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시간은 인류의 문화와 생활패턴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문화와 생활패턴이 시간의 단위를 만들었고, 시간의 단위는 다시 인류에게 영향을 끼쳤다.

 

일주일은 왜 7일일까?
일주일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시간 개념이다. 일주일의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원래 일주일은 7일이 아닌 5일이었다. <달력과 권력>에 따르면 기원전 3000년경 바빌로니아에서는 한 손으로 세기 쉬운 5일을 일주일로 사용했다. 바빌로니아 인들에게 3, 5, 6, 60은 신성한 숫자였다. 이러한 숫자를 조합해 5일 일주일은 1달에 6번 있었으며, 1년은 72주로 총 360일이었다.
지금처럼 7일로 구성된 일주일을 최초로 사용했던 것은 기원전 1000년경 바빌로니아 지역에 살았던 칼데아 사람들이었다. 구약성서의 첫 권인 <창세기>에 따르면 ‘하느님께서 6일간의 천지창조 후 7일째 되는 날 안식하셨다’라고 나와 있고, 일반인들도 이 기간에 맞춰 생활하게 됐다. 7일로 구성된 일주일은 기원전 1세기경 로마인들부터 널리 보급됐고 점차 유럽으로 퍼져나가게 됐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10일 주기인 ‘순(旬)’에 따라 생활했다. 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매월 1일, 15일, 23일을 휴일로 지정해 쉬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다 1895년 갑오개혁 때 비로소 7일이 일주일인 요일제가 채택됐다.

 

시간을 바라보는 그들만의 방법
각 문화권마다 시간을 바라보는 방법이 달랐고 그에 따라 다양한 생활 양상이 나타났다. 동양권에서는 ‘음양오행’에 따라 시간단위를 나눴다. 그리고 개인의 태어난 시각이 평생의 운명에 관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주팔자’는 동양철학의 핵심인 주역에서 비롯한 것이다. 만물은 음양에서 나왔고, 음양은 다시 △동 △서 △남 △북 △중앙 등 5행으로 나뉜다. 이는 다시 10간과 12지로 나뉜다. 간지와 지지가 어떻게 결합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운명이 달라진다고 보고 이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종교 행사 날짜를 정확히 하기 위해 역법을 변경하기도 했다. 기독교인들에게 부활절은 십자가에 박혀 숨진 예수가 다시 살아난 것을 기념하는 의미있는 날이다. 원래 가톨릭과 개신교는 율리우스력으로 날짜를 계산해왔다. 그러나 16세기 들어 부활절의 날짜를 정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 부활절은 원래 춘분에서 보름이 지난 첫 번째 일요일인데, 율리우스력의 오차 때문에 1300년이 지나자 10일 정도의 괴리가 생긴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파격적으로 열흘이나 건너뛰며 부활절 날짜를 조절했다.
고대 마야문명의 시간 계산법에도 마야인들의 독자적인 시각이 담겨 있다. 마야인들은 △옥수수의 성장 시기에 따른 ‘촐낀 달력’ △지구의 공전주기에 따른 ‘아브 달력’ △5235년을 주기로 하는 ‘마야 장기력’ 등 크게 세 종류의 달력을 사용했다. 촐낀은 마야인들의 주식인 옥수수 성장에 맞춰 260일을 주기로 하는 달력이다. 아브 달력은 20일로 이뤄진 18개월과 불길한 5일을 합쳐 총 365일로 구성돼 있다. 마야 장기력은 기원 전 3114년 8월을 시작으로 5125년(현재 기준 2012년)까지로 기록돼, 2012년에는 세상이 종말할 것이라는 속설이 생기기도 했다. 송영복(경희대 스페인어학) 교수는 “마야 장기력에는 단순히 날짜만 표기된 것이 아니라 종교 의식이나 제의적인 상징이 내포돼 있다”며 “표기된 날짜가 2012년까지라 해서 종말이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대 마야인들이 사용했던 달력을 복원한 모습. 지금의 달력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정밀히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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