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초등학교 4학년에는 처음으로 고학년이 되었고, 중·고등학교에서는 4학년이 없는 6년을 보냈다. 다시 돌아온 4학년은 취업, 스펙, 자격증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는 학년이 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초등학생 4학년에는 처음으로 학원에 다녔다. 처음으로 다른 학교 친구들을 사귀었다. 무엇보다 행복했다. 지금 나의 4학년은 불투명하다. 어지럽다. 그리고 무섭다. 학교에서나 밖에서나 4학년이라고 말하면 모두가 “바쁘겠네요. 힘들겠다. 우와 4학년이시구나”라고 한다. 하지만 난 힘들기보단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 빼고 모두 바쁜가 보다. 내 마음은 아직도 2013년 4월에 있다. 3월이 아닌 4월이다. 확실하다. 소위 ‘새내기’라고 부르는 1학년의 3월에는 새로운 친구들과 친해지고 놀기에 바빴다. 단체로 몰려다니면서 약간은 어색하지만 하하 호호 즐겁게 웃으면서 다녔다. 그리고 4월에는 나름 함께 다니는 무리가 나뉘었다. 그 무리에서 자신의 이야기, 고민 따위를 얘기하면서 더 친해졌다. 아직도 1학년 때 듣던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느낌이 몽실몽실 피어난다. 친구의 향수 냄새, 벚꽃이 핀 모습, 노래를 듣고 있던 모습들이 합쳐져서 눈앞에 펼쳐진다. 이렇게 나는 아직도 2013년 4월을 기억하며 살고 있다.
이렇게 나는 아직 4학년이 될 준비가 덜 되었는데 남들이 4학년이라고 한다. 학교에서도 4학년이라고 한다. 같은 학년의 친구들은 나름대로 자격증 준비, 토익, 해외봉사,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볼 때마다 나는 ‘나는 뭐하지? 뭐 하고 있지? 뭐했지?’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나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내가 이번 학기에 수강하고 있는 ‘위험사회와 미래직업’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충격을 받은 한 글귀가 있었다. 그 글은 ‘미래학이라는 학문이 있다. 말 그대로 미래학이란 미래를 공부하는 학문이다. 미래연구는 영어로 ‘Futures study’이다. Future이 아닌 ‘Futures’이다. 그 이유는 어떤 미래일지 모르니 다양한 미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이었다. 나는 이 글을 따로 메모지에 적어서 다이어리 제일 앞에 끼워두었다. ‘다양한 미래가 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는 ‘내 미래는 그 누구도 모른다. 예측할 수 없다’라는 의미였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내 미래도 다양하다. 누구와 함께, 어떻게, 무엇을 할지는 모르지만 내 미래는 내가 좋아할 수 있는 미래였으면 한다. 이 말은 나와 같이 취업을 눈앞에 두고 무섭다는 생각, 외롭다는 느낌, 불투명하다는 느낌을 가진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그 누군가가 당신에게 ‘넌 꿈이 없니? 하고 싶은 건? 하고 있는 건?’이라고 묻는다면 그저 ‘나는 나도 모르는 다양한 미래가 있다. 내 자신도 내 미래를 모르는데 당신이라고 내 미래를 알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면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훌쩍 여행을 떠나서 그 여행지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 내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공부를 하면서 내 전공에 대해 흥미가 높아져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들이 그저 이 현실에서 답답해하고 남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허둥지둥하면서 버티는 것이 아닌 ‘내 인생은 내 것이다. 나는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믿었으면 한다. 지금 4학년, 곧 4학년이 될 1, 2, 3학년들이 이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은진(생명환경화학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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