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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의견 모아 전달하는 데에 무게를 둘 것”
  • 구은지 기자
  • 승인 2016.09.11 02:00
  • 호수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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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환 총장의 국립 연합대학 체제 추진 발표가 나온 이후 우리 학교 총학생회는 지속적으로 반발해 왔다. 이에 <부대신문>은 지난달 29일 전호환 총장과 연합대학 체제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한 것에 이어 총학생회 유영현(철학 11)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전호환 총장이 취임한 지 3개월 정도 지났다. 취임 당시 총학생회(이하 총학)에서 환영사를 내기도 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대립각을 세우게 된 셈이다. 지난 3개월간 총장의 행보를 어떻게 보았나?
총장 임명이 임용후보자 추천 이후 6개월간 미뤄지는 등 어렵게 취임한만큼 열심히 활동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총장 취임식이라는 공식 석상에서 연합대학 체제에 대해 학내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언급한 것은 유감스럽다. 구성원 모두에게 굉장히 민감하고 중요한 사항인데 논의하는 과정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전호환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국립 연합대학 체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총학은 계속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연합대학 체제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물론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야 된다는 것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부실·비리 사학들을 정리하고 제대로 된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펼치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도 몇 차례 대학 구조조정이 추진됐었지만, 지역균형을 고려하지 않고 시장논리에만 맡겨놓은 방식이어서 결과가 좋지 못했다. 이런 문제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건드리기 쉬운 국립대학들을 연합대학이라는 체제로 묶으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결국 부산에 있는 대학들은 죽고 수도권 대학들만 살아남게 될 것이다.
△총장은 국립 연합대학 체제 추진의 가장 큰 이유로 학령인구 감소를 꼽았다. 그렇다면 연합대학을 구성하지 않고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무엇이 있다고 보나?
책임주체는 정부인데 우리 학교가 선두로 나서야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학령인구 감소가 문제가 된 원인은 김영삼 정부 때 실시한 5.31 교육개혁 때문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대학의 설립기준이 까다로웠다. 하지만 대학이 경쟁을 통해 발전해야한다는 이유로 설립기준을 완화하면서 사립대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이 때문에 대학 정원이 인구수와 맞지 않게 된 것이다. 현 정부의 잘못은 아닐지라도 어쨌건 정부의 실책인데, 국립대와 대학 구성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든지 대학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든지 뭔가 노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 우리나라 대학 중 국립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다. 다른 선진국들은 4~50%다. 정부에서는 공교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줄이려고 하는데 세계적인 추세로 보면 오히려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면 국립대가 아닌 사립대를 건드려야할 것이다. 교육부가 사립대를 건드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쉬운 방법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같아 유감이다.

△지난번 총장과의 간담회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대학본부는 ‘부산대발전협의회’라는 협의체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토론회 등을 개최할 계획으로 보이는데 이곳에서 연합대학 반대 입장을 잘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나?
100%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총장도 연합대학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총장이 구성원의 반대가 있으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학생들의 의견을 정확하게 모아내서 그것을 전달하는 것에 무게를 둬야할 것 같다.

△이와는 별개로 총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연합대학 체제 반대를 위해 계획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학우들에게 연합대학 체제를 알리는 게 우선일 것이다. 20차 중앙운영위원회와 학생회 배움터에서 연합대학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연합대학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 우려되는 부분들을 학생들에게 알려야 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결정을 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때문에 강의실에 가서 선전을 하는 등 학우들에게 연합대학 체제의 문제를 알려주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 조만간 학생 총투표를 진행하려고 한다. 9월 말, 우리 학교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합대학 체제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물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다.

△연합대학 체제에 반대하기 위해 타 대학이나 단체와의 연대도 검토하고 있나?
그렇다. 부산 지역 총학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부산교육대학교의 경우 총학 회장이 국공립대 연석회의에서 참여하고 있어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연합대학 문제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교육부가 재정을 앞세워 대학의 가치와 공공성을 훼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고, 때문에 국공립대 연석회의에서 함께 대응을 준비 중이다. 부경대학교와 한국해양대학교는 내부적으로 논의 된 적이 없는 문제라는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같이 연대해서 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끝으로 연합대학 체제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총장은 학과 통폐합이나 정원 감축 없이 학교의 경쟁력을 강화해 서울대학교에 버금가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개 이상의 대학에 같은 학과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특성화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의문스럽다. 대학원과 학부로 나누겠다는 의도로도 생각되는데, 학생들이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하는 상황이 오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된다. 또 각자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손상될 위험도 있다.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도 좋은 정책이라면 신중하게 추진해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과감한 포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구은지 기자  silverpaper@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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