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의견 수렴하지 못했고 함께한 단체 성향은 정치적으로 편중” / “급박한 국정농단 사태 속 총학으로서 적절한 대처였다”

 

   
지난달 26일, 우리 학교 총학생회와 시민단체가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국정농단 규탄’ 시국선언을 했다

 우리 학교 총학생회가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하지만 의견 수렴 과정 생략 및 시국선언에 동참한 단체의 정치적 편중 등을 문제로 학내구성원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우리 학교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규탄 시국선언문(이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총학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민이 부여한 권한이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최순실에게 있었다’며 ‘청년 학생은 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세대로서 초유의 불의한 사태들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의 시국선언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동참한 단체의 정치적 편중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총학이 학생의 대표자인 만큼, 의견 수렴을 거쳤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사범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이번 시국선언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며 “전체 학생의 의견을 듣는 것이 어려웠다면 중앙운영위원회 또는 단과대학운영위원회에서라도 논의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시국선언에 동참한 단체가 편중된 점 역시 문제로 제기됐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부산대학교 겨레하나 역사동아리 새세대 △부산교육대학교 겨레하나 역사동아리 봄 외 7곳의 겨레하나 동아리 △백남기농민청년학생실천단 △민중연합당(전 통합진보당) 흙수저당 부산(준) △부산평화나비네트워크 등의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의 성향 때문에 편중된 시국선언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민규(전기컴퓨터공학 15) 씨는 “이번 시국선언에 총학은 의견 수렴 과정을 생략했을 뿐만 아니라 동참한 단체의 성향이 편향되어 있었다”며 “총학은 더 신중하게 시국선언을 진행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긴급한 상황에서 총학의 시국선언은 적절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원호(전자공학 13) 씨는 “총학은 사회적으로 잘못된 일을 꼬집는 역할을 하는 단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시국선언에서 총학은 그들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전했다. 정호재(통계학 16) 씨는 “이번 시국선언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총학이 이번 시국선언을 통해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총학은 시국선언을 둘러싼 논란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는 ‘학우들의 정치적 요구를 담아내는 과정에서 총학생회의 미흡함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총학은 지난 3일 두 번째 사과문을 게재하며 ‘시국선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학우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하지 못했다’며 ‘잘못된 판단으로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총학 유영현 회장은 “37년 전 독재정권이 끝났던 10월 26일에 맞춰 시국선언을 진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급하게 논의했다”며 “그러다 보니 학생들을 시국선언의 주인으로 내세우지 못했고, 청년단체들을 모을 때 다양한 색을 담지 못했다”고 밝혔다.
총학은 오는 10일 학생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우리 학교 총학생회 및 2만 효원인 일동’의 이름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로 했다. 시국선언문 내용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학생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와 지난 3일 진행한 시국 한마디 및 백일장을 바탕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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