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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문화로 자리잡은 게스트하우스, 불법·변질로 얼룩지다
  • 박지영 기자
  • 승인 2016.08.28 05:09
  • 호수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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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스트하우스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의 관련 규제나 여행 의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소통과 교류는 뒷전 변질된 여행자의 쉼터

  현재 우리나라에서 ‘게스트하우스’는 숙박업종이 아닌 상호명으로 쓰인다. 우리나라의 숙박업종은 △일반숙박업 △농어촌민박법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한옥체험업 등으로 나뉜다. 흔히 게스트하우스를 공용시설과 호스트가 거주하는 곳으로 떠올리지만 이런 부분들이 필수적이지는 않다. 각각의 숙박업종에 관한 규제들은 다르지만, 게스트하우스가 법적 용어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텔 형식의 숙소도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을 쓸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초기에는 외국처럼 호스트가 거주하고 현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게스트하우스가 인기를 얻자, 게스트하우스를 이익만을 추구하는 목적으로 운영하는 업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국공정여행협동조합 마블 김태웅 사무국장은 “모텔과 다를 바 없이, 호스트와의 소통이 부재하거나 수익성을 고려해 지나치게 교류만을 장려하는 변질된 형태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콘텐츠와 소통의 고민보다 수익적인 측면에 집중하여, 게스트하우스의 본질에서 벗어난 곳들이 등장한 것이다. 소통과 교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호스트들은 이러한 게스트하우스의 변질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부산 2F 게스트하우스 김주효 대표는 “방문객들이 잘못된 문화를 접해서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가지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호스트들은 방문하는 게스트들의 여행 의식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춘천 나비야 게스트하우스 박상수 대표는 “많은 호스트들이 예약 문의를 받을 때 ‘성비가 어떻게 돼요?’, ‘파티해요?’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며 “여행을 하러 온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되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의 호스트나 여행객과의 교류보다 술, 이성과의 만남에 초점을 두고 숙소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생긴 것이다. 또한 과도한 음주로 비도덕적인 광경이 연출되기도 한다. A(경남 창원시, 27) 씨는 “불순한 목적으로 온 사람들이 술에 취한 채 싸우는 모습이나, 야외로 나가 문란한 행동을 하는 장면도 많이 보았다”고 전했다.

갈등과 불법 부추기는 관련 규제?

  게스트하우스와 관련된 규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갈등과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지난 2011년 12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외국인관광 도시만박업’(이하 도시민박업) 제도가 도입됐다. 도시민박업은 도시 지역에서 △연면적 230m² 미만 △단독, 다세대 주택 △실제 거주지에서 △외국인 숙박객의 숙박만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로, 늘어나는 도시 가정집의 숙박업을 법의 테두리에 넣은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과 김누리 직원은 “늘어나는 외국인관광객에게 도시에서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숙박서비스 제공을 제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도시민박업이 시행되면서 일반숙박업의 게스트하우스 업자들은 수익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전한다. 김태웅 사무국장은 “일반숙박업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하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금도 많이 들고 더 많은 세금을 낸다”며 “그러나 도시민박업은 비용이 적게 들어 지출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불만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순천 길건너게스트하우스 이원기 대표는 “가정집에 빈 방이 있다면 누구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에 저가 경쟁이 생길 수 있다”며 “가격 하락세를 보이면 여행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 또한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하지만 도시민박업을 운영하고 있는 호스트들은 규제에 발이 묶여있다고 호소했다.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협회 정대준 사무국장은 “농어촌민박업은 농촌에서 부업으로 민박을 운영하는 개념이지만, 도시에서 민박업은 생계수단으로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데 연면적 제한과 내국인 숙박 금지 규정으로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연면적 230m² 미만의 면적에 주인까지 거주하는 공간을 고려하면, 아무리 열심히 운영하더라도 4인 가족 최저생계비를 벌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또한 서울 이외의 지역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지 않아 외국인 대상만으로는 영업부진으로 1년을 버티지 못한다. 이러한 규제의 엄격함에 좋은 의도로 운영하는 도시민박업들도 어쩔 수 없이 불법을 저지르게 조장되는 것이다.
  수익만을 추구하는 불법 도시민박업도 나타났다. 도시민박업으로 등록하지 않고 가정집에서 사업을 운영하거나, 도시민박업에서 허가하지 않는 원룸, 오피스텔을 개조하여 숙박시설로 내놓은 형태인 것이다. 순천 휴 게스트하우스 유정일 대표는 “도시민박업은 최소한의 자본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있다”며 “벌금보다 수익이 더 많기에 근절되기 힘든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해운대에 등록되어있는 도시민박업은 34곳뿐이지만,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등록된 도시민박형 숙박은 300여개를 훌쩍 넘는다. 이런 불법 도시민박들은 도시민박업의 본래 취지도 흐릴 뿐만 아니라 기존 숙박업자와의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또한 손해보험과 화재보험 등을 적용할 수 없어 여행객들의 안전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
  한편 정부는 지난 2월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의 성장 흐름에 맞춰 공유민박업을 신설해 제도개선 추진에 나섰다. 공유민박업은 내국인 관광객의 수용이 가능하지만, 180일로 영업일수가 제한된다. 김누리 직원은 “공유경제의 본연의 의미는 유휴자원의 활용”이라며 “영업일수 제한은 본질전도와 인근 주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장치”라고 전했다.

건전한 여행문화 속 게스트하우스를 위해서

  성숙한 게스트-호스트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하는 것은 게스트하우스의 성장을 위해 제일 근본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 먼저 호스트는 수익만이 아니라 진정한 소통과 교류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 부산 키다리 게스트하우스 김병주 대표는 “호스트의 잠깐의 노력으로도 여행객들의 여행은 확 바뀔 수 있다”며 “술과 파티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좋은 여행을 위한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웅 사무국장은 “시설과 호객 프로그램보다도 게스트를 위한 배려와 서비스, 그리고 특색이 있다면 저절로 여행객들은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이어 게스트들은 시설을 공유하는 숙박인만큼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갖춰야 한다. 전주 니어리스트 게스트하우스 임용진 대표는 “격리되지 않은 개방된 공간에서 작은 사회를 경험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여행객에 대한 배려를 갖추면 좋겠다”고 말했다.
  규제의 개선도 게스트하우스의 발전에 꼭 필요한 절차다. 정대주 사무국장은 “규제로 인해 수익창출에 한계가 보인다면 서비스의 질 역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꾸준히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사업자들도 안심하고 열심히 서비스 향상에 매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cocheese@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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