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호(국어국문학 10)

  내 대학교 생활이 저물어가고 있다. 무슨 사정이 생기지 않는 이상에야 이번이 마지막 학기이리라. 그 동안 수업을 나름대로 열심히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밖에 특별한 일을 한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이 나날을 가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서 무엇을 배우는 일이 그만큼 즐거웠기 때문이다.
나는 내 전공을 무척 좋아했다. 국어국문학 강의들에 열심히 참여하려 했다. 강의를 통해 듣는 여러 사람들의 견해는 나를 압도하면서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2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서도 그저 입을 헤 벌리고 감탄만 하는 어린아이와 다를 바가 없었다.
  4학년 2학기가 되어서 내가 지금껏 받아온 혜택들이 나를 바꾸어 무엇을 이룰 수 있게 했는지 보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졸업논문의 주제를 국어학 쪽으로 잡고 쓰고 있으며 국문학 쪽으로는 이 졸문(拙文)을 지었다. 두 글이 여태껏 받은 가르침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대답이다.
  이 소설을 쓰면서 담은 소망이 있다. 이 글을 읽은 사람이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것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이 글을 읽을 만한 사람은 어차피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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