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동구가 조방 앞 일대에 특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을 내놨지만, 인근의 상인들이 공사로 인한 매출 감소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작년 12월부터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동구청은 ‘조방앞 상권활성화 및 보행환경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은 보행환경을 개선해 안전성을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함이다. 공사가 진행되는 곳은 범일동 830번지 일원이며, 총 3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동구청 경제진흥과 양길식 주무관은 해당 사업을 통해 “특색 있는 거리를 조성해 인구 유입을 증가시키고, 지역 상권이 활성화시킬 것”을 기대했다.
  사업의 핵심 과제는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공사는 총 5개 구간으로 나뉘어 △1구간-공연장 설치 △2구간-조형물, 친수시설 설치 △3, 4, 5구간-차 없는 거리 조성이 이뤄진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과 부산진시장 맞은편의 조방 앞 일대 도로가 모두 일방통행으로 바뀌고, 인도 너비가 10m 이상으로 확대된다. 또한 해당 부지를 지나는 버스 노선도 우회될 예정이다. △10·23·83·108·138번 노선은 옛 영남예식장을 정차하지 않고 자유 시장 쪽으로 우회하며, △22·27·40·42·101·134번 노선은 국제호텔이 아닌 부산진소방서나 시민회관 정류관에 정차한다.
  이 같은 동구청의 계획에 인근 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버스가 우회하면 손님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매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5일에는 해당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동구청 앞에서 집회신청을 하기도 했다. 부산진시장 상인회 김남수 회장은 “사업 취지는 좋지만 상인들에게 피해를 입혀선 안 된다”며 “주차시설도 미흡한 상황에서 버스 정류장이 100m 이상 멀어지게 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남수 회장을 비롯해 부산진시장 상인들의 극심한 반발이 이어지자, 동구청은 계획을 일부 변경했다. 10·23·83·108·138번 노선을 우회시키지 않고 기존처럼 옛 영남예식장을 지나도록 한 것이다. 양길식 사무관은 “상인들과 해당 노선은 우회시키지 않기로 약속했다”며 “상인들의 불만사항은 일부 조정이 된 상태”라고 일렀다. 이처럼 변경된 사업 계획은 사업 관련 부처인 △국민안전처 △부산시청 △부산시 경찰청 등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인도를 넓혀 기존의 주차시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1차로 변경계획이 일방통행이므로 주차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조방 앞 거리에서 교촌치킨을 운영하고 있는 A 씨는 “지금도 주차가 어려워 손님들의 불만이 많은데, 그나마 주차시설도 없어지면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곳을 찾은 주민 계은영(동구, 59) 씨도 “이곳까지 지하철을 타고 올 때는 괜찮지만 자가용을 가지고 오면 주차할 데가 마땅히 없어 불편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도시 계획의 관점에서 동구의 사업 취지는 좋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김회경(동아대 도시계획공학) 교수는 “사업 목적자체는 바람직하지만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인근 상인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구청이 다른 지역의 모범 사례를 파악해 상인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11일 찾은 부산광역시 동구 조방로, 이곳에 보행환경개선사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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