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식 교육이 시작된 이래로 사회에 진출하는 젊은이들의 어깨가 무겁지 않은 적이 있었을까마는 지금만큼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기가 어려운 적이 있었던가? 현재의 젊은이들은 대학 졸업을 연거푸 유예하거나, 졸업을 하고도 캠퍼스 주위를 맴돌기 일쑤다. 그만큼 사회 진출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그 원인은 한마디로 사회 진출의 통로가 막힌 까닭이다. 암담한 현실이 아닐 수 없지만, 역설적으로 이들은 과거의 젊은이들에 비해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풍족한 물질생활에 익숙한 지금의 젊은이들이 그런 현실에 너무 길들여진 탓일까, 어려운 취업환경을 감안한다할지라도 그들의 꿈도 지극히(기성세대만큼) 현실적이라는 것이 놀랍다. 미래에 대한 그들의 구상에 젊은이다운 기백이 거의 내비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얼마 전에 발표한 한 조사는 소위 “젊은이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말이 무색할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현실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라, 공직이 그들의 선망의 대상이라는 것은 그다지 낯선 일이 아니다. 대학생은 그렇다 치고, 문제는 고등학생의 희망직종이다. 그들이 원하는 장래희망 중 두 번째가 ‘건물주와 임대업자’라는 사실을 최근 한 TV의 뉴스가 밝히고 있다(JTBC 2월 29일자 뉴스 참조). 이 직종이 젊은이들의 장래희망과 상관이 있을 것이라곤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는데도 그렇다.
물론 이 조사는 서울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그들이 꿈꾸는 미래가 이럴진대, 사회진출을 코앞에 둔 대학생들의 꿈은 어떻겠는가. 우리 기성세대는 이들의 꿈을, 현실을 직시한 현명한 이상이라고 수긍해야 하는가?지금 젊은이들의 꿈은 허황됨과는 거리가 멀고, 돈의 색깔만 비치거나 너무나 소시민적이지 않은가.
이런 현실을 이 나라의 기성세대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미래세대의 가치관이 이렇게 진단되었다면, 이 나라의 교육자, 관료, 정치인 등, 모든 기성세대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야할 것이다. 미래의 주역들이 야망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 이런 풍토를 조성한 우리 기성세대는 충격을 넘어, 당장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실이 너무나 당연한 걸까, 어느 구석이고 이 사실을 재론하거나 작은 움직임조차 감지되지 않으니 말이다.
이 솔직한 장래희망은 젊은이 자신들의 뜻일 수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밥상머리에서 주문하는 부모들의 희망일 것이다. 또 일정 부분은 돈 많은 연예인의 사생활을 재미로 다루는 일부 TV의 허접한 오락프로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토록 안전하거나 수익이 보장되는 직업만을 편애하는 것이 못마땅하다면, 그런 환경을 만든 기성세대는 책임을 통감하여야할 것이다. 오로지 수익만을 좇는 기업풍토가 만연한 우리 사회, 나아가 그런 신자본주의 정신이 교육현장 마저 점령하도록 내버려둔 우리 교육자부터 반성을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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