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차오르는 오월, 부산대학교가 70년의 세월 앞에 섰다. 1946년 5월, 신생 독립국가 대한민국의 첫 봄, 온 나라에 희망과 혼동이 교차하던 때에 우리 학교도 교육입지의 새싹을 틔웠다. 그 해 9월에 첫 신입생을 맞이하여, 6.25 전쟁의 우여곡절 끝에 52년 3월, 첫 학위수여식을 하게 된다. 53년 9월 종합대학이 된 이후, 지금까지 이 나라의 명문대학으로 성장하여 지역사회는 물론, 나라에 기둥이 될 인재들을 쉼 없이 배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대학이 성장해오면서 시련을 겪지 않은 적이 있을까마는 70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 큰 시련에 직면해있다. 당장은 총장선출문제로 교육부의 지침을 거스른 유일한 대학으로 낙인찍혀 많은 불이익과 제재를 받고 있다. 각종 국책사업에서 탈락이 이를 말해주고, 그 여파는 우리 대학의 재정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 나라의 모든 대학이 당면한 문제이기도 한데, 변혁의 길목에 서있다는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 경제성장 정체, 청년고용 절벽, 인공지능시대 도래 등,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요인에 의해 사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환경의 변혁이 필수적으로 따라야하고,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우리 대학도 이 개혁의 흐름에 동참해야하고 또 동참하고 있다.
70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 대학의 운명을 가를 큰 문제 외에도, 우리 앞에는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일들이 산적해있다. 총장임용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우선은 효원문화회관 문제가 큰 부담으로 남아있다. 교육부는 손을 놓고 우리 학교가 책임을 다 져야한다면 우리는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할 것이다. 전임총장 때 추진하던 정문개선사업도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야하고, 이와 함께 수십 년이 걸리든 차근차근 정비해 나갈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다듬어야 한다. 여기에는 무질서한 장전 캠퍼스의 고질적인 문제, 양산캠퍼스 부지의 활용문제, 밀양캠퍼스의 활성화방안을 포함하여 이 세 캠퍼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아내야 한다. 이 일을 위해 상시적인 전문 위원회가 필요할 것이다.
또 눈앞에 고민거리가 생겼으니, 학교 내 금샘로의 공사방식 문제이다. 부산시는 공사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터널식이 아닌 땅을 파내고 덮는 개착식으로 공사를 한다고 한다. 그럴 경우 공사기간 내내 캠퍼스는 그야말로 두 동강이 나고, 환경훼손은 말할 것도 없이, 각종 공사차량의 소음과 먼지, 매연 등으로 학교는 몇 년 동안 공사판이 되고 말 것이다. 여기가 면학환경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하는 교육공간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부산시의 안일한 태도가 놀라울 따름이다. 학교당국은 그런 부산시를 일깨우고 설득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이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70년 동안 성장해왔듯이, 크고 작은 부침이야 겪겠지만 다음 70년도 굳건하게 성장해갈 것이다. 짧게는 50년, 길게는 100년 앞을 바라보는 것이 교육의 지향점이라면, 우리 교육자들은 기껏 5년 내지 10년이면 바뀌는 특정 정권의 정책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봄날, 개교 70주년을 맞아 다시금 교육과 정권의 상관관계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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