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과 건물주는 10대 청소년들이 장래희망으로 꿈꾸고 있는 직업들이다. 20대가 된 청년들의 꿈은 무엇일까. 여전히 우리는 안정적인 직장을 꿈꾸고 있다. 우리는 꿈과 현실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곧 현실과 타협한다. 꿈보다는 현실, 도전보다는 안정을 선택한다.
강호찬(백종환 분)은 방송국PD를 꿈꾸고 있다. 입사시험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그는 수입을 목적으로 ‘한국콘텐츠센터’의 인턴사업으로 입사하게 된다. 밤샘작업은 물론 상사의 제안으로 주말등산까지 따라가며 주변 동료들에게 신뢰를 얻게 된다. 그러던 와중 호찬은 상사에게서 정직원으로의 입사를 권유받게 된다. 호찬은 자신이 꿈꿔온 PD라는 꿈과 정직원으로서의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현실사이에서 갈등을 하다 정직원 응시를 한다.
호찬의 동료들은 결과가 나기 전부터 그의 채용을 당연시 여긴다. 하지만 정작 정직원으로 입사한 사람은 호찬이 아닌 송은혜(이시원 분). 회사 내에서는 이미 그녀가 소위 말하는 ‘빽’으로 입사한 ‘낙하산’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호찬의 상사 노조지부장(정희태 분)은 이러한 상황을 문제 삼겠다며 그의 편을 든다. 동료들 역시 호찬을 위로한다. 하지만 싹싹하고 친화력 좋은 은혜의 곁으로 어느새 동료들이 모여들고, 이를 지켜보는 호찬은 자신이 인턴이었단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다.
영화 <10분>은 직장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되는 사회초년생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단순히 인턴들이 겪는 직장생활의 비애만을 담고 있지는 않았다. 영화는 꿈과 현실, 이 중 하나를 강요받게 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호찬은 방송국 입사 시험을 떨어지자마자 자신의 꿈을 접고 만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방송국입사보다 눈앞의 안정적인 직장을 얻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의 모습에서 결국 현실을 택할 수밖에 없는 우리 청년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그렇지만 영화가 청춘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만들어낸 사회를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러한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독하게도 우리를 물고 늘어지는 꿈과 현실사이의 갈등. 너무 어렵고 길게만 느껴지는 꿈을 이루는 과정. 결국 현실과 타협하고 마는 우리들. 이러한 과정을 겪게되는 잔혹한 현실을 알아버린 우리들의 꿈은 결국 평범하지만 어려운 ‘출근’이 되어버린다.
영화 속 꿈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택하는 호찬의 모습. 이것이 결국 우리가 겪고 있는 한국 사회 속 우리들의 자화상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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