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의 불청객, 모기. 모기에게 전혀 물리지 않고 여름을 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모기 물린 곳에 침을 바르면 가려움이 덜해진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정말 모기 물린 곳에 침을 바르면 괜찮아 지는 걸까?

  모기는 사람의 피부에 접촉하여 침으로 모세혈관을 뚫고 피를 빨아들인다. 이때, 모기의 침에서는 피를 굳지 않게 하는 ‘히루딘’이라는 응고 억제물질이 분비된다. 히루딘이 사람의 체내에 들어오면 우리 몸에서는 이물질에 대항하는 신체 방어기전이 작동한다. 이에 따라 혈관을 확장하여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혈액 내의 혈구 세포들이 확장된 혈관을 통해 모이고, 혈구 세포 중 면역세포가 외부 물질로부터 우리의 몸을 방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이 히스타민이 피부신경과 뇌를 자극해 가려움증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김영희(분자생물학) 교수는 “모기에 물리면 체내에서 외부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세포반응이 일어난다”며 “이러한 반응들로 인해 열이 발생하고, 신경으로 전달되어 가려움과 따가움을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모기 물린 곳에 침을 바르는 것은 효과가 있는 방법일까? 물론 침 속에는 다양한 항균성분이 있다. 이 때문에 입안에 상처가 생기면 다른 곳에 생긴 상처보다 빨리 낫기도 한다. 하지만, 모기 물린데 침을 바르는 것이 추가 감염의 위험성을 높일 수도 있다. 침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일시적으로 가려움이 완화되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침 속에 존재하는 균들이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모기 물린 곳에 부종이나 가려움이 일어난다면,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는 가려움을 가라앉히고, 세균 감염의 위험성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모기의 침은 산성을 띄기 때문에 알칼리성 용액인 묽은 암모니아수나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 것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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