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서병수 시장이 발표한 ‘부전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그 세부적인 계획이 나오자 인근 상인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년 11월 부산진구를 가로지르는 부전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 계획이 발표됐다. 1976년 부전천에는 현재의 부산진경찰서~영광도서 사이의 지류를 구조물로 덮는 복개공사가 이뤄진 바 있다. 이번 사업으로 다시 하천이 흐르도록 하고, 인근을 관광명소로 조성한다는 것이 주목적이다. 현재 복원공사는 기본설계 용역이 마무리된 상태로, 내년 12월 착공해 1년간 공사를 진행한다.
공사는 하천의 상류와 하류를 구간별로 나누어 이뤄질 예정이다. 상류는 ‘수변접근형’으로, 서면 메가박스에서 아이온시티에 이르는 350m 구간을 수변 산책로로 조성한다. 이후 인공폭포나 사계절 꽃단지 등을 도입해 생태하천을 직접 관찰하는 장소로 만들 계획이다. 하류는 ‘수변조망형’ 하천으로서 서면 클럽그리드에서 메가박스에 이르는 400m 구간을 강화유리 산책로로 조성한다. 부산광역시청 기후환경국 황병철 직원은 “부전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의 장소를 만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복원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서면 1번가를 찾은 시민 김진희(남구, 22) 씨는 “공사가 진행된다면 서울 청계천처럼 좋은 휴양공간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은정(부산진구, 43) 씨는 “지금 당장은 공사 때문에 문제가 생기겠지만 공사가 다 끝나고 나면 경관이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 상인들은 사업 진행으로 생기는 교통문제를 이유로 강력히 공사를 반대하고 있다. 현재 사업 구간 주변에는 98개의 건축물에 영세 상인들이 입점해 있다. 상인들은 공사가 이뤄지면 교통대란이 일어나 손님들이 급감할 것이라 주장했다. 부전천 복원 계획에 따라 기존 4차선 도로가 하천 양쪽 편도 1차로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서면 1번가 세입 상인 구영란(남구, 61) 씨는 “지금도 교통문제나 주차문제가 열악한데, 공사를 진행하면 극심한 교통 대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악취 문제도 주된 반대이유다. 특히 요식업에 종사하는 상인들의 반발이 크다. 부전천 복원구간에는 수영구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흐를 예정이다. 막대한 유지관리비를 들인다 해도 그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면시장 인근 상인 A(남구, 40) 씨는 “하천을 복원하는 공사는 필연적으로 하수구 냄새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며 “음식을 파는 사람으로서 악취는 치명적”이라 말했다.
이 같은 문제로 상인들은 생존권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공사기간 중 매출 감소로 월세를 버티기 힘들 뿐 아니라, 공사가 끝날 때까지 버텨도 월세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면시장 인근 세입 상인인 조일연(동래구, 56) 씨는 “공사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1년이 넘도록 장사에 지장을 주면 비싼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장사를 접어야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부전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하류구간 계획 이미지. 이곳에 강화유리 산책로를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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