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도중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마이피누는 한 가지 문제로 들끓었다. 지난달 전호환 총장이 ‘총장 취임사’와 ‘거점 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 등에서 밝힌 부산지역 국립 연합대학 체제(안)때문이었다. 연합대학 체제는 쉽게 말해 현재 부산지역에 위치한 4곳의 국립대학을 하나의 연합대학으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각 대학마다 연구, 교육 등의 중점 운영 체계를 두고 교류·협력을 통해 대학 간 장벽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4곳의 대학을 하나의 대학체제로 운영하게 된다.
  국립대 통합안에 대한 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왔다. 체제의 구성 자체는 달라졌지만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각 지역 국립대학교의 통합문제는 계속해서 거론됐다.. 해당 안건이 논의되기 시작한 이유는 지금과 같았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각 대학의 정원 미달 현상. 이를 통해 발생하는 대학의 질적 저하 방지였다. 물론 그 취지에 대해서 공감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그로인한 대학구조조정을 무작정 피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된 이유는 분명했다. 우리 학교는 이미 밀양대와의 통합이후 생긴 밀양캠퍼스 공동화현상이라는 좋지 않은 사례를 겪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신문기사들이 이미 연합대학 체제가 확정됐다는 듯 보도한 것이 화를 불렀다. 언론에서는 연합대학 체제안이 이미 구성된 상태이며, 실천단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식의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한 언론사에서는 이번 부산지역 연합대학 체제가 예전과 달리 확실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런 식의 보도는 학생들로 하여금 연합대학 체제안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에 대한 구성원들간의 논의는 지난 4일 개최된 총학생회와 총장 간의 간담회에서 처음 이뤄졌다. 당시 총학생회는 전호환 총장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수렴없이 연합대학을 추진했다며 비판했다. 이에 전호환 총장은 해당 안건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며, 개인적인 생각을 밝혔을 뿐이라고 답했다. 첨예하게 엇갈렸던 양측의 입장은 결국 하나의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학내구성원의 반대가 있다면 국립대학 연합체제를 진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를 듣기 위해 진행되는 학내 의견 수렴과정까지.
  해당 소식을 접한 필자는 한 가지 걱정부터 생겼다.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이 먼저 떠올랐다. 많은 논란과 움직임이 있었음에도 학생들은 여전히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다. ‘관심을 갖겠지’하며 맘놓고 있기에는 학생들의 무관심을 수없이 경험했다.
  양 측의 입장은 모두 이해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통해 요구하고 싶은 것은 연합대학 체제안에 대한 반대 혹은 찬성의 강요가 아니다. 이미 전호환 총장은 학내구성원들의 합의가 없다면 연합대학 체제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들의 차례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학생으로서 학교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의견을 내길 바랄뿐이다.

주형우 문화부장

sechkiwkd11@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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