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효원세상 캠퍼스토리
해설이 있는 영화제에서 어린 이반의 삶을 보다
  • 손지영 기자
  • 승인 2016.12.05 04:59
  • 호수 1535
  • 댓글 0
   
 

  소련(현 러시아)에서 활동했던 영화감독 ‘안드레이 아르세니예치 타르코프스키’는 영화 100년사의 기적이라고도 일컬어진다. 그는 생전 10개의 영화작품을 남겼으며,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타르코프스키 서거 30주기을 맞아 우리 학교 러시아센터에서 ‘해설이 있는 영화제’를 열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반의 어린 시절>(1962)을 상영했다.
영화의 주인공 이반(니콜라이 버리아예프 분)은 제2차 세계대전 도중 독일군에 의해 가족을 잃은 뒤 소련군의 정찰병으로서 위험천만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전쟁이 진행되면서 소련군 그랴즈노프 대위(니콜라이 그린코 분)가 이반을 안전한 군사학교로 보냈지만, 이미 독일군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던 이반은 군사학교를 도망쳐 다시 군부대로 돌아온다. 극 후반에 독일군 진영으로 정찰을 떠난 이반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전후 독일군 문서 보관소에서 이반의 사망 문서가 발견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홍상우(경상대 러시아학) 교수의 영화 해설이 이어졌다. 홍상우 교수는 “영화 <이반의 어린 시절>이 기존 전쟁영화와 다르다”며 운을 뗐다. 이전까지의 전쟁영화는 파괴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주를 이뤘다면, 이 영화에서는 적군의 발소리, 전투기의 잔해 등을 통해 비유적으로 전쟁 상황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그는 “감독은 이 영화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사건을 한 소년의 삶과 죽음으로 표현했다”며 “순수했던 어린 이반이 복수심으로 인해 변화된 모습에 초점을 맞춰 전쟁의 잔혹성과 비인간성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영화가 죽은 이반의 시점에서 쓰였다는 해석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영화 내에서 카메라의 시선이 주로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점, 극중 인물들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장면이 다수인 점 등 여러 장면을 분석해보면 죽은 이반이 자신의 생전 모습을 돌이켜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홍상우 교수는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시선은 지하에 있는 이반이 지상에서의 자신의 삶과 타인을 바라본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며 “영화는 죽음의 기운이 우리 일상에 서려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상우 교수의 영화 해설에 이어 참가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홍대화(노어노문학) 강사는 “영화가 비극적이기는 하지만 어린 이반의 안전을 위해 군사학교를 보내는 등 인간적인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 파괴되지 않은 인간성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홍상우 교수는 “주위 어른들이 이반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모습은 인간적이지만 이반이 이를 못 받아들인 것이 문제”라며 “애초에 이반이 인간적인 삶을 살았다면 그들의 호의를 뿌리치고 다시 전쟁터로 뛰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 답했다. 이어 허선화(노어노문학) 강사는 극중 우물이나 강가 등 물이 공간적 배경이 자주 등장한 것에 대해 물과 죽음의 연관성을 물었다. 홍상우 교수는 “극 초반에는 물이 생명의 기운을 나타냈으나 후에는 죽음과 연관된 것이 맞는 것 같다”며 “이 영화에서 물은 생명과 죽음 등 모두를 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지영 기자  sonmom@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지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