 비춰주는 시설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황연주 기자  march1968@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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