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를 미화한 누리꾼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이들은 한 포털사이트에 2천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김길태 공식 팬카페’와 2백여명의 회원이 가입한 ‘김길태 팬카페’를 각각 개설해 메인화면에 김씨의 사진과 ‘사랑해요 김길태’란 글귀를 띄우고, 허위수사 발표문을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김길태 팬카페’에 대한 생각을 배준영 씨에게 들어보았다.

 

 

  도덕은 한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도덕은 인간의 품위를 높이고 유지하는 가장 깨끗한 기준선이기도 하다. 그 거울 속 비친 모습이 더럽다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관습, 규범이 틀어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여중생 성폭행살해 피의자인 김길태의 팬카페가 만들어져 세간을 뜨겁게 달구었다. 세상 사람들의 분노를 일으킨 이 카페의 운영자는 20대의 대학생과 15세도 안 된 중학생이었다. 이들의 철 없는 행동에 대해서 사회는 한 목소리로 비난과 반성의 목소리를 냈으며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포털사이트는 이 카페를 폐쇄하기까지 했다.

 

  만약 이들이 피해자가족의 아픔과 눈물을 조금이라도 이해하였다면 이런 비도덕적 행동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김길태 사건 당시 이들에게 중요했던 것은 피해자의 비통함이 아니라 반사회적 범죄자에 대한 비정상적인 관심이었다. 김길태는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른 흉악한 범죄자가 아닌 어둠의 스타로써 묘사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연쇄살인용의자, 탈옥범 등 반사회적인 인물일수록 언론에서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히 보도하여 그들의 옷차림, 패션 등이 마치 연예인처럼 유행이 되는 것을 ‘블레임룩 현상’ 이라고 한다. 몇 년 전 있었던 신창원 사건 때부터 최근의 김길태 사건까지 블레임룩 현상은 점점 더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과거 신창원 사건의 경우에는 신창원이 입고 있던 ‘ㅅ’자 옷이 유행이 되는 등 그의 단면적인 모습만을 조명하는데 그쳤지만 이번 김길태 사건에는 그의 겉모습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그가 저지른 범죄를 미화하고 그에 관한 거짓사실 까지 유포함으로써 사회의 미풍양속을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을 무시한 채 이루어진 현대사회의 병폐인 주목심리와 상업주의의 말로이며 아노미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야 할 규범과 도덕이 앞으로의 미래인 청소년들에서부터 썩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살인범, 강간범 등의 범죄자들은 어느 시대, 어디에서나 존재했다. 그들의 범죄는 법과 제도의 체계화로 막으면 될 일이고 중요한 것은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 이 시선은 우리가 인간으로써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고 있는지 아닌 지를 말해주고 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