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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복지를 위한 서비스 활동보조인을 위한 복지는 없다
  • 손지영 기자
  • 승인 2016.08.28 04:32
  • 호수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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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 한규선 씨에게 온 전화를 대신 받는 활동보조인 김금녀 씨

 장애인 활동보조인은 누가 도와주나요?

지난 23일, ‘내년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수가’가 9,000원으로 동결됐다는 소식이 발표됐다.
현재 장애인 활동보조인들이 법정수당을 챙겨 받지 못해,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수가인상은 요원하다.
과연 장애인 활동보조인들의 처우는 개선될 수 있을까?

 

   
 

  중증장애인의 손과 발이 돼주는 장애인 활동보조인이 △낮은 수가 △과도한 감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 활동보조인노조는 제도의 개선을 요구한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이하 활동지원서비스)란 1~3급의 중증장애인(이용자)이 △신변처리 △신체 기능 보조 △지역사회 참여 등의 활동을 할 수 있게끔 장애인 활동보조인(이하 활동보조인)이 돕는 서비스다. 활동지원서비스는 정부에서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7조에 충족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제공기관(이하 활동지원기관)에 서비스를 위탁하는 형식으로 제공된다. 현재 활동지원서비스의 수급자는 6만 2천여 명이며 활동보조인의 수는 5만 4천여 명이다.
2009년부터 활동보조인들은 자신의 부당한 처우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이하 활동보조인노조)은 정부를 상대로 △월급제 전환 △노동 감시 규탄 △고용불안전성 해소 등을 요구하며 수차례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었다. 지난 8일에는 활동보조인노조가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청구비용 사전심사제’(이하 청구비용 사전심사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근로기준법> 무시하는 정부의 임금 최저선
  현재 활동보조인의 급여는 정부에서 정한 ‘수가’를 따르고 있다. 수가란 이용자가 서비스를 제공받은 대가다. 국민연금공단은 심사를 통해,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한 중증장애인에게 활동지원급여를 전자바우처로 제공한다. 이 전자바우처는 이용자가 활동보조인에게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마다 1시간에 9,000원씩 차감된다. 사회보장정보원에서 청구된 활동보조인의 근로비용을 심사한 뒤 활동지원기관에 적정 수가를 지급한다. 활동지원기관은 이 수가에서 25% 이하의 중계수수료를 제한 뒤 활동보조인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전국의 활동보조인과 활동지원기관이 요구하는 것은 수가의 인상이다. 현재 활동보조인들은 △연차수당 △연장근로수당 △주휴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법정수당을 포함해 계산하면, 한 명의 활동보조인이 한 달 동안 일한 급여는 시간당 7,236원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활동지원기관에서 활동보조인에게 지급해야 할 시급의 최저선을 6,800원이라고 지정했다. 이를 두고 활동보조인들은 정부에서 법을 어긴 것이라 강조했다. 활동보조인노조 고미숙 사무국장은 “<근로기준법>에 맞지 않게 최저선을 책정한 정부는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공시한 꼴”이라고 말했다.
낮은 수가에 활동지원기관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활동보조인에게 적절한 임금을 지급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활동지원기관은 중계수수료를 주로 △사무실 관리비 △코디네이터(이용자와 활동보조인을 이어주는 역할) 임금 △4대 보험료 △퇴직금 등에 사용한다. 하지만 활동지원기관의 대다수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 복지관 등과 같은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충분한 운영비 확보가 어렵다. 현대 많은 활동지원기관이 활동보조인에게 적정임금 7,236원보다 낮은 6,800원을 지급하고 있다.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용기 소장은 “일부 활동지원기관은 수익성 사업을 진행해 예산을 확보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관은 임금을 더 챙겨주고 싶어도 어려움이 있다”며 “이는 결국 낮은 수가로 인한 문제를 정부에서 활동지원기관에 떠넘긴 꼴”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3일 기획재정부는 ‘내년 활동지원서비스 수가 동결’ 정부안을 확정했다. 이번 수가 동결 확정을 두고 활동보조인노조 구범 부위원장은 “활동지원서비스를 시행한지 9년째인데 활동지원서비스 수가는 1,000원 정도 밖에 오르지 않았다”며 “정부에서는 활동보조인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원하지만 그만한 처우를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공동대표는 “대부분의 활동보조인은 나이든 여성이고 이용자는 남성이 많다. 또한 노동강도에 비해 임금이 너무 낮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노동 감시,제도화된 임금 체불
  활동보조인은 정부의 과도한 감시 속에 놓여 있다. 바우처 제도는 근로자가 직접적으로 고용주의 사업장 내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겨날 수 있는 문제점이 많다는 이유다. 사회보장정보원에서는 지난 2월부터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해 활동보조인의 근무를 실시간 감시 및 간섭하고 있는 실정이다. 활동보조인이 자신의 근로시간에 준하는 금액을 바우처로 결제하면, 이 결제내역이 실시간으로 사회보장정보원에 기록된다. 이를 근거로 사회보장정보원은 활동보조인의 근무 여부를 감시하고, 때로는 불시에 연락해서 실제 근무 중인지를 확인한다. 사정이 있어 연락을 받지 못하는 경우, 후에 소명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부정수급 단속을 위해 경찰력을 동원하기도 했다. <사회 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과 <장애인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부정 수급에 관한 벌칙규정을 두고 있어 경찰이 기획 수사에 나선 것이다. 올해 초 김포경찰서에서 경기도 김포시 내에서 활동 중인 활동보조인 310명과 이용자 294명의 △카드 사용 내역 △휴대폰 통화 내역 △위치정보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들을 차례로 소환해서 수사했다. 이 때 경찰서에 소환 당했던 활동보조인 김금녀(인천시, 60) 씨는 “영문도 모른 채 소환당해서 4시간 동안 취조를 받았다”며 “이런 대우와 감시를 받는 것이 억울하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7월 정부에서는 ‘청구비용 사전심사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청구비용 사전심사제란 사회보장정보원에서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는 급여에 대해 적정성 여부를 판단한 뒤, 활동지원기관에 급여를 제공하는 제도다. 활동보조인의 임금 청구비용 중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임금지급을 중지한 체 60일의 판단 기간을 거치며, 이는 <사회서비스 이용 빛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근거한다. 고미숙 사무국장은 “청구비용 사전심사제도 결국 노동 감시의 일환”이라며 “소수의 부정수급자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활동보조인의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 제도를 두고 활동보조기관의 입장도 난감하다.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임금 지급을 정지시키는 것은 임금체불의 제도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형순 소장은 “지급 정지는 활동지원기관의 입장에서 손해”라며 “정당한 비용을 청구했음을 증명하기 위해 여러 문서를 준비해야하고, 이 과정에서 이용자와 활동보조인도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위태로운 고용상태
  활동보조인에게는 고용계약서의 근로계약기간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만약 서비스 제공 도중 이용자가 활동보조인을 거부한다면 활동보조인은 일자리를 잃은 것과 마찬가지다. 새로운 이용자를 만나는 경우도 있지만, 새로운 이용자를 기다리다가 포기하고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 실직상태라도 계약기간동안 활동지원기관에서 4대 보험금, 퇴직금을 지불해야하기 때문에 사직을 종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고미숙 사무국장은 이용자의 거부권과 활동보조인의 노동권이 직결된 이 현상이 제도상의 문제인 동시에 활동보조기관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최근 신규 이용자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활동보조인을 남은 계약기간동안 대기시켜두는 활동지원기관이 잘못된 것”이라 말했다.

