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서울 ODA(공적개발원조) 국제회의가 열렸다. 올해가 서울 ODA 국제회의 10주년이며,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설립 25주년을 맞는 해였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채택된 지속가능한 개발(SDGs)을 중심으로 포용성, 청년층과 여성, 새마을 운동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지난 15년간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이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목표 이행을 위한 협의 프로세스를 마련하기 위해 유엔인구기금, 유엔개발계획, OECD개발협력센터 등에서 참석했다.
그중 한 일화를 소개하겠다. 회의가 열리는 날까지도 서울 시내 곳곳에 서울시 청년 수당 정책이 직권취소로 이행될 수 없었던 것을 비판하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발의 시간에 코이카 전 이사장은 청년들의 문제를 언급하며,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좌중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에서 청년에 대한 포용성과 지원을 논의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맥락이었다.
유엔인구기금의 Arthur Erken 커뮤니케이션 및 파트너십 국장은 아프리카의 청년층 언급하면서 이들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아프리카의 희망이라고 지적했다. 한 청년이 그에게 물었다. 사회 취약계층이 얼마나 많은 데 왜 청년에 주목하느냐고. 그러자 Erken은 청년은 적극적인 참여자이며, 청년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해 고령화 사회와 청년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했다.
그렇다. 왜 청년일까. 누군가는 청년들이 일하지 않는 것은 일할 의지가 없어서 그렇다고 얘기한다. 노력이 부족하다는 인식 속에 더욱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지도 모른다. SDGs가 포용성을 내건 만큼, 청년층을 포괄하겠다는 의도는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방식은 어떤가? 국제개발협력 분야만 고려하더라도 청년들을 포용하고 있는가? 코이카는 청년들에게 일자리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을 국제협력 분야의 파트너로 양성하겠다고 한다.
코이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봉사단을 파견한다. 한국의 청년들이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대단히 커서는 아닐 것이다. ‘청년들은 해외에 나가고 싶어 하니까’ 코이카는 기회를 준다는 입장이다. 코이카를 통해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사람 중에서는 현지에 파견되어 할 수 있는 업무가 없다거나, 관리 인력의 부족으로 불만족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코이카는 매해 두 차례에 걸쳐 코이카 해외인턴과 코이카 ODA 수행기관 인턴으로 약 500여명을 선발한다. 지난 7월 28일에 열린 ODA 수행기관 인턴 전체교육은 성토의 장 같았다. 코이카가 인턴들에게 인건비를 지급하지만 최저임금으로 지급한다는 것과 코이카 채용 사이트를 통해서 선발함에도 공고와 업무 내용이 다르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코이카는 사업 수행 기관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모니터링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코이카 ODA 수행기관 인턴의 목적은 이를 통해서 국제개발협력의 업무를 실무적으로 익히고, 국내외에 취업의 기회를 준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들은 제대로 된 보상이나 보호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는 인턴들도 많다고 한다.
단지 과시용 선발이 아니라면 그 숫자를 조금 더 줄여서 보상과 관리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SDGs의 목표 달성은 2030년까지이다. 지난 시기에도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지원은 약속했었다. 하지만 달성된 성과는 미미하다. 10년이 지난 뒤에도 지금과 같은 제자리걸음식의 논의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때는 청년에게도 너무 늦었을 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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