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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청년을 위한, 청년에 의한 공론의 장 열리다
  • 손지영 기자
  • 승인 2016.09.25 03:14
  • 호수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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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 ‘시정참여’, ‘정책’… 대학생들에게는 아직 멀고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단어들이다. 부산광역시 내에서 ‘청년의 시정참여’가 쉽지 않다는 점도 그에 한 몫 한다. 이를 해결하고자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청년 정책을 제시하는 등 청년 거버넌스 역할을 주도하는 ‘청년정책네트워크’가 출범했다. 지난 20일에는 ‘청년의 시정참여를 위한 첫번째 공론의 장’ 이 열렸다. <부대신문>이 청년의 바람을 이야기하고 싶은 청년들과, 그런 목소리를 듣기 위해 찾아온 공무원들의 모습을 담아봤다.

 

   
 

“청년정책 문턱 낮추기가 우선”

첫 번째로 발제에 나선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서울청정넷) 정책지원단 신윤정 단장은 ‘청년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청중의 주의를 끌었다. 현재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서 정의한 청년은 ‘취업을 원하’며 대통령령으로 정한 나이 15세에서 29세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신윤정 단장은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에 해당하는 사람만을 청년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많은 청년이 제도 밖에 밀려나 있다”며 “일단 행정적으로 그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윤정 단장은 서울청정넷의 행보를 예시로 들며 청년 주도의 청년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청정넷의 노력으로 작년 국내 최초로 서울특별시(이하 서울시)에서 <서울시 청년정책조례>를 제정했고, 서울시 청년 정책의 프레임이 재구성됐다는 것이다. 그녀는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희망두배 청년통장사업, 청년 뉴딜 일자리사업은 한 청년의 의견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청년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서 신윤정 단장은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 내에서 효능 있는 ‘청년 거버넌스’가 운영되기 위해 부산시와 청년들이 고려할 점들을 짚었다. 그녀는 무엇보다도 “제도 밖 청년들을 위해 제도의 문턱을 낮추지 않으면, 어떤 청년정책도 효능이 발휘되기 어렵다”며 지원대상 폭의 확대를 재차 강조했다. 또한 부산시가 효율성을 강조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청년 거버넌스에 기회비용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거버넌스는 권한을 나눠 가지는 개념”이라며 부산시와 부산 청년들의 합치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의 사례가 부산시의 청년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도움됐으면 좋겠다”며 신윤정 단장은 이야기를 마쳤다.

 

   
 

개인적 노력을 넘어 공공의 정책으로

두 번째 발제자인 서울청정넷 권지웅 운영위원장은 ‘민달팽이유니온협동조합’(이하 민달팽이유니온)의 이사장직과 서울시 청년명예부사장직을 겸임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에서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고자 뜻이 맞는 친구들과 민달팽이유니온을 만들었고, 청년 정책을 위해 노력하다 보니 2014년부터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직을 맡게 됐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권지웅 운영위원장의 발제는 자문자답 식으로 이뤄졌다. 그는 첫 번째 질문으로 ‘왜 시정정책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를 꼽았고, 이에 “필요하기 때문”라고 답했다. 서울시의 값비싼 집값때문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돕고자 민달팽이유니온을 만들었지만, 다수의 청년을 돕기 위해서는 더욱 근본적으로 ‘공공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권지웅 운영위원장은 “협동조합 차원에서는 현재 5~60여 명 정도의 청년에게만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며 “하지만 서울시의 정책으로 청년 주거사업을 제안했고, 그 결과 ‘서울시 청년임대주택’이 1,300호 이상 추진되는 등 더 많은 청년이 지원을 받게 됐다”고 시정참여의 필요성을 전했다.
이후 그는 ‘청년 거버넌스와 청년정책을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그 필요성을 이해하는 사람”이라 답했다. 현재의 서울청정넷과 서울시의 청년정책은 ‘청정년책, 청년 거버넌스가 필요한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또한 ‘청년 거버넌스에 참여하며 스스로 경계할 점’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청년정책을 제시하다 보면 ‘대표성’에 대한 질문이 뒤따라온다”며 “우리가 누구를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지웅 운영위원장은 청년 거버넌스를 시작하는 부산시의 청년들에게 “효율성이 아닌 ‘충분한 논의’의 힘이 사람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부산청정넷의 내일을 묻다

부산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부산청정넷) 박경만 위원은 부산시 청년 인구 감소 현황을 제시하며 부산시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지난 20년간 부산시 총인구가 10.6% 감소했는데, 그중에서도 부산시 청년인구는 38.7%로 심각하게 감소를 겪었다. 이어 20년간 ‘부산시 총인구 대비 청년 인구’가 13%p 감소한 그래프를 가리키며 “현재 부산시는 서울시보다 더 청년 문제에 집중해야 하고, 마케팅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부산시 청년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작년에 처음 시행된 부산청정넷의 위원이자 ‘부산시 청년일자리위원회’ 위원을 겸임하고 있는 박경만 위원은 현행 부산청정넷의 아쉬운 점을 짚었다. 그는 “1년간 부산청정넷 위원으로 활동했지만, 여전히 청년정책의 대부분은 기존 공무원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청년 거버넌스와 기존 청년정책조직 사이에 벽을 허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각 분야 전문가가 포함된 현재의 부산청정넷을 두고 “전문가 위원들의 전문성을 인정하지만, 다들 바빠서 모이기가 힘들었다”며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부산청정넷이 활성화되기 위해 박경만 위원은 ‘부산형 청년 모델’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부산청정넷이 단순한 ‘정책 제안 기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전했다. 부산시와 청년이 처음부터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부산청정넷의 문호를 개방해 전문가보다 일반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서 △부산청정넷에 지속적 지원체계 갖추기 △1인 평가체제보다 담당자가 함께 정책 만들어나가기 △성과관리의 필요 등을 제시했다. 박경만 위원은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앞으로 부산청정넽의 방향 설정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부산형 청년 모델이 필요함을 전했다.

 

   
 

청년과 행정, 그 핵심은 ‘관계’다

마지막 발제 및 토론 제안을 맡은 ‘부산 청년들’ 엄창환 운영위원은 ‘이게 뭐지?’라고 적힌 발표화면을 띄우며 자신이 경험담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초기에 부산시에서 청년단체 활동을 할 때 공무원들과 이야기가 통하지 않았”지만 “이후 어느 시점을 지나니 경험이 쌓여 소통할 수 있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과 공무원의 소통이 부산시 내에서도 원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부산시 청년과 공무원의 관계 맺기에 어려움이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엄창한 운영위원은 “서울시의 경우 청년 관련 조례도 만들고 청년주도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며 “반면 부산시는 아직 관과 청년 간 관계 만들기도 힘든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현실을 꼬집으며 부산시와 청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엄창환 운영위원은 “공무원은 청년에게서 정책만 이끌어내려 하면 안 되고, 청년 또한 공무원을 단순 서비스 제공자로 보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공무원과 청년의 입장을 벗어나 사람 대 사람으로서 파트너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엄창환 운영위원은 앞으로 부산시 내에서 ‘어떤 자리가 마련돼야 할지’에 대한 몇 가지 방안을 내놨다. 첫 번째로 “효율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여러 지역 청년들이 모여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부산시 청년 인구 감소를 막을 확실한 방안을 고안해내기 위해, 더 다양한 청년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서, 현재 부산청정넷의 심사 구조처럼 청년들의 참여를 막기보다 열린 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청년과 공무원의 역할을 나누기보다 ‘청년과 행정이 서로를 알아가는 장’이 필요함을 전했다.

 

손지영 기자  sonmom@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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