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경(교육대학원 석사 16)

  먼저, 이 이야기에 영감을 주신 변진언 선생님과 무한한 애정과 응원을 아끼지 않은 저의 뮤즈 정아림 양, 그리고 사랑하는 부모님께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룸펜 프롤레타리아’는 함께 근무하는 변 선생님과의 어느 날 대화에서 등장한 생소한 용어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쩌면 그 순간 탄생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때, 룸펜은 바로 지금 나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소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주창했던, 커밍아웃한 최초의 미국 시의원 하비 밀크의 장례식을 동경해왔습니다. 그의 유골과 함께 그가 생전에 즐겼던 입욕제와 포르노 잡지, 꽃가루를 강에 뿌렸다는, 그의 친구와 동료들이 그를 추모한 방식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치 하비 밀크의 장례식처럼, 이 이야기를 통해 저의 20대를 저만의 방식으로 떠나보내고 싶었습니다. 또한 20대의 끝자락에서, 제가 겪었고 또한 목격했던 ‘우리’의 모습을 기록해 두고 싶었습니다. 저는 반짝이는 시간으로 살아내지 못한 스스로의 20대 시절에 대해 미안한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써내려갔습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각오를 다질 수 있었던 의미 있고 충실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부대신문에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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