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 연극 거리가 우리 학교 앞에 들어설 예정이다. 부산대학로상가번영회 박성철 회장은 “지역연극은 흥행성을 담보하는 서울의 연극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서울의 대학로처럼 부산의 대학로도 공연과 문화의 거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의 상업연극을 부산으로 유치하는 것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대학로는 200여 개 소극장이 위치해 연극의 중심지라고 불리고 있으나 대부분 재미위주의 작품이 공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배우 활동 경험이 있는 이종민(영어영문 4) 씨는 “그곳의 연극은 관객들이 웃는 데만 초점을 맞춘 연극이 대부분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흥미위주의 연극이 흥행하는 원인은 대다수 관객들이 삶의 성찰이나 사회문제와 같은 진지한 작품이 아닌 가벼운 작품을 찾기 때문이다. 한얼연극영화예술원 이건동 원장은 “관객은 연극을 재미난 심심풀이 ‘쇼(Show)’로만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작품성 있는 연극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탄식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우리 학교 앞 연극 거리에도 단순 흥행을 목표로 하는 연극들이 들어설 계획이다. 그러나 막상 상업연극을 보고 난 후 마음이 허하다는 관객들이 있다. 극단새벽 김재형 배우는 “과거 서울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며 흥미위주의 연극을 접했는데 볼 때는 재밌었지만 극장 밖을 나서면 고민해볼 거리가 없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극의 존재가치가 이윤추구가 아닌 당대 삶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극단새벽 이성민 연출자는 “원래 연극은 교육적 기능을 위해 오락적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연극이 오락적 기능에만 충실하다면 한 지역과 그 나라, 그 시대의 문화의 질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우리 학교 앞 무분별하게 공연될 상업연극을 바라보는 대학생에게 이성민 연출자는 “학생들이 상업연극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상업연극만을 운영하겠다는 상가번영회 방침에 대해 가마골 소극장 이윤주 대표는 “하나의 목적만을 가지고 관객에게 다가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 학교 ‘연극의 거리’가 연극 값이 비싸 학생들의 외면을 받는 서울 대학로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 홍대거리에 위치한 ‘김대범 소극장’ 가도현 실장은 “대학로에는 소극장 임대료가 최소 8백만 원에서 1천만 원 정도라 경제적으로 힘든 소극장은 문을 닫거나 티켓 값을 올리는 실정”이라며 “기획사에서 관리하면 유명배우나 전문성 때문에 티켓 값이 더 올라간다”고 밝혔다. 주윤정(건국대 의상디자인 3) 씨는 “연극 한 편이 4만 원 이상이면 학생이 보기엔 비싸죠”라며 “할인된 가격도 영화 한 편 보는 것 보다 비싸서 연극을 잘 안봐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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