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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를 대표하는 언론에게 한계란 없다
  • 신지인 편집국장
  • 승인 2016.11.14 23:22
  • 호수 1533
  • 댓글 0
   
 

 

 

 

 

 

 

 세월호 사건부터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보도까지,
이른바 성역 없는 탐사보도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뉴스타파.
이들은 어지러운 세상 속 독자들에게 진실된 기사를 전하려 한다.
해직 기자들로 구성된 뉴스타파의 약진은 외부 압력이나 간섭으로부터 얽매이지 않기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짜 뉴스를 타파하고 진실에 가까워지려는 언론.
뉴스타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의 김용진(경영학 81, 졸업) 대표를 만나봤다.


영리와 당파를 떠나
독립된 탐사보도 매체로서
역할을 다할 것

언론인이 되려는 이들은
자신이 ‘어떤’ 기자가
되고 싶은지 고민해야
"

△ 이전에는 KBS 기자로 활동했다고 들었다.
당시 KBS에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나왔다. 2008년 들어 정권이 바뀌자, KBS 내 대규모 인사 변동이 있었다. 당시 나는 서울 본사에서 부산방송총국으로, 또 며칠 뒤엔 울산 방송국으로 발령이 나 그곳에서 4년 6개월간 있었다. 정치권력에 대한 보도거리를 찾아다니며 최선을 다했으나, 회사는 나에게 현장과는 동떨어진 업무만을 시켰다. 더 이상 기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눈을 돌려 2012년부터 ‘뉴스타파’ 개국을 준비했다. 주중에는 방송국 일을 하고, 주말에는 서울에 올라가 뉴스타파 준비 활동을 했다. 규모가 작고 환경이 열악하지만, 언론인의 양심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언론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 뉴스타파는 공영방송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말인가.
그렇다. 차이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비영리성 △비당파성 △독립 탐사보도 매체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이다. 언론과 영리는 결코 떼어낼 수 없는 문제이지만, 정도를 지나치면 광고주나 이익집단의 이익을 뿌리치기 힘들다. 뉴스타파는 이를 피하기 위해 영리적 활동 대신 구독자들의 자발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당파로부터의 독립성은 우리의 실천적 선언과도 같다. 현재 지상파 방송3사들은 정권에 과도하게 종속돼 극우 성향을 띄고 있다. 진보로 규정된 신문사들도 마찬가지다. 정파의 이익에 치우쳐 본지의 논조와 다른 기사는 싣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뉴스타파는 중심을 잡고, 당파성을 지우고 진실된 기사만을 실으려 노력한다.
독립적인 탐사보도를 하려는 이유는 국민들이 행사하는 주권이 올바르게 행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뉴스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가치판단을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 KBS 재직 당시에는 탐사보도 팀을 꾸리고, 지금은 탐사보도를 전문적으로 하는 언론사 대표를 맡고 있다. 이렇게 탐사보도에 열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널리즘의 본령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편 보도기사로는 해당 사안이 개별적인 문제인지, 구조적인 문제인지 알려줄 수 없다. 여러 사실 조각들을 모으고 분석해야 맥락이 담긴 기사를 쓸 수 있다. 최근 뉴스타파는 탐사보도의 한 방법으로 데이터저널리즘에 힘을 쏟고 있다. 일례로,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의 6년치 정보를 전수조사한 적이 있다. 여러 결과 값을 내보다가, 일반적인 부동산 상승률과 지방자치단체장이 보유한 부동산 상승률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당초 가설처럼 지방자치단체장이 소유한 부동산이 일반적인 부동산 상승률보다 높아 이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었다.
일명 ‘엠부시’는 탐사보도의 최후 수단이다. 데이터저널리즘에 초점을 둔다 할지라도 취재원 본인의 입장과 해명을 들어야한다. 불시에 직접 찾아가 답을 듣는 엠부시를 하기 전, 기자들은 오랜 시간을 들여 취재원에게 인터뷰를 요청한다. 그러나 취재원들은 기자들이 ‘뉴스타파’임을 밝히면 무조건 대답을 회피한다. 어쩔 수 없이 기자들은 엠부시를 통해 기사의 정확도를 높인다.

