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권 4개 구의 격전 끝에 서부산청사와 서부산 의료원의 입지가 결정됐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서부산 글로벌시티 그랜드플랜’(이하 서부산 글로벌시티)은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서병수 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서부산 글로벌시티란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50개 프로젝트로, 서부산권(△북구 △사하구 △강서구 △사상구)을 집중적으로 개발함으로써 부산 발전의 추진력으로 활용하자는 계획이다. 이는 △서부산청사 신축 △서부산 의료원 설립 △사상 스마트시티 사업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약 50조 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된다. 작년 12월 서병수 시장은 서부산 글로벌시티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서부산권 개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치열했던 서부산청사 유치 경쟁

  서부산청사와 서부산 의료원 유치를 두고 지난 1년간 서부산권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지난 8월 부산시가 부산발전연구원에 진행한 입지 용역 에서 강서구와 사하구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사상구와 북구가 새로운 입지를 제안해 입지 발표가 지연되기도 했다. 각 지자체는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사업장 △사상구 사상역 인근 부지 △북구 덕천초등학교 일대 △사하구 신평동 일대를 후보지로 내세우며 서부산청사 및 서부산 의료원 유치 당위성을 주장했다.
  강서구의 경우 나머지 세 지자체에 비해 행정구역 면적이 넓어 부지 확보가 용이함을 내세웠다. 강서구 노기태 구청장은 지난 1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산에서 중요한 사업 단지가 강서구에 집중돼 있으며, 부산시가 기업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부산청사가 강서구에 유치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상구는 부산구치소 때문에 지역발전이 늦어지고 있다며 부산구치소 이전을 주장했고, 광역 복합 환승센터로 개발을 추진 중인 사상역 주변에 서부산청사 유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북구는 구포시장과 덕천역에서 가까운 덕천초등학교 일대를 유력 후보지로 내세우며, 서부산청사가 들어설 시 인근에 북구청사와 보건소 등을 이전해 복합행정타운으로 성장시킬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유치 경쟁 과정에서 덕천초등학교와 학부모 측은 북구의 독단적이고 일방적 결정을 반대하며 북구청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사하구의 경우, 세 지자체와 달리 서부산 의료원 유치에 주력했다. 사하구는 지역 내에 대형종합병원이 없고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 서부산 의료원에 대한 필요성을 전했다.

서부산청사, 사상구에 터 닦는다

  일 년여의 경쟁 끝에 서부산청사는 사상구에, 서부산 의료원은 사하구에 설립하기로 결정됐다. 지난 8일 부산시는 ‘서부산권 균형발전 주요 프로젝트 브리핑’을 열어 입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서부산청사는 사상구 사상스마트시티 활성화 구역 내에 들어서며, 약 2,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2023년에 완공할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서부산 의료원은 사하구 신평동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며, 민간투자사업 방식으로 진행된다. 부산시청 서부산개발기획과 진봉상 주무관은 “부산 시민들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부산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입지 평가 등의 결과를 토대로 사상구가 결정됐다”며 “서부산청사의 서부산 글로벌시티 앵커시설 역할을 통해 사상구의 낙후된 지역 개발이 촉진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서부산 글로벌시티는 빚 좋은 개살구?

  첫걸음을 뗀 서부산 글로벌시티 사업에 대해 우려와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서부산 글로벌시티는 총 예상 사업비 약 50조 원 중 92.4%를 국비와 민자로 유치할 예정임에도 현재 예산안이 미결된 상태다. 또한 국비와 민자를 제외한 시비 약 4조 원을 2030년까지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시의회 신현무 시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비·민자 대책이 전혀 없으며, 국비·민자를 제외하고 시가 4조 245억 원을 부담하려면 2030년까지 2,683억 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 역시 장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또한 서부산 글로벌시티가 기존 사업들의 단편적 나열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서부산청사와 서부산 의료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부산 글로벌시티 사업이 이미 추진 중에 있던 사업들이라는 것이다. 신현무 시의원은 “서부산권을 제대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그 지형적 특징과 여건에 맞는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며 “서부산 글로벌시티는 2년 동안 계획을 수립했지만 기존 계획들의 정리본에 불과해 제대로 된 마스터플랜이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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