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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난 해결위해 죽어나는 생태환경
  • 신지인 편집국장
  • 승인 2016.12.05 03:28
  • 호수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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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 추진하는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 사업’. 올해 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17년까지 13만 가구의 뉴스테이 부지를 확보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부산광역시 내에서는 역풍을 맞는 중이다. 사업부지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뉴스테이 사업이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지났다. 아직 사업 초기단계이지만 부산광역시에서는 사업 시행자와 인근 주민 간 갈등을 겪고 있는 중이다.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 사업’은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꾀하며 시행됐다. 그 대책으로 주택의 임대료를 연간 5% 이내로 제한하고, 임대 기간은 최대 8년까지 보장한다. 과도한 집값 상승을 막고, 기간 압박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하게끔 한 것이다. 이러한 점들 덕분에 뉴스테이의 공급주체가 대형건설사에서 중소건설사, 민간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공급된 주택의 관리주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설립한 ‘리츠’(부동산투자회사)다. 2015년 12월부터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을 제정해 뉴스테이 사업지에 △건축 제한 완화 △녹지 확보 기준 완화 등 획기적인 혜택을 부과하기도 했다.
뉴스테이 바람은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에도 불었다. 부산시가 2022년까지 뉴스테이 사업을 통해 공공임대 주택 20,000 가구를 공급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현재까지 뉴스테이 사업에 참여의지를 보인 사업자는 총 53곳으로, 그 중 부산시가 수용한 것은 35곳이다. 부산시청 건축주택과 최쌍식 주무관은 “사업을 제안한 곳 중 도시계획에 부합하지 않는 곳이나 주민 우려가 큰 곳은 심의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사업 부지의 97%가 녹지?

주민과 시민단체들의 반응은 달랐다. 사업지구로 지정된 곳곳에서 뉴스테이 사업을 철회하거나 보완하라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현재 부산시 내 뉴스테이 사업지 35곳 중 34곳은 개발행위허가의 제한을 받는 녹지·개발제한구역이다.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주민 동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법 제30조 ‘개발제한구역에 관한 특례’를 통해, 사업 시행자인 부산시가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러한 논란은 ‘학장지구’에서 가장 뜨겁다. 사상구 학장동에 추진 중인 뉴스테이 ‘학장지구’ 사업부지는 총 23만 3531㎡이다. 이 중 23만 3438㎡(99.96%)이 녹지인 승학산 자락에 해당한다. 인근 주민들은 당초 자연녹지와 생태 숲으로 이용되던 승학산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급기야 ‘학장동 기업형 임대아파트 공급촉진지구지정반대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를 꾸리기도 했다. 비대위는 지난 9월 인근 주민들의 반대 서명을 받아 사상구청에 전달하고, 지금까지 총 세 차례 건립반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비대위 구차훈 위원장은 “이곳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단지 내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곳”이라며 “뉴스테이 사업으로 자연 생태를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 반대 운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 전했다.
해운대구 주민들도 사업 추진으로 인한 녹지훼손을 주장했다. 뉴스테이 해운대지구 사업은 동백섬 인근 총 4만 9000㎡의 녹지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이곳은 생태등급과 식생보전등급이 2등급인 곳으로, 각별한 보호가 요구되는 곳이다. 이에 해운대구 주민들은 사업을 반대하며 해운대구청에 진정을 제기하고 나섰다. 해운대구청 건축과 조태호 직원은 “동백섬 인근의 생태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주민들이 있다”며 “우려를 키우느니 차라리 뉴스테이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전했다. 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주거안정이라는 공익과 환경훼손이라는 가치가 부딪힐 수는 있지만 양자택일 방식은 문제가 있다”며 “녹지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지 깎아 골프장 짓더니
이번엔 아파트

당초 골프장 건설로 녹지를 훼손했던 곳에 뉴스테이 사업이 진행돼 논란이 되는 곳도 있다. 강서구 지사동에 ‘하이스트컨트리클럽’(이하 하이스트CC) 골프장이 들어선 것은 2007년이었다. 하이스트CC의 모기업인 ㈜삼정기업(이하 삼정기업)은, 당시 녹지에 골프장을 짓는 명분으로 주민들에게 ‘골프 대중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 2월, 삼정기업은 골프장 부지에 뉴스테이 사업 심의를 신청해 버렸다. 그리고 4개월 뒤 심의절차를 통과하고, 뉴스테이 공급 촉진지구로 지정 신청했다.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부산시 강서구 명지골프클럽 등 16개 골프동호회는 삼정기업의 말바꾸기 식 사업진행을 규탄하며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최수영 사무처장은 삼정기업을 두고 “사회 공헌을 목적으로 산림을 훼손했으면서 수익을 위해 한 순간에 말을 바꿔버렸다”며 “낮은 기업 윤리에서 비롯한 발상”이라 꼬집었다. 본지에서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삼정기업은 답변을 피했다.

교통 혼잡 등
생활편의 문제도 남아

교통 혼잡과 같이 사업 시행 이후 생겨날 문제에 대한 해결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반대 요인이다. 뉴스테이 사상지구 인근은 구덕 대림아파트 등 3,000여 세대가 한 데 몰려있어 상습적인 교통 혼잡 구간이다. 특히 구덕터널에서 사상구청 앞 4km 방면은 보행자들의 통행도 잦다. 사상구의회 장인수 구의원은 “이미 아파트 단지들이 대거 몰려있어 교통이 혼잡하고 보행사고도 많은 지역인데, 뉴스테이 사업으로 4,778 세대가 들어오면 혼란은 가중될 것”이라 말했다. 주민들도 대안을 촉구하고 있다. 구자훈 비대위원장은 “새로운 도로를 개통하지 않는 이상 문제 해결은 이뤄질 수 없다”며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라 토로했다.

땅값은 올라가고
사업 의지는 내려가고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자 땅값만 올려놓고 발을 빼는 사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뉴스테이 사업의 일환인 공급촉진지구 지정을 위해 제안서를 낸 사업자는 15곳밖에 되지 않는다. 부산시 심의를 통과한 35곳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유는 주거정책심의 소위원회의 뉴스테이 사업 심의 요건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사업용지의 30%를 공공기여 방식으로 환수 △임대가격을 주변 시세의 80%로 제한하는 등의 규제를 받는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최쌍식 주무관은 “제안서가 더 들어올 지는 미지수”라며 “내부적으로는 더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사업추진 계획으로 인한 땅값 상승이다. 남구 우암동과 감만동은 뉴스테이 사업으로 올해 들어 전국에서 4번째로 높은 땅값 상승률을 보였다. 이처럼 재개발지구로 선정돼 땅값만 오르고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없는 셈이다. 강정규(동의대 재무부동산학) 교수는 “일부 지역이 개발정책의 일환인 뉴스테이 사업으로 인해 땅값이 오를 수 있다”며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인 만큼 현안들을 해결해 계속해서 추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신지인 편집국장  amig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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