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또따또가에 위치한 스페이스 닻 갤러리에서 ‘자생적 활동을 위한 예술가들의 시도’란 주제로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에는 여러 예술인들이 모여 ‘예술가들의 자생적 활동’에 대해 토론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의 지원을 받아 자립 예술가가 된 사진작가 쁘리야 김의 발제로 시작됐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자생적 예술 활동의 기반을 닦았는지에 대해 ‘재정확보(생계유지, 가장역할)’, ‘커뮤니티를 통한 지속적인 활동 유도’ 등의 키워드로 설명했다. 쁘리야 김은 “현재 재정 확보는 작품판매보다는 유료 사진 강의를 통해 주로 얻고 있다”며 “강의를 통한 예술가의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수행을 위해 차별화된 전문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따또가에서 자립하여 생활하고 있지만, 그에게 주어지는 위험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쁘리야 김은 “온전히 혼자서 작업실 비용을 부담하고 가정의 경제적 역할을 하는 것에 부담이 없진 않다”며 “사진 교육프로그램의 후원과 지원이 단발적으로 이뤄져 지속 가능에 대해서도 걱정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토론회 참석자들에게 정부의 지원 정책에 대한 개선안과 예술가 조합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발표를 마쳤다.

지난 7일 또따또가에 위치한 스페이스 닻 갤러리에서 ‘예술가들의 자생적 활동’이란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어 토론자로 참석한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각자의 생각을 전했다. 먼저 가치예술협동조합 김정주 대표는 협동조합으로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혼자보다 단체는 자체 적인 수익 사업을 진행하거나 사업 공모를 할 때에도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문화향유계층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문화예술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하는데, 문화를 향유하는 일반 시민들의 인식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디고서원 박용준 편집장은 “예술가는 사회에 선물 같은 존재”라며 “예술가의 작품 세계와 철학을 공감해줄 향유자가 생기도록 세대 간 교육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잉스문화예술교육연구소 함수경 대표는 “문화예술 수요자인 시민이 스스로 자신을 예술가로 인식하는 과정은 예술교육을 통해 이뤄진다”며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시민 △예술가 △정부의 상호작용은 예술가의 자생적 활동에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이 끝난 후 주제에 대해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토론을 지켜본 한 참석자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참여와 예술가와 기업의 협업으로 자생을 이끌어 내는 것에 대해 제안했다. 예술 강사로 활동하거나 기업에서 예술 활동을 진행하면서 수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 참여에 대한 토론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예술가들이 강사로 활동할 때 효율성이 없을 뿐더러 정당한 수당 지급이 안 되기 때문이다. 기업과 예술가의 협업에도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함수경 대표는 “실제로 부산의 기업이 예술가와 협업하는 일은 종종 있다”며 “하지만 부산보다는 서울 인프라와의 협업이 주로 이뤄지는 것이 실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주로 잘 알려진 작가와 협업하면서 부산 작가들이 소외되는 것이다. 이에 부산문화재단 조정윤 기획홍보팀장은 지자체 측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산문화재단은 한 주류회사와 부산예술가들의 협업을 이끌어 냈고, 반응이 좋아 다른 기업과도 진행하고 있다. 조정윤 기획홍보팀장은 “이런 시도들이 선순환되어 협업이 확산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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