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미국의 게임 회사 ‘블리자드’의 신작 <오버워치(OverWatch)>가 출시되었다. 전략 시뮬레이션이나 롤플레잉 게임을 주로 개발했던 블리자드사가 처음으로 내놓는 FPS게임이기에, 출시 직후부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는 3주 만에 지난 5년간 인기 순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압했다. 약 3개월이 갓 넘은 시점에 벌써 국가대항전을 준비하고 있다니, 가히 그 인기를 짐작 할 수 있다.
  이 게임의 흥행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스토리텔링이다. 블리자드사의 작품에는 1997년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부터 게임에 문학을 접목하는 전통이 있다. 블리자드사의 게임은 기교에 매몰되지 않고, 탄탄한 스토리를 가미해 유저들을 몰입시킨다. 이야기는 단순히 게임의 재미를 부가시키는 병풍의 역할을 넘어, 최근 독자적으로 소설과 영화 등으로 재탄생할 정도의 작품성을 보유하고 있다. 오버워치 역시 개개의 캐릭터마다 새로운 정체성을 입히고 스토리를 입혔다. 이를 통해서 캐릭터끼리의 관계,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 등을 넌지시 알림으로써 유저들의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두 번째는 세심한 현지화 전략이다. 오버워치는 블리자드사가 현존하는 국가들을 주 배경으로 만든 첫 번째 게임이다. 때문에 개발진은 게임을 번역하고 더빙하는 과정에서 현지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려 노력했다. 정확하면서 자연스러운 번역을 위해 블리자드는 각국 지사와 부단한 커뮤니케이션을 거쳤다. 더빙 과정에서 현지어에 능통한 성우를 사용하여 각국의 언어적 특징을 살렸음은 물론이다. 현지 문화와 맥락을 세세하게 반영한 현지화 전략은 유저들이 다른 국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인 거부감 없이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오버워치 개발팀의 소통 방식이다. 변동사항이 있을 때 마다, 최고개발자인 제프 카플란이 직접 카메라 앞에 나선다. 유저들의 요구사항과 이에 부응하기 위한 개발진의 노력과 고민의 과정을 빠짐없이 차근차근 풀어준다. 일반적으로 업데이트는 팝업 공지사항에 짤막하게 게재되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팀의 동영상은 유저들에게 개발자가 열린 자세로 유저의 말을 경청하고,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자연히 개발자와 유저 사이에 신뢰가 쌓인다. 유저들은 많은 의견을 제시하고 개발자들은 유저들의 의견을 성심껏 반영한다, 게임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구조적 소통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한 때 한국은 게임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였다. 그러나 거대기업의 게임 산업 독점현상과 과금 유도 위주의 지나친 상업화로 발전이 정체되었다. 유저가 같은 유저에게 영업하는 다단계식 마케팅이나 선정적 마케팅으로 유저들의 신뢰도를 급감 시켰다. 운영진의 일방적인 소통절차의 생략도 빈번했다. 여기에 정부의 과도한 규제는 족쇄가 되었다, 올해 출시된 오버워치는 근시안적 한국 게임 산업이 보지 못한 넓은 시야(Over Watch)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돈과 기술만 쫒던 좁은 시각을 넘어, 탄탄한 문학 및 문화적 기반과 사용자의 관점에서 소통을 놓지 않는 기본이 다시 업계에 필요할 때다.

신진원(국제전문대학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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