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맞춤법 검사기를 개발해온 권혁철(정보컴퓨터공학) 교수가 자신의 맞춤법 검사기를 IT 기업 ‘카카오’가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권혁철 교수, SNS 통해 표절 논란 제기해

  지난 15일, 권혁철 교수는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가 자신이 개발한 맞춤법 검사기를 베끼고, API까지 공개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마음이 착잡하다’며 ‘맞춤법 검사기를 참고하는 것은 좋은데 거의 베끼더라’고 주장했다.
 
  권혁철 교수는 1992년부터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을 개발해왔고, 2000년 (주)나라인포테크라는 회사를 설립해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speller.cs.pusan.ac.kr)’를 서비스해왔다. 이에 포털사업자 네이버, 다음(현 카카오) 등이 찾아와 맞춤법 검사기 기술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이들은 자체개발로 선회했다. 그는 지난 15일 제기한 표절 논란에 대해 “우리 맞춤법 검사기에는 어려운 맞춤법을 고칠 수 있는 규칙이 2만 개 있고, 카카오의 ‘다음 맞춤법 검사기’의 경우 2~300개에 불과해 기술적인 차이가 있다”며 “베꼈다는 것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자체 분석에 따른 심증은 있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논란에 카카오는 지난 17일, 블로그를 통해 ‘다음 맞춤법 검사기는 자체 구축한 것이며, 권혁철 교수의 맞춤법 검사기를 역공학(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분석해 개발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역공학이란, 장치 또는 시스템의 기술적인 원리를 구조분석을 통해 추적하는 과정이다. 덧붙여 카카오는 ‘오랜 기간 검색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다양한 검색어 입력을 분석해왔다’며 ‘내부의 전문인력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한 후 엔트리 또는 규칙을 추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절 논란과 함께 API 공개 공방 벌어져

  한편 맞춤법 검사기의 API 공개를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카카오는 개방과 공유라는 서비스 철학에 기초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 API 서비스를 구축해왔다.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란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으로, 이것이 공개되면 이용자나 개발자들이 특정 응용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다음 맞춤법 검사기의 API 역시 공개했다. 이에 권혁철 교수는 카카오가 부산대의 맞춤법 검사기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모자라서, 개발한 서비스를 선심 쓰듯 모두에게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17일, 블로그를 통해 ‘API 공개가 향후 지속적인 맞춤법 검사기 업그레이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권혁철 교수의 우려를 받아들여 철회를 결정한다’고 전했다. 권혁철 교수는 카카오가 API 공개를 포기한다면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혁철(정보컴퓨터공학) 교수는 26년동안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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