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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느냐가 당신을 결정한다
  • 이화영 과학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5.02 23:40
  • 호수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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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 음식은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의사의 윤리를 담고 있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로 잘 알려진 히포크라테스는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가 육체의 온전함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실제 음식으로 섭취한 영양소는 혈액을 통해 장기와 뼈, 근육 등 우리 몸을 이룬다.
사람마다 체취가 다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체취는 박테리아가 우리 몸에서 배출하는 땀과 분비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만드는 화합물의 냄새다. 체취의 특성은 외국인들과 비교하면 더 명확히 드러난다.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서양인들은 땀구멍으로 지방산이 많이 배출하면서 특유의 체취를 만들어낸다.
음식이 약이 되고 독이 된다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은 요즘 화두가 되는 ‘설탕 중독’과 ‘밀가루 중독’에서도 나타난다. 사실 설탕을 이루는 당은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과 함께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뇌의 유일한 열량원이자 우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부족하면 뇌 기능은 물론 기분과 체온, 운동 능력 등 신체 전반의 기능이 떨어진다.
문제는 단순당이다. 당은 크게 단순당과 복합당으로 나눈다. 단순당은 대게 혀에 닿았을 때 단맛이 느껴진다. 포도당과 과당, 갈락토스와 설탕과 맥아당, 젖당 등이다. 단순당의 특징은 혈당 수치를 빠르게 올리면서 우리 몸은 혈당 수치를 내리기 위해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과잉 분비된 인슐린 때문에 혈당이 또 급격히 떨어지고 우리 몸은 혈당량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다시 ‘당’을 찾는다. 악순환인 셈이다.
또 단순당은 섭취하면 순간적으로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양이 늘어나는데 이는 다시 급격히 떨어져 섭취 전보다 낮은 상태가 된다. 이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량은 늘어나면서 행복감은 사라지고 우울함에 스트레스가 더해지는 상태가 된다. 다시 당을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복되는 악순환은 중독으로 이어지고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우리 몸은 단순당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리고 과한 단순당은 ‘독’으로 작용해 우리 몸을 망가뜨린다. 기본적으로 사망 위험이 커진다. 하버드대 공중위생센터 연구팀이 전세계 18만 3,000명의 사망 원인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탄산음료를 비롯해 단당류인 설탕이 첨가된 주스와 스포츠・에너지 음료 등이 사망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외에도 비만과 대상증후군은 물론 중년의 병으로 치부했던 당뇨병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발병률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단순당은 도넛이나 떡, 사탕, 초콜릿 등 ‘간식’에 많다. 음식을 섭취한지 30분 후 당수치 상승률을 기준으로 수치화한 당지수(GI)로 비교해보면 55~69를 ‘보통’으로 기준한다. 이 때 도넛은 86, 초콜릿은 91, 사탕은 109다. 아이스크림은 물론 콜라 등 탄산음료에도 단순당의 함유량이 높다.
‘밀가루 중독’도 비슷한 맥락이다. 밀가루 중독이 위험한 이유는 밀가루도 분해되면 결국은 포도당이 되기 때문이다. 자주 먹으면 결국 필요 이상으로 당을 과하게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당수치만 비교해보면 복합당 중에도 혈당수치를 빠르게 올리는 식품이 많다. 흰 쌀밥(92)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백미로만 지은 밥은 마치 흰 설탕을 그냥 먹는 것과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영양 가치는 적고 소화 흡수가 빠른 당이 많아 과식을 부르는 식품으로 꼽는다. 밀가루로 만든 식빵도 91이나 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종류의 빵은 물론 케이크, 국수 등 우리 주변에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우리는 음식을 좋은 음식과 해로운 음식, 이분법화 생각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음식이란 필요할 때 적절히 섭취하면 약이 되고 과하거나 부족하면 독이 될 수 있다. 극단적으로 당을 섭취하지 않으면 우리 뇌는 활동할 수 없다. 필요하다면 찾아서라도 섭취해야 하는 게 당이다. 시험기간, 집중해야 할 때 당은 뇌 활동에 도움이 된다. 등산이나 운동을 할 때 챙기는 초콜릿과 바나나 역시 피로를 회복하고 에너지를 내는데 긍정적이다. 우울할 때도 순간적으로 당은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당과 밀가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필요할 때 적절히 섭취하면 이보다도 좋은 게 없는 게 당이다. 햇살 좋은 5월,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는 과제를 해야 할 때도 그렇다. 단 한 가지, 적절하게 쓸 때 약이 된다. 

   
이화영
과학 칼럼리스트

 

이화영 과학 칼럼니스트  press@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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