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대학 축제 꿀잼 서열’이라는 것이 인터넷과 SNS 등에서 돌아다니고 있다. 부산 3대 바보에도 등장할 정도로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우리 학교 축제 대동제는 과연 학생들 사이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올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인터넷이나 SNS 등에서는 총학의 대동제 포스터가 한동안 논란이 됐다. 바로 ‘Hello 조선’이라는 축제 슬로건 때문이다. 해당 슬로건에 대해 학생들은 정치적 성향을 띄고 있는 총학생회가 축제 슬로건을 헬조선이라는 사회적 신조어와 연관시켰다는 이유로 비판했다. 더불어 총학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번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논란이 됐기 때문일까. 이번 축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예년보다 더 높았다.
단순히 헬조선이라는 포스터에 대한 논란이 축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번 대동제에서 총학생회가 처음으로 시도했던 한복대여나 먹거리 장터, 동아리들의 공연 무대가 학생들이 축제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아니다. 가장 관심을 가지게된 결정적인 계기는 19일 진행된 카스콘서트의 가수들이었다. 힙합이라는 주제로 ‘매드클라운’, ‘산이’ 등 유명가수들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우리 학교 학생들은 물론 타 대학교 학생들까지 관심을 보였다. 더불어 이러한 가수들의 라인업 때문에 우리 학교의 축제가 재밌어졌다는 평가도 조금씩 들리고 있다.
언젠가부터 대학 축제의 재미를 평가하는 척도는 해당 축제의 공연을 맡는 가수들이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우리 학교의 축제가 재미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 중 하나도 역시 축제에 공연을 하러 오는 연예인이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대학 축제를 재밌게 만들기 위한 학생회의 노력은 더 인지도 높은 가수들의 섭외로 이어진다. 몸값 비싼 연예인들의 축제 등장은 어느샌가 대학가의 관행이 되어버렸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축제는 초청 연예인들의 라인업으로 인기가 높아져 유료티켓을 사야만 입장할 수 있다. 각 티켓은 9천 원에서 만 원 정도지만, 작년 연세대 아카라카 축제에는 ‘엑소’가 초청된다는 정보가 유출돼 티켓값이 20배 가까이 치솟는 일도 생겨났다. 또한 최근 3년간 전국 134개 4년제 대학의 연예인 섭외비용은 전체 축제 예산 중 43퍼센트를 차지했다고 한다. 축제 예산 대부분을 축제 전체가 아닌 단 몇 시간의 공연무대에 사용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일부 대학 축제 공연장에서는 학생증을 검사해 외부인의 출입을 막거나 교문을 폐쇄해 일반인들이 입장할 수 없도록 만들어 버린다. 과연 해당 학교에 축제의 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대학가에서 축제 기간 동안 연예인을 부르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은 어렵다. 연예인이 오지 않는 행사는 곧 ‘노잼’ 축제가 되어버리는 것이 학생들 사이에서의 일반적인 관점이기 때문이다. 대학 축제의 상업화가 진행되면서 점차 학생들은 대학 축제의 참여자가 아닌 구경꾼이 되어가고 있다. 본인들이 직접 만들고 즐겨야 할 우리들의 대학문화가 단순히 연예인들의 공연을 즐기는데에만 만족하는 것으로 끝나고 있다. 더 이상 대학 축제의 즐거움을 인기가수와 술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참여자로서 함께 축제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 아니면 구경꾼으로서 단순히 즐기고 끝내도 좋은지는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한다. 

주형우 문화부장
sechkiwkd11@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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