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의예과가 2학년 학생들에게 사전 공지 없이 특정 교과과정 선택에 따라 성적우수 장학금을 지원해 논란을 일으켰다.

 
  우리 학교 의예과는 의례적으로 해당 학기 전체 석차를 기준으로 성적우수 장학금(이하 성적장학금)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성적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성적을 받은 2학년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해당 문제는 의예과 측에서 전공필수 중 하나인 ‘의생명연구과정’에서 ‘분자의학’ 트랙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우선 배정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의생명연구과정은 △경영 △인문/사회 △분자의학 등의 분야로 트랙이 나뉜다. 이 중 분자의학 트랙이 강도 높은 연구과정 때문에 2학년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들은 1학년들은 분자의학 트랙에 대해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실제로 의예과에서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호도 조사에서 88명 중 6명만이 분자의학 트랙을 선택했다. 이를 우려한 의예과 측은 분자의학 트랙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게 됐다. 의예과 오세옥 학과장은 “대부분의 졸업생이 임상의사로 진로를 결정하는데, 임상의사 양성에 밑거름이 되는 분자의학 트랙을 10%도 안 되는 학생이 선택한 것”이라며 “해당 트랙을 연구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고려해 장려와 특혜 차원에서 장학금을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취재 결과 의예과가 특정 트랙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장학금을 배분한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 학교 장학 제도에서 성적장학금은 일정 기준을 충족한 학생을 대상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할 뿐, 학과의 특성에 따라 자율 배분을 금지한다는 사항은 없기 때문이다. 학생과 문호순 직원은 “학과마다 각 특성이 있기 때문에, 학과의 내부기준에 따라 성적우수 장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예과 측에서 특정 트랙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우선 배정한다는 사전 공지를 2학년 학생들에게 하지 않아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의예과 박용국(15) 회장은 “우선 배정된다는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며 “공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학금이 특정 기준에 따라 배분돼 불만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학과 측은 2학년의 성적장학금을 재배분하기로 결정했다. 오세옥 학과장은 “2학년에게 공식적인 공지 없이 배분한 것은 잘못이 맞다”며 “2학년의 성적장학금은 이전처럼 성적순으로 지급되도록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분자의학 트랙을 선택하여 성적장학금을 받았던 2학년 학생들은 학과의 외부 장학금으로 취소된 장학금을 대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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