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년 후, 2035년에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만물인터넷이 완벽하게 구축돼 거의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로 거듭날 것이다. 초연결 사회는 사람의 모든 움직임이 낱낱이 추적되고 기록되는 세상, 그래서 우리를 둘러싼 거의 모든 것이 살아있는 세상이다. 이렇게 초연결 사회로 거듭날 우리의 미래는 스마트폰이 이끌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을 통한 편리한 참여, 공유, 소통은 우리의 일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는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곧바로 스마트폰을, 화장실에 갈 때에도 스마트폰을, 밖으로 나갈 때에도 스마트폰을, 잠들기 전까지도 스마트폰을, 아무 용건도 없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오죽하면 게임으로 스마트폰 중독을 방지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이 나올 정도이다.
  이런 때에 미래부가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여 LTE보다 1000배 빠른 5G를 개발하고 있다. 즉 초연결 사회로의 진입과 그에 따른 중독 현상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 예상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원숭이 꽃신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를 시작해야 한다.
  원숭이 꽃신이라는 이솝우화가 있다. 어느 날 오소리가 원숭이를 찾아와 꽃신을 공짜로 선물한다. 원숭이는 그 동안 신발을 신지 않고 살아왔는데 오소리가 갖은 아양을 떨며 친하게 지내자고 선물한 꽃신을 물리칠 수 없어서 신고 다닌다. 처음에는 다소 불편했지만 신다 보니 뾰족한 돌멩이가 많은 숲속을 편하게 걸을 수 있어서 내심 편했다. 시간이 흘러 오소리가 다시 찾아와 꽃신을 잘 신고 있냐며 묻고 두 번째 꽃신도 무료로 선물한다. 마침 꽃신이 해져가던 터라 원숭이는 고맙게 생각하고 성의로 잣을 10개 준다고 한다. 하지만 오소리는 극구 사양을 한다. 시간이 흘러 꽃신이 다 해어져 신을 수 없자 원숭이는 오소리를 찾아가 꽃신을 달라고 하는데, 오소리는 이제부터는 무료는 곤란하다고 한다. 잣 5개 정도만 내고 꽃신을 사 신은 원숭이는 꽃신이 해질 때마다 오소리를 찾게 되고, 오소리는 10개, 100개의 잣을 달라며 갈수록 꽃신의 가격을 올린다. 꽃신을 신다 보니 맨발로 다닐 때 생겼던 굳은살이 사라져 꽃신을 신지 않고는 발이 아파 다닐 수 없게 된 원숭이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꽃신 가격을 어쩔 수 없이 지불하게 되며 결국, 오소리의 종이 되고 만다.
  유비쿼터스 문화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이라는 빠르고 편리한 접속으로 인해 우리는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알려주는 정보와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액시엄이란 회사가 있다. 액시엄은 평범한 개인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류·분석하는 회사이다. 액시엄은 자신들이 축적한 이 데이터를 가장 높은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판매한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큰 신용카드 회사 10곳 가운데 7곳이 액시엄의 고객이다. 미국의 대형 백화점 10곳 중 6곳, 그리고 10대 자동차 회사 중 8개 업체도 이곳을 찾는다. 즉 유비쿼터스 사회에서 개인의 정보를 쥐고 있는 사람들이 그 정보를 악용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며, 유비쿼터스 기술과 서비스가 정치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엉뚱하게 활용되고 있지는 않은지를 감시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함께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미화(국어국문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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