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의 등록금은 학과나 학부, 단과대학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등록금 산정의 명확한 기준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부대신문>에서 우리 학교 등록금이 산정되는 전반적인 절차와 학과별로 등록금이 상이한 금액으로 책정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등록금 산정, 
어떤 절차로 이뤄지나
 
  우리 학교의 등록금은 크게 △입학금 △수업료Ⅰ △수업료Ⅱ로 나뉘어있다. 우선 입학금은 재입학생과 편입생을 포함한 입학생들이 입학 시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으로, 학부 기준 17만 원을 동일하게 징수하고 있다. 수업료Ⅰ은 과거의 ‘수업료’ 항목으로, 수업을 위한 비용과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부분이다. 전공에 따라 37만8천 원에서 49만2천 원까지의 차이가 존재한다. 수업료Ⅱ는 등록금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하며, 작년에 폐지된 기성회비 항목이 이전된 것이다. 우리 학교는 이를 전공별로 적게는 130만2천 원에서 많게는 298만9천 원까지 부과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등록금 책정은 크게 △1차 등록금 책정안 마련 △등록금심의위원회 심의 △교무회의 심의 및 총장 결재의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대학본부에서는 11월에서 12월 중 △부서별 소요예산 △세입 규모 △세출 사업 규모 △등록학생 수 등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한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대학 발전계획 △추진사업 △평가지표 △타 대학 등록금 및 장학금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1차 등록금 책정안을 마련한다. 책정안은 통상 교육부의 국가장학금 시행계획 발표와 같은 시기인 12월 말에서 1월에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를 열어 논의한다. 등심위는 △교직원 4명 △학생 4명 △회계전문가 1명 △학부모 또는 동문 1명으로 구성되며, 2~3차례의 회의를 통해 등록금 책정안을 심의한다. 등심위에서 통과된 안은 학내 주요사항에 대한 상시적 최고의결기구인 교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총장의 결재를 받아 공포된다. 총학생회 유영현(철학 11) 회장은 “등심위는 등록금 관련 사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자리”라며 “학생위원들은 등록금 액수의 타당성 여부와 용처, 입학금 등에 대해서 학생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등록금 책정은 법적 원칙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우선 등록금의 법적 근거는 <고등교육법> 제11조 1항 ‘학교의 설립자·경영자는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받을 수 있다’에서 찾을 수 있다. 대신 학교 경영자의 자의적인 등록금 책정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들도 존재한다. 동법 제11조 3항에는 학교의 경영자가 등심위의 심의 결과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제11조 4항에는 등심위가 △학생 1인당 교육비 산정근거 △도시근로자 평균 가계소득 △고등교육 지원계획을 감안해 해당 연도의 등록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또한, 제11조 7항에는 ‘등록금 인상률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8항에는 7항을 어길 시 학교에 행정적·재정적 제재 등의 불이익이 주어질 수 있음이 적시돼 있다. 교육부 대학정책과 김준영 직원은 “해당 조항은 등록금 인상률 억제를 위해 마련됐다”며 “제재로는 입학 정원 감축, 교육부 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 등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차만별 등록금, 선정 기준은?
 
  하지만 일각에서는 책정된 등록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먼저 입학금의 취지와 용처가 일치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A(기계공학 16) 씨는 “입학금의 액수를 감안하면, 해당 금액이 모두 입학 관련 일에 사용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학교는 전공을 막론하고, 17만 원을 입학금으로 받고 있다. 반면 △한국교원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은 입학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으며, 올해 기준 전국 48개 국립대학의 입학금 평균은 14만 원이었다. 이에 캠퍼스재정기획과 김두찬 팀장은 “입학금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해 각종 입학 활동을 위해 마련됐다”며 “입학금이 대학회계로 포함되는 만큼 지출이 입학활동과 일대일로 대응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여기에 “하지만 기본적으로 입학금은 입학 활동 영역에 쓰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몇몇 단과대학(이하 단대)은 모든 학과가 동일한 등록금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었다. 수학과 김성민(12) 회장은 “수학과 커리큘럼은 이론수업 위주로 진행되고, 실습도 문제풀이에 대한 내용이 중심이 된다”며 “다른 학과에 비해 실험을 하거나 관련 기자재 사용이 적은 상황이라 등록금 액수에 대해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리 학교 △공과대학 △나노과학기술대학 △생활환경대학 △자연과학대학 등은 현재 시점의 교육원가를 따로 산정하지 않은 채, 단대별로 동일한 등록금을 적용하고 있다. 김두찬 팀장은 “학과마다 창설 시점의 교육원가로 등록금을 책정하기 시작해, 매년 전년도 등록금을 인상하거나 인하하는 방식으로 금액을 정해왔다”며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의 커리큘럼의 변화 등으로 인한 교육원가 변화는 등록금을 책정할 때 다시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같은 단대에 속하지만 학과별로 다른 등록금이 책정된 것에 의아함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범대학에 재학 중인 B 씨는 “동일한 단대, 같은 계열의 학과임에도 등록금이 다른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범대학 △사회과학대학 △생명자원과학대학 등에서는 동일 계열의 학과임에도 등록금의 차이가 있었다. 이에 지리교육과 사무실 관계자는 “지리교육과의 경우 전산실 관리와 GIS(지리정보시스템)에 대한 컴퓨터 실습, 야외 자연지리 실습 등으로 타 학과보다 비용 부담이 더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에 김두찬 팀장은 “일부 학과의 경우 실습 과정이 커리큘럼에 들어가 있어 등록금이 타 학과에 비해 많게 책정됐을 것”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등록금이 믾게 책정된 학과들은 대학 차원에서 별도의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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