△ 최근에는 대기업 총수의 성매매 보도건으로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으나, 평소에는 다른 언론사보다 파급력이 낮은 편이다. 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SNS 플랫폼을 이용해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보려 한다. 뉴스타파의 기사들은 홈페이지 외에 페이스북 페이지로도 유통된다. 아마 당분간은 이 체제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특정 매체에 예속되지 않도록 긴장해야 한다. SNS 플랫폼이 활성화되기 이전에는 포털사이트가 언론들의 주요 플랫폼이었다. 언론사들이 포털사이트에 의존하기 시작하자, 포털의 정책에 따라 언론사들의 희비가 갈리는 일도 있었다.
당연한 대답이겠지만, 최고의 파급효과는 양질의 기사를 통해 누릴 수 있다. 유명 정치인들의 조세도피와 같은 사안은 뉴스타파와 같은 독립탐사언론만이 다룰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언론사들에게 우리가 취재한 내용을 전달했더니, 일주일 새 400번 가까이 인용됐다. 좋은 기사를 쓰면 그만큼 많은 관심이 모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는 계기였다.

△ 언론인으로서 고민한 흔적이 무던히 드러나는 것 같다. 언론인이라는 직업은 어떻게 선택하게 된 것인가.
언론에 발을 들이려 생각한 것은 대학 시절부터였다. 당시에는 시국에 대한 고민이 많아 넉넉한 터에서 일상적으로 열리는 집회에 참가하는 일이 잦았다. 이렇게 대학생활을 보내고 취업의 문턱에 다다르자, 대기업 직원이나 공무원이 되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공장으로 위장 취업해 사회운동을 하자니 두려움이 컸다. 그래서 나름의 결론을 내린 것이 바로 기자였다. 군대에서 전역하고, 4학년 2학기 때 응시한 KBS 기자시험에 덜컥 합격해 버렸다. 당시는 지금처럼 취업경쟁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대학에서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 있나.
학문에 열중하기 보다는 써클 활동에 더 관심을 가졌다.(웃음) 당시 불안정한 정권 때문에 휴강도 잦았고, 동기들도 전공 공부에 매달리기 보다는 사회 운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분위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혼자 공부를 하는 것은 죄스럽기까지 한 행동이었다. 나는 주로 전통예술연구회 모임이나 사회과학 서적 스터디 활동을 했다. 그 때부터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키웠던 것 같다.

△ 본인과 같은 진로를 선택하려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요즘은 워낙 언론사에 취직하기가 어려워서, 조언을 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꼭 유념했으면 하는 점이 있다. 취직 전, 기자를 준비할 때야말로 ‘어떤’ 기자가 될 것인지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시기다. 그래서 이 때 어떤 언론인이 되어야 하는지 가치관을 정립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막상 언론계에 발을 들이고 나서 방황하게 된다. 현재 한국의 언론사들의 수습 교육은 언론인의 자질을 키우기 보다는, 도제식으로 기자를 생산해내는 것에 가깝다. 아무런 고민 없이 이러한 언론사에 있다가는, 매너리즘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기레기’라는 말이 나오게 된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 우리 학교가 개교한 지 70년이 됐다. 동문으로서 한마디 부탁드린다.
나의 정신적인 뿌리가 내려있는 곳은 다름 아닌 부산대학교다. 우리 학교는 부마항쟁으로 유신 독재정권을 타파하는 데에 일조하며 민주주의의 상징이 됐다. 최근에는 유일하게 민주적인 직선제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한 학교이기도 하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민주화 역사에 부산대학교가 차지하는 위상을 학내구성원들이 잘 인식했으면 한다. 더 나아가 후퇴하고 있는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는 소식이 들린다면 더욱 좋겠다.

   
<뉴스타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김용진 대표>

 

신지인 편집국장  amig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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