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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란 이름의 무게
  • 이세원(일어일문학 14)
  • 승인 2016.10.02 00:57
  • 호수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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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아홉의 나는 2월이 되어 새로운 반과 담임선생님이 배정되자마자 자연스럽게 입시생이 되었다. 갑자기 붙어버린 ‘입시생’이라는 타이틀을 받아들일 새도 없이 갖가지 입시상담과 설명회로 이제 수능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고3이라는 걸 몸으로 깨닫게 됐다. 그렇게 약 1년을 공부하면서 압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마다, 당시에 가지고 있던 나의 기준에서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상상을 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대학에 대한 로망은 남들보다 상당히 컸으며, 원하는 대학에 입학만 한다면 더 이상 아무런 걱정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대학합격의 기쁨은 아주 짧았고, 내가 했던 생각이 얼마나 짧고 어린 생각이었는지 깨달았다. 대입공부보다 세상에는 어렵고 힘든 것이 많았다.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서 수동적으로 공부를 하던 나에게 스스로 시간표를 짜고 공부해야 하는 체계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뭘 해야 할지 몰라 마냥 놀기만 했던 1학년 생활을 마치고 어느샌가 항상 붙어 다니던 친구들이 군대, 학원, 도서관 등으로 흩어졌다. 그러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다 열심히 사는 것 같아 불안함과 초조함만 커져갔다. 그래서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분야로 부전공을 신청하고, 공강 시간에는 도서관을 가서 공부를 하고, 흥미가 없어도 대외활동이 보이면 무조건 신청을 하고, 토익학원을 다녔다. 20대는 지치고 힘들어도 치열하게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많은 스펙을 쌓고 높은 점수를 얻는 것만이 내가 올바르게 사는 것이라고 믿었다. 진로는 ‘대학 졸업장’을 쓸 수 있는 분야에서 한정시켰고, 그렇게 어느 순간 나는 공무원의 꿈을 가진 또 다른 입시생이 됐다. 성인이 되고 나는 점점 성숙해지고 어른이 되어간다고 생각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 내 꿈을 ‘수능을 통한 대입’을 통해 이룰 수 있는 내에서만 생각했던 것처럼 나는 여전히 틀에 갇힌 몸만 큰 아직 미성숙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문득 ‘나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내가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면 행복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No’였다. 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직장과 안정적인 결혼, 화목한 집안 같은 것은 내가 원하는 인생의 방향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공무원 시험합격의 기쁨은 대학합격만큼이나 짧고도 허무할 것을 확신했다. 그래서 무작정 취업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하니 막연함은 없어지고 확실하고 뚜렷한 나의 ‘인생’이 생겼다. 나의 행복의 기준은 결코 ‘미래’에 있지 않다. 청춘은 너무나도 아름답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에만 투자하길 원하지 않는다. 세상은 ‘아파도 청춘’이라며, ‘모든 것을 해볼 수 있는 나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짐을 얹는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청춘을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날로 만들고 싶다. 누군가는 철없고 현실적이지 못한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의 이러한 나의 생각과 가치관이 또 어느 순간 바뀌어있을지는 나 또한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천상병 시인의 작품인 <귀천>에서 나오는 한 구절처럼 하늘로 돌아갈 때 아름다운 이 세상의 소풍을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 나의 목표라면, 가장 아름다울 나이에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느끼는 것이 내가 사는 방법일 것이다.

   
이세원(일어일문학 14)

 

이세원(일어일문학 14)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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