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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통합반대의 본질은 무엇인가?
  • 허신걸(법학전문대학원 16)
  • 승인 2016.11.13 01:17
  • 호수 1533
  • 댓글 3

  얼마 전 국립대 통합 찬반투표에서 92%가 반대표를 던졌다. 필자는 본교 학부 졸업생이 아니라서 타 학우의 이해관계를 체감하지 못했으므로, 투표의 의미를 본교 학부 졸업생에게 물었다. 그 친구는 ‘경상·부산지역 취직에서의 학벌 프리미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20대의 핵심관심 중 하나; “일반적 의미의 취직”을 주된 초점으로만 학벌 문제를 논하고자 한다(이외에도 같은 스승에게 수학한 유대감, 엘리트주의와 겉치레 문화, 경제력도 학벌과 연관되나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먼저, ‘학벌’이라는 어휘가 참 묘하다. 학벌의 벌(阀)은 ‘공훈 벌’ 자다. 벌이 쓰이는 다른 용어로는 재벌, 문벌이 있고 이는 학벌과 함께 ‘명예’를 표상한다. 벌이라는 단어를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 되는 신분 또는 지위’라고 해석할 수도 있으나, 취직과 연관시켜서는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속성이 용어로 만들어진 것’이라 해석하는 것이 더 와 닿는다.
  그러면 학벌에서의 공훈의 실체는 무엇일까?조국 대학은 졸업이 쉽고 입학이 어려우므로 ‘입결’이다. ①수능 객관식 혹은 학력고사를 잘 풀었다는 반증, ②교육체제 내에서의 생활을 열심히 하여 수시입학 요건에 잘 어필되게 삶을 꾸며왔다는 반증뿐이다. 사소하다. 사소하다고 표현한 까닭은 인생을 길게 놓고 보면 고교시절은 꼬마시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①, ② 중 하나를 열심히 한 사람의 상대적 성실성은 어느 집단, 조직에서도 바뀌지 않을 확률이 높은 점이 맹점이다.
  나아가 학벌의 공훈을 더 공고히 하는 것이 학교 서열화에 순응한 자신에 대한 보상심리다. 왜곡된 줄 세우기 평가방식 때문에 진정하고 싶은 일 찾기를 포기한 많은 10대가 국어, 영어, 수학 문제풀이에 탈진했고, 두뇌 회전의 정점인 20대에 술 파티와 스스로의 학벌 부심으로 그간의 고통에 보상받는다. 그래서 ‘대학’이 가지는 본연의 의미는 죽었다. 공부가 좋아서 대학 온 사람은 소수다. 입사원서 작성 자격증으로서의 졸업증 따는 곳이 대학인 경우가 많다.
  한편, 현존하는 초고난도 작업 중 하나가 ‘사람 평가’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 기를 쓰는 기업조차 모든 직원이 목표 평가지표는 다 달성했는데 사업수익은 안 나고 손실이 나는 경우가 있다. 내부 구성원 평가도 어려운데 생판 보지도 않은 신입직원평가는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지식인이 귀하던 시절에는 대졸자와 대학 간판이 이러한 고통을 줄이는 역할에 일조했다.
  그러나 대학 진학하지 못한 한을 자식에게만큼은 실현시켜주고 싶었던 분들의 염원이, 정치권의 연이은 대학정책 실패 및 대학으로 장사하려는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대졸자는 지난 30년간 폭증했고, 대졸자의 프리미엄은 약해졌다. 그러다 보니 학점, 토익, 대외활동, 기타 다양한 사항도 기업에서는 평가지표로 활용하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상대평가’의 의미로서의 ‘학벌’이 대졸자 간의 평가지표로서, 이전보다 강화된 기업도 일부 있다. 이미 S그룹은 출신학교를 안 보기로 결정했는데도 말이다.
  국립대 통합 반대표를 던진 92% 학우에게 그 표의 의미를 묻고 싶다. 무엇으로부터 무엇을 지키고 싶었는가? 위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면 지식인으로서 후대를 위하여 조국 대학의 정체성과 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고민을 끊이지 않았으면 한다.

   
허신걸(법학전문대학원 16)

 

허신걸(법학전문대학원 16)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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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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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4 2018-05-06 17:03:46

    입학처에서 입시전략 짜는것도 어떤 전략을 가지고 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건국대의 경우 올해 영어절대평가로 바뀌는것을 노렸습니다. 국,수,탐 성적으로는 중경외시도 가능하나 영어를 1등급을 받지 못해 중경외시가 어려운 수험생들을 대거 끌어올 수 있게 전략을 짜서 입학점수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그런것처럼 매번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 지방이 불리하다 이런 소리만 늘어놓을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수험생부터 끌어오고 그렇게 학교 이름값이 올라가면 저절로 돈은 모이게 될것입니다.   삭제

    • 1234 2018-05-06 16:59:45

      전체 수험생을 대상으로하면 모르겠지만 상위권을 노리는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국립대 통합은 관심대상밖입니다. 통합을 하든 쪼개지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겁니다. 통합을 한다고해서 학교가 더 발전할것인가? 그것은 또 아닌것 같습니다. 지금도 정부에서는 국립대에 대한 지원이 시원찮은판에 특별히 뭘 더 해줄것 같지도 않고요, 고위계층분들도 서울명문대 출신들이 대부분이니 국립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보셨을 분도 별로 없겠죠. 결국에는 부산대학교 스스로 뼈를 깎는 고통으로 혁신을 해야합니다. 철밥통 마인드로는 서울권대학 못 따라갑니다.   삭제

      • qw1896 2018-03-09 13:11:49

        s그룹은 학벌을 보지 않을지라도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학벌을 많이 봅니다. h그룹도 지방대 출신을 많이 뽑기는 하지만 여전히 핵심 부서에는 해외유명대학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사람을 주로 뽑고요, 얼마 전 한양대 로스쿨에서도 출신학교별 점수표가 공개됐고 대우조선해양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좋은 학벌을 가지는 학교일수록 구성원들끼리 뭉치는 힘도 강하고 그들만의 네트워크 속에서 정보들이 오가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합 국립대가 과연 지역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대학이 될 수 있는가도 의문입니다. 그저그런 지방대학이 될 우려가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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