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일련의 결재 과정으로 대응
늦어져”

다른 대학들
“무엇보다 신속대응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

 

지난 5일 태풍 ‘차바’로 학내 곳곳에 나무가 쓰러지는 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었다

 

 

 

 

 

 

 

 

 

 

지난 5일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은 우리 학교 . 그러나 대학본부의 뒤늦은 대응에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 5일 태풍 ‘차바’는 오전 중 많은 비와 강한 바람으로 학내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였다. 학교 안팎으로 간판이 떨어지거나 나무가 쓰러지는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기도 했다. 김민지(생명과학 15) 씨는 “등굣길을 오르는데 물이 쏟아지듯 내려와 길을 걷기도 위험했다”고 전했다. 김동욱(생명과학 16) 씨는 “힘들게 등교한 후 다 젖은 상태로 수업을 진행했다”며 “정상적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대학본부는 학교 인근 지역이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후에야 안내 공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우리 학교에서 제작된 <위기대응 실무메뉴얼>에 따르면 대학본부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태풍의 발생부터 △관심 △주의 △경계 △심각의 위기경보를 발령 후, 각 단계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커녕, 안내 공지도 뒤늦게 발송했다. 오전 10시 30분에 마련된 태풍에 관련된 수업 안내문이 오전 11시 40분에야 교수들에게 발송된 것이다. 안내문에는 ‘금일 오전에 폭우 등 피해가 계속 있어 오전 수업이 있는 경우 담당교수 재량으로 수업의 실시여부를 결정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학사과 관계자들은 이같이 뒤늦은 공지가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사과 서민준 팀장은 “태풍에 의한 휴강 사례도 없는데다, 수업결손의 우려가 있어 휴강을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태풍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이유도 있었다. 학사과 신성희 직원은 “기상청은 부산광역시가 오전에 태풍의 영향권을 벗어난다고 예보했다”며 “해안가에 위치하지 않고, 대중교통으로 접근 시 위험이 적을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당시 학생들은 학교의 안내 사항이 없어 혼란스러워 했다. 김희경(미생물학 14) 씨는 “수업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문자 공지도 없어 우리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피누’에서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늦은 대처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A(한문학 11) 씨는 “학교의 안일한 행정처리로 대처가 늦어진 것 같다”며 “미리 학교 측에서 대비를 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광역시 내 다른 대학들은 일찍이 휴업 공지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대학교인 부경대학교(이하 부경대)와 한국해양대학교(이하 해양대)는 9시 전에 최종 대응 결정을 마친 후 학내구성원에게 공지했다. 부경대 학사관리과 김회열 직원은 “휴강은 총장이 먼저 결정한 사항이었다”며 “이후 학과와 학생들에게 전달사항을 알리고 각종 행정 절차들을 사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해양대 학사과 관계자는 “바닷가에 인접하다 보니 일찍 출근해 상황을 확인한 후 휴업을 결정했다”며 “일반 보고체계로 오전 8시 40분경 즈음 최종 결정을 내린 후 학생들에게 전달됐다”고 말했다. 사립대학교들도 대체로 일찍 휴강을 공지했다. 동의대학교 학사지원팀 유관철 직원은 “급박한 상황이어서 학생들에게 알리는 것이 1차적이었고 그 후의 일들은 사후 보고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학교는 이번 재난을 계기로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민준 팀장은 “새로운 행정 수요가 생긴 만큼 연관된 부서와 협력하여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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