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디자인 자리 최혜자 대표>

  먼저 문화디자인 자리 최혜자 대표가 문화다양성의 정의와 배경을 설명했다. 문화다양성이란 모든 문화에는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에 우월과 열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혜자 대표는 “사실 현실 속에서 이 내용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현대 사회에는 △인종 △남성과 여성 △연령 등 많은 영역에서 실제로 우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종 △민족 △남성과 여성 △연령 △장애 △성 정체성의 6가지 영역이 가장 훼손되고 있어서, 문화다양성의 영역을 이야기할 때에는 이 6가지를 논한다.
이어 최혜자 대표는 문화다양성이 근대 이성에 대한 성찰의 결과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대가 ‘인간’이 아닌 ‘근대 이성’이 중심이 됐던 시대라고 지적하며, “근대 이성은 옳은 하나를 관철하기 위하여 나머지를 부정했고, 이는 제1·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유럽의 지식인들은 근대 이성의 이름으로 학살, 탄압 등이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성찰과 반성을 하고 ‘세계 인권 선언’을 창안해 인간의 권리를 존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세계 인권 선언’만으로는 각 개인이 가진 삶의 방식, 취향 등의 문화가 존중받기 어려웠다. 그래서 2001년 유네스코는 제3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세계 문화다양성 선언’을 채택했다. 최혜자 대표는 “문화다양성 선언은 인간이 가진 문화에 대한 성찰”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최혜자 대표는 △사회적 이념 △타인에 대한 편견과 정형화 △편협한 믿음과 신화로 훼손되는 문화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일상 △사회 △문화적 영역에서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즉, △시민 △법과 제도 △문화예술가들이 함께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법과 규제가 다양성을 보호해주고, 다양성이 훼손된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한다”며 “소수성을 드러내고 같이 이야기할 때 문화다양성은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서구한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태훈 사무국장>

다음으로 서구한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태훈 사무국장이 차이와 차별에 관한 내용으로 강연을 이었다. 김태훈 사무국장은 “차이는 타고나거나 삶을 살아가면서 생긴다”며 “하지만 그 차이를 계급화나 서열화로 구분 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가 서열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차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차이를 차별하지 않기 위해 다름을 인정하고, 역지사지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차이를 즐길 때 다양성은 아름다워진다며, 이것이 장애인들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사무국장은 “대체로 사회는 장애인들을 손상을 당한 불완전한 존재로 본다”며 “하나의 문화가 아닌 불편함의 대상으로 인지하고 배제해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들도 사회복지의 측면이 아닌 문화다양성 측면에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훈 사무국장은 인권문제에 대한 감수성인 인권 감수성을 언급하며,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의 다음으로 발로 실천할 때 인권 감수성은 최대로 발휘된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보다, 우리가 나아진 인권 환경을 맞이한 것은 ‘오늘의 상식이 어제의 투쟁으로 이뤄졌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여성인권센터 살림 변정희 부소장>

현재의 여성은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여성인권센터 살림 변정희 부소장은 먼저 슈퍼갑, 김치녀로 귀환한 여자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일명 갑질을 하거나 의무와 책임은 방임한 채 권리만을 누리려는 여성들이었다. 변정희 부소장은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권리가 명백하게 신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이 같은 모습 뒤에는 이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세계 성 평등 순위는 117위이며, 여성의 사회 참여나 직장 내 승진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점수로 매긴 유리천장지수는 최하위다. 또한 안전 점수가 남성이 100점일 때 여성은 58.3점이며. 강력범죄 피해자의 85%가 여성이다. 변정희 부소장은 이러한 지표를 제시하며, “이것 또한 여성의 현실인데, 여성혐오의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여성들이 이러한 상황을 무서워하지 않고 꺾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정희 부소장은 “여성 운동은 이름이 없던 문제에 이름을 붙여가는 작업”이라며 “이런 작업으로 한 사회가 바뀌고 세계가 바뀌는 것이기에 당연히 진통은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성 혐오는 오래전부터 있던 문제였지만, 요즘 ‘여성 혐오’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새롭게 사유할 기회가 온 것이라고 바라보았다. 변정희 부소장은 “이런 기회가 오히려 여성의 다양성을 드러내는 가능성이 될 수 있다”며 “그렇기에 여성들은 좀 더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