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우리 학교 제2도서관에서 특별한 강의가 열렸다. 전통지식강좌 제11강 ‘문명의 충돌? 근대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 인식’이 진행된 것이다.
차창훈(정치외교학) 교수는 먼저 연역적 사고를 요하는 질문을 청중에게 던졌다. 그는 △군주제에서 왕권이 계승될 수 있는 방식 △세 집단이 각각 대리자를 보내 외교적 협상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물었다. 질문을 한 차창훈 교수는 “이러한 질문들의 답을 추론해보고 과거의 역사와 비교해보면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에 존재하거나 발생하는 일들이 과거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어 차창훈 교수는 수평적 관계와 수직적 관계에서 유발될 수 있는 성질에 대해 설명했다. 수평적 관계에서는 크게 △평등 △경쟁 △갈등의 3가지 성질이 발생한다. 모든 것이 독립적이고, 이 때문에 서로간의 경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수평적 관계는 유럽대륙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갖가지 세력들이 일정한 균형을 이루고 서로 경쟁 또는 갈등을 통해 세력균형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직적 관계에서는 위계적이고 복종적인 성질이 나타난다. 또한 갈등이 발생하는 수평적 관계와 달리 안정적인 형태가 나타난다. 차창훈 교수는 “이러한 형상은 과거 우리나라와 중국간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며 “이를 ‘유교적 평화’라고 부를 수 있다”고 전했다.
과연 현대 국제정치체제와 중국적 세계관은 어떠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을까? 현대 국제정치체제는 철학자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으로 설명된다. 만인과 만인의 투쟁인 자연 상태에서 안정과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모든 개인의 권리를 절대주권자인 리바이어던에 양도한다. 이를 통해 국가주권이 성립되고, 강제력(법적 권리)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이는 현재의 민주주의를 보여준다. 그와 반대로 중국의 세계관은 동심원의 형태로 설명된다. 가운데 나라와 주변 국가들, 가운데 나라는 ‘하늘의 아들’이 통치하는 국가이며 이 가운데 나라는 정복당하거나 주변국을 정복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이 끝없이 반복될 경우 동심원의 모습을 띄고, 과거 중국이 영토 확장을 끝없이 한 것처럼 대국화가 된다. 또한 가운데 나라를 중심으로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질서가 나타나게 된다. 차창훈 교수는 “현재 중국 민족의 대부분이 한족인것도 이러한 과정의 근거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차창훈 교수의 설명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와 중국의 ‘일대일로’로 이어졌다. 그는 이러한 상황들이 나타난 배경을 과거부터 등장한 수평·수직적 관계에서 도출했다. 차창훈 교수는 “사드는 수평적 관계와 연관된 것으로, 우리나라에 이를 배치함으로써 중국과의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 숨어있다”고 전했다. 즉 세력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를 뜻한다. 이는 수직적 관계와 연관이 있다. 차창훈 교수는 “과거 중국이 중심에서 주변으로 영토를 확장해가듯,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이 현대 사회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강연을 마쳤다.
한편 이번에 진행된 전통지식강좌는 올해부터 우리 학교 한문학과BK21사업단과 도서관이 공동주최한 것으로, 매달 첫 주 목요일마다 만나볼 수 있다. 제12강 ‘과학과 역사’부문은 다음달 6일에 개최된다. 

 지난 1일, 제2도서관에서 차창훈(정치외교학) 교수가 ‘전통지식강좌’강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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