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대 ‘헤이!브라더’ 총학생회는 ‘내 편을 향한 효원인의 외침’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 전 그들은 ‘국립대를 국립대답게’와 ‘학내 석면 제거’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부대신문>에서는 그들이 임기의 반환점을 돈 현재 공약을 얼마나 이행했는지에 대해 △국립대 영역 △취업·일자리 영역 △복지 영역으로 분류하여 점검해봤다.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국립대 영역에서 ‘국공립대학 연대 강화’와 ‘고등교육예산 GDP 1% 확보 요구’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중 국공립대학 연대 강화를 위해서 전국의 총학과 함께 6차례의 연석회의를 가진 상태다. 총선 시기에는 연석회의 차원에서 국공립대 학생들의 요구를 공론화하는 한편 청년 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활동도 진행했다. 총학 유영현(철학 11) 회장은 “지금의 연석회의는 임시회의의 성격에 머물러있다”며 “앞으로 지속가능한 연석회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등교육예산의 GDP 1% 수준 확보는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총학은 이 역시 국공립대 연석회의를 통해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유영현 회장은 “고등교육예산 문제는 사실 정부의 의지에 달린 것”이라며 “연석회의 차원에서 이를 집행하는 교육부 장관과 면담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총학생회는 지난 3월 사회연대 차원에서 학내 수요집회 ‘천개의 의자’를 진행했다

  사회연대영역의 공약은 전반적으로 잘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기 위해 매년 진행된 ‘몰래산타’ 공약은 작년 크리스마스 기간에 이행됐다. 총학은 이외에 △생탁 △택시노동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세월호 △위안부 △농민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연대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달 대동제에서는 학생들에게 생탁노동자들이 노동권보장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또, 동아리와 연대하여 ‘세월호를 기억하는 부산대학교 모임’을 진행하는 한편, 영화상영과 서명운동도 시행했다. 중앙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4·16 세월호 2주기 대학생 대책위원회’의 일원으로도 참여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유영현 회장이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의 추진위원장을 맡았으며, 농민과 함께하기 위해 농민학생 연대활동(농활) 역시 준비하고 있다. 유영현 회장은 “사회연대영역의 공약은 상시로 이행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취업·일자리 영역에서는 미이행된 공약이 많은 상황이다. 청년 취업난에 대한 부산광역시(이하 부산시)의 관심과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자 마련된 ‘부산시와 함께하는 청년 취업난 해결을 위한 공개간담회’ 공약은 협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유영현 회장은 “아직 부산시와 구체적인 이야기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방학 중 접촉해서 2학기에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나의 노동권리 찾기’ 공약은 다음 학기에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번 학기에는 청년유니온 김민수 원장이 효원특강에 연사로 참여했으며, 노동법 강연은 2학기에 개최될 예정이다. 또 다른 공약이었던 ‘무료노동상담소 개최’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양한 취업의 장 마련을 위해 추진됐던 ‘부산·울산·경남지역 향토기업 대상 취업박람회’ 역시 1학기 중에는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총학은 향토기업 초청 박람회를 11월경 개최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학교와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아직 취업박람회의 방향성에 대해 가닥이 잡힌 부분이 없다”며 “진행 프로세스나 방식을 협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총학은 핵심공약으로 학내 건물에서 석면을 제거하겠다고 제시했다. 이외에도 주요복지공약으로 △학생권리보호 △학습권 보장 △소통 강화 △0.1% 학교예산자치제 △성적기재문제 개선 △할인제도를 내세웠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 우리 학교는 국립대학 중 석면제거 하위대학에 선정됐다. 현재 우리 학교 건물 99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석면이 검출된 상태다. 이에 따라 총학은 대학본부에 예산 확보 및 석면제거 세부계획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석면제거와 관련한 서명운동은 선거기간 동안 진행됐으며, 세부계획 수립도 이뤄졌다. 유영현 회장은 “등록금심의위원회와 재정위원회에서 예산 확보를 요구했다”며 “관련 예산이 편성됐으며, 시설과에서 석면제거 중장기 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먼저 총학은 ‘학생권리보호’를 위해 학생권익보호위원회와 교원윤리위원회의 설치를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이 중 중앙학생권익보호위원회는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기구로, ‘2016 상반기 민족효원 대의원총회’를 통해 신설됐다. 중앙학생권익보호위원회는 매달 첫째 주 확대중앙운영위원회 자리에서 정기회의를 진행하며, 지난 1일 2차 회의를 진행한 상태다. 인문대학에 재학 중인 A 씨는 “중앙학생권익보호위원회는 학생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 중립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교수와 학생 사이의 위계질서로 인해 피해를 받는 학생들을 위한 교원윤리위원회의 신설은 논의과정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회 전병학(광메카트로닉스공학) 회장은 “교수회에서도 긍정적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라며 “총학생의 논의를 통해 대학평의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총학의 ‘학습권 보장’ 공약들은 아직 현실화되지 못했다. 우선 군복무 중 학점이수제의 경우, 적은 학점 수와 개설강좌로 인해 개선요구가 있었다(<부대신문> 1523호(2016년 5월 23일자) 참조). 이에 총학은 개선방향을 설정하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요조사는 공과대학 학생회와 공동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평의원회에 개선안을 건의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휴학 기간을 기존의 6학기에서 8학기로 연장하겠다는 공약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이는 국·공립대의 휴학 기간 연장 사례가 적어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유영현 회장은 “휴학 기간 연장의 경우 사립대학으로 범위를 넓혀 사례를 수집하고 있다”며 “사례가 충분히 수집되면 학교본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통 강화’ 공약들은 현재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대의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학생회 아카데미를 주최했다. 또 총학 중앙집행부 구성원들이 각각 단과대학(이하 단대)을 전담하여 단대운영위원회의에 참여하고 있었으며, 단대별 홍보담당자와의 연대를 통해 총학의 홍보물을 빠르게 배포하고 있었다.
  총학의 공약 중 가장 기대를 모았던 ‘0.1% 학교예산자치제’는 학교예산 중 0.1%를 학생 예산으로 책정해, 총학 차원에서 예산안을 짜고 학생들이 원하는 곳에 사용하는 제도다. 이는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예산편성을 가능케 하고,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사용 목적이 불분명한 예산은 편성할 수 없다는 대학본부의 반대로 상호간의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현 회장은 “학교의 입장을 고려해 사업계획을 먼저 제출하고 후에 예산을 편성 받는 쪽으로 타협했다”며 “하지만 약 3천만 원 정도는 구체적 사업계획 없이 우선 편성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성적입력 기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성적부여 이유도 자세히 알 수 없었던 성적기재문제의 개선도 총학의 공약 중 하나였다. 총학은 성적표에 △중간고사 점수 △기말고사 점수 △과제 점수를 기재하고, 학교 본부와의 논의를 통해 성적입력 기간을 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역시 후에 대학평의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현실화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병학 회장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교수회에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 학교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과의 협의를 통해 각종 할인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공약은 실현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유영현 회장은 “생협이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며 “대신 복지위원회 차원에서 학교 밖의 업체들과 제휴하는 등 다른 방향으로 이행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외에 △공인중개사와 연계하여 자취방 안전하게 계약하기 △책값절약 프로젝트 △여성용품 자판기 설치 등의 공약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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