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회 사회
주거취약계층의 시선에서 부산시를 바라보다
  • 손지영 기자
  • 승인 2016.11.21 04:27
  • 호수 1534
  • 댓글 0

  지난 17일 찾은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과 우암동 사이 ‘철탑마을’. 그곳에서 지난 30여 년간 자신의 마을과 주거취약자들을 지키기 위해 힘쓴 ‘부산주민운동교육원’ 손이헌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 부산광역시 내 주거취약계층의 현주소를 물어봤다.


△주거취약계층이란 무엇인가.
국토교통부에서는 ‘최저주거기준’을 정해두고 있다. △가구구성별 최저 주거면적 △전용화장실 및 전용부엌 유무 △안전한 구조 및 설비 등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주거취약계층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집을 취할 수 없을 만큼 가난하고 능력이 없는 사람’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으로 살 곳을 잃고 더 열악한 환경으로 밀려나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주거취약계층에는 청년층도 포함된다. 학업과 취업을 위해 대도시로 나가는 청년들은 비싼 집값 때문에 열악하고 작은 집에 사는 경우가 많다. 취직 후에도 대기업이 아닌 이상 초봉이 넉넉하지 않다. 적은 월급으로 생활비와 방세 등을 지출하다 보면, 더 쾌적한 주거공간을 위한 돈을 모으기 힘들어진다. 결혼을 위해 집을 장만해야 하는 청년도 많기 때문에 주거공간에 대한 부담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주거취약계층 실태조사 결과, 쪽방 거주자들은 스스로가 거리 노숙인보다 더 건강하지 않다고 답했다.
쪽방 거주자들은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매달 방세 마련을 위해 노동을 해야 한다. 거리 노숙인보다 육체적ㆍ정신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또한 주거취약계층의 나쁜 주관적 건강상태는 병원에 가야 함에도 못 가는 상황과 연관돼있다. 주거취약계층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다수를 차지하며, 경제적 이유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그 결과 아픈 상황에서 병원을 가지 못하게 되고, 실제 건강한 상태라 하더라도 스스로를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주거취약계층의 ‘스트레스 인지율’과 ‘우울감 경험률’ 역시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시민 평균보다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연속적이다. 주거취약계층, 그중에서도 쪽방 거주자와 거리 노숙인의 스트레스 및 우울감 체감률이 높은 것은 경제적 문제와 타인의 시선 등이 있다. 경제적 문제는 자신의 집을 마련할 수 없는 처지와 관련 있다. 쪽방 거주자의 경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빠듯하고, 매달 방세를 내다보면 쪽방촌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정신이 황폐해지고 우울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심지어 부산시 내에는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가 거의 없어 끼니에 대한 걱정도 스트레스에 한몫한다.
타인의 시선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거리 노숙인은 타인의 멸시적 시선과 말투 등에 상처받게 된다. 때문에 본인이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려고 해도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시선에 낙심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부산시에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례로 부산시에서 시행하는 거리 노숙인 임시잠자리 제공사업이 있다. 추운 겨울에 임시잠자리를 마련해 거리 노숙인이 생활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하지만 임시잠자리 내에서 음주, 흡연 등 행동에 대한 제약이 심해 실제 이를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외에도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지역자활센터 등이 부산시에서 행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그 외 주거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어려운 요인은 없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도 있다. 거리 노숙인이나 쪽방 거주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최근 노숙인 종합지원센터인 ‘희망드림종합센터’가 동구 주민들의 반대로 좌초될 위기에 놓인 것도 사람들의 님비(NIMBY)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전에도 부산시 내에서 노숙인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는 ‘노숙인 텃밭’을 형성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흐지부지됐었다.

△앞으로 부산시 내 주거취약계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정책결정자들의 의식개선이다. 이들이 부산시 내 주거취약계층 문제의 중요성과 자활 정책의 필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또한 주거취약계층으로 전락하는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또한 부산시 내 주거취약계층 문제를 전담하는 부서나 T/F팀이 만들어져야 한다. 주거취약계층 지원정책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실무책임자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주거취약계층 지원 부서가 꾸려지고, 본격적으로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지금보다 더 효과적인 지원정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반대 의견을 설득함에 있어서도 더 적극적이고 지역 주민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리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주거취약계층 지원정책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현재 시행되는 주거취약계층 지원정책은 대부분 지속적이지 않다. 경우에 따라 담당 직원이 바뀌며 지원을 중단하거나 혹은 몇 년 이상 시행한 뒤 자립을 위해 지원을 끊는 등 그 이유는 다양하다. 주거취약계층은 자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원이 끊기면 사실상 처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진정한 자활정책을 진행함과 동시에 완전한 자립이 이뤄질 때까지 지원해주는 꾸준함도 필요하다.

   
<부산주민운동교육원 손이헌 대표>

 

손지영 기자  sonmom@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지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