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대학 대학
대학, 등록금 지원 너머를 고민해야
  • 신우소 기자
  • 승인 2016.11.13 02:05
  • 호수 1533
  • 댓글 0

 

   
 

  학생 A 씨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바쁘게 강의실을 나간다. 헐레벌떡 달려 도착한 곳은 그가 일하는 음식점이다. 그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매일 저녁을 거른 채 이곳으로 간다. 새벽이 되어서야 영업이 끝난 음식점에서 늦은 저녁을 해결하면서, 그는 하루 중 유일한 휴식 시간을 갖는다. 그러다 휴대폰이 울린다. 월세와 후불 교통카드 요금이 납부되었다는 문자다. 남은 통장 잔고 6만원. A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쉰다.
  많은 대학생들이 생활비에 부담을 느끼며 살아간다. 학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대체 얼마가 필요한 걸까. 대학이 이를 도울 방법은 없는 걸까.

 

  주거비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일부 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대학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알아봤다.
  그동안 정부나 대학의 학업 지원은 등록금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등록금 인상 억제와 국가장학금의 도입 등이 그 예다. 그 결과 한국장학재단의 등록금 대출액은 2011년 2조 3,622억 원에서 2014년 1조 7,412억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생활비 대출액은 같은 기간 3,231억 원에서 6,801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제는 단순한 등록금 부담 완화를 넘어 실질적인 생활지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대학생의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이 크다”며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대학 차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주거문제는 기숙사 확충으로

  먼저 학생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은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고자 노력해야 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이를 지원하고 나섰다. 교육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다양한 유형의 기숙사 확충을 통해 2017년까지 기숙사 수용률 25%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대학생들이 거주부담 없는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2014년 ‘홍제동 행복(연합)기숙사’가 건립됐다.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 입주대상이며, 기숙사 건립 부지가 부족했던 대학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홍제동 대학생 행복(연합)기숙사 관계자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7월 열린 서울특별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와 경관심의위원회 회의에서는, 서울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경남 출신 서민 자녀들을 위한 기숙사인 ‘남명학사’ 건립안이 통과됐다. 이에 내년 말 건물이 준공되며 2018년부터 이용가능할 전망이다.

 

대학의 생활 밀착형 지원 확대해야

  등록금이 아니라 생활비를 지원하는 장학금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15개의 교내장학금 중 생활비를 지원하는 장학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서울대학교는 ‘SNU 희망장학금’을 통해 가계 소득 0분위 또는 1분위의 학부생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장학금 선발 대상자가 되면, 학기 동안 매월 30만 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경희대학교 역시 2014년부터 교내 생활비 장학금을 통해 가계곤란자에게 생활비를 지급하고 있었다. 경희대학교 학생처 장학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소득분위 분포도 등을 확인해 생활비 장학금 설립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학기별로 유동적으로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근로장학생의 확대를 언급한다. 근로장학생은 시간당 일정한 급여를 제공받고 학내에서 일하는 것으로, 아는 장소에서 근무하는 데다가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인기가 많은 편이다.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 학교 근로장학생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 많은 학생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생활비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비 등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 차원의 복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학 생활협동조합 등이 학생식당, 매점 등을 운영해 가격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수연 연구원은 “현재 대부분의 학내시설은 수익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대학은 수익성보다 학생 복지를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취업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학내 취업 관련 기능의 강화와 졸업유예 비용의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범석(유한대 경영) 교수는 <국내 대학생의 취업태도 및 취업준비 비용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대학에서 학생들의 면접이나 취업 스킬을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또한 취업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취업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유기홍(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5년 국정감사 자료집>을 통해 ‘졸업유예 제도는 최근 청년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도입한 제도로, 법령으로 정한 등록금 징수 기준이 없다’며 ‘졸업생의 취업 지원 차원에서 유예비용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홍제동 행복(연합)기숙사는 서울지역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건립됐다

사진 홍제동 행복(연합) 기숙사 홈페이지 갈무리

 

신우소 기자  danbi@pusan.ac.kr

<저작권자 © 부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우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