“제도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관계자들은 활동보조인의 처우개선을 위해 현행 활동지원서비스 제도의 변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활동지원서비스 제도는 정부에서 활동지원기관에 위탁 형식으로 서비스 제공을 대행시키는 형태다. 이 때 ‘위탁’의 문제점은 <근로기준법>상 도급(용역)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 책임은 정부가 아닌 활동지원기관에 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활동지원기관이 활동보조인을 고용한 형태지만 활동보조인의 임금 지불과 관리 및 감독 등을 정부에서 도맡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 고용인은 보건복지부다. 이런 구조 때문에 활동보조인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문제를 보건복지부와 활동보조기관에서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활동보조인노조는 구조적 문제와 임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용계약을 활동지원기관이 아닌 보건복지부와 직접 체결하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활동보조인의 법적 관리자가 정부가 되는 것이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에 활동지원서비스 산하기관을 둬서 중앙기구의 과중업무를 분산시킨다면 현재의 문제를 다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구범 부위원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각 지역의 활동보조인을 관리한다면 중앙에서 관리하기 힘든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순 소장 또한 “현재 활동지원서비스는 과도한 감시로 인해 장애인이 편치 못한 서비스가 돼버렸다”며 “정부에서 활동보조인을 관리한다면 활동지원기관을 의심하고 감시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지영 기자  sonmom@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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