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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위탁 이후, 관리노동자들의 절반 이상 떠나야 한다
  • 신지인 편집국장
  • 승인 2016.06.05 04:17
  • 호수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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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낙동강 생태공원의 일부인 맥도 생태공원을 찾았다. 이곳의 노동자들은 2-3개월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며, 언제 해고될지 몰라 마음 졸이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을 졸이는 것마저도 이제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부산광역시 직영으로 관리 운영해오던 이곳은 8월 1일이면 민간업체에 위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부산광역시의회는 낙동강 생태공원 관리 사무를 민간업자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낙동강 생태공원은 △삼락 △화명 △대저 △맥도 △을숙도 공원으로 이뤄져 자연 풍광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 근무 중인 관리 노동자들과 시민단체는 '민간위탁이 되면 노동환경이 더 열악해지고 고용불안이 생긴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공원의 관리업무,
시직영에서 민간위탁으로

  부산광역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가 지난달 23일 ‘낙동강 생태공원 관리사무의 민간위탁 동의안’을 가결했다.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에서 직접 관리해오던 낙동강 생태공원의 관리사무를 민간사업자에게 위탁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작년 11월 부산시 산하 낙동강관리본부(이하 낙동강본부)가 경영혁신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위탁의 범위는 △공원 내 청소 △예초 △수목관리 등이며, 오는 7월 중으로 민간위탁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민간업자를 심의·선정한다. 민간위탁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1단계로 오는 8월부터 대저와 맥도 생태공원 △2단계로 내년 1월 을숙도 공원 △3단계로 2018년 삼락, 화명 공원을 위탁할 예정이다. 낙동강관리본부는 해당 사업의 추진 목표로 ‘성과지향적인 공원관리를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라 밝혔다.

근로자는 절반,
효율은 두 배를 내라

  공원관리의 민간위탁이 실제로는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오는 8월 민간위탁이 예정된 맥도, 대저 생태공원에는 현재 총 81명의 관리원들이 근무 중이다. 그러나 부산시의 민간위탁 세부추진 계획에 따르면 사용인원은 36명으로, 감축 예정 인원은 총 45명이다. 절반이 넘는 인원이 감축되는 셈이다. 이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부산시의 계획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현재 맥도 생태공원에서 관리 근무를 하는 최양단(강서구, 66) 씨는 “지금도 일하는 인원이 부족한 상황인데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업무가 과중돼 효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부산시는 전문 자격증을 갖춘 관리원을 두어 효율을 제고할 것이라 답했다. 낙동강관리본부 공원관리부 석진열 주무관은 “수목관리 부분에는 자격증을 가진 전문 관리원을 채용해 관리할 것”이라며 “다른 부분에도 전문 업체를 선정해 전문성을 강화한다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부산지역일반노조 김영신 사무국장은 “아무리 전문성을 갖춰도 81명이 일했던 업무를 절반에 해당하는 인원이 맡기에는 어렵다”며 “예산 감축만 좇으려다 업무 가중으로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 말했다.

"민간위탁은 무기계약
피하려는 꼼수다"

  이번 사업 추진이 근로계약 관련 소송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낙동강관리본부를 상대로 노동자들이 근로계약 관련 소송을 진행한 일은 빈번했다. 2013년 11월 해고된 3명의 노동자들은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이하 부산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뒤 승소했다. 이후 부산시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부산지노위의 판결과 다르지 않았다. 이에 불복한 부산시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대전지방법원, 대전고등법원에서 노동자들과 법적 공방을 벌였지만 모두 패소한 바 있다. 맥도 생태공원 근로자 이선좌(사상구, 52) 씨는 “해고된 사람들은 모두 노동조합에 가입했던 사람들이었다”며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부당했기 때문에 소송을 진행한 것”이라 말했다.
  낙동강사업관리본부는 민간위탁 추진 이유로 기간제 관리방식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낙동강사업관리본부가 올해 초 배포한 홍보자료에 의하면, 낙동강 생태공원에서 근무 중인 기간제 근로자 310명에 투입되는 1년 예산이 52억 원에 육박하는데다, 근로자 무기계약 전환 소송까지 벌어진 것에 대한 대안이라 설명했다.
  노동계는 고용안정을 지켜야 할 부산시가 오히려 부담을 민간업체에게 떠미는 것이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부산지역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연대(이하 부산 공공부문 비정규직 연대) 천연옥 집행위원장은 낙동강관리본부의 홍보자료 내용에 대해 “부산시 스스로 근로 계약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민간위탁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꼴”이라 꼬집었다. 이에 석진열 주무관은 “무기계약직 소송에서 승소한 근로자는 현재 근무 중”이라며 “부당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해명했다.

예산 절감하려다
근로자들은 뒷전?

  낙동강관리본부는 5개 공원을 공원별로 부분 위탁을 맡길 예정이다. 그 결과로 부산시는 기간제인건비 등이 포함된 기존 2016년 공원관리예산의 약 22.3%를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민간에 위탁함으로써 부담되는 경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일반관리비 5% △부가가치세 10% △이윤 10%를 민간업체에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비를 부담하고도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는 더욱 열악해질 전망이다. 이에 노동당 부산시당은 지난달 19일 논평을 통해 ‘민간업체에 부담해야 하는 경비를 감안하고도 예산을 절감하는 것은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이 더욱 열악해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에서 오히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를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민간위탁 시에는 근로자의 임금 체계가 시중노임단가가 아닌 최저임금을 따를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지적도 있다. 김영신 사무국장은 “민간에 맡기고도 노동자의 처우가 더 나아질 것을 바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비용절감을 위해 시중노임단가가 아닌 최저임금을 적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반대에도 부산시는 '강행군'

  이에 노동단체와 야권 지역 정당들은 반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간위탁 동의안이 가결되기 전인 지난 17일, 부산 공공부문 비정규직 연대는 부산시의회 앞에서 ‘부산시의 <낙동강 생태공원 관리사무민간위탁 동의안> 부산시의회 거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산 공공부문 비정규직 연대는 ‘직접고용에서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저임금을 양산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반발에도 부산시는 계속해서 민간 위탁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석진열 주무관은 “우선은 8월부터 대저와 맥도 생태공원을 민간위탁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 가서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맥도 생태공원의 한 근로자가 제초작업을 하고있다

 

신지인 편집국장  amigo@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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