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년들은 타 연령대에 비해 고금리 대출에 더 많이 노출돼있다. 전문가들은 20대가 중·고등학교 때 금융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을 그 이유로 꼽았고, 현재 우리나라에 빚진 대학생들을 구제해줄 정책은 미흡한 상태다.

 

고금리 대출에서 허덕이는 우리나라 청년
현재 전국적으로 20대가 ‘신용절벽’을 향해 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조사한 ‘금융사별 신용대출 연령별 이용 비중’을 보면 20대 신용대출의 31%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이는 타 연령대에서 20%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은행의 평균금리가 4.8%이고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평균금리는 27%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20대들이 고금리 대출에 더 많이 노출돼있었다. 부산의 20대를 보자면,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개인 채무조정 약정을 맺은 사람은 2013년부터 작년 6월까지 약 2,900명이다. 청년들이 고금리 대출을 받는 이유에 대해, 신용회복위원회 서형원 부산지부장은 소득이 없어서 은행대출을 받기 힘든 점을 짚었다. 그는 “대부분의 대학생이 은행에서 대출받기가 힘들기 때문에 제2·3금융권에 손을 벌리게 된다”며 “대출받기는 쉽지만 연 이자가 27.9%나 되는 고금리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교육의 부재, 20대를 금융 무식자로 만들다
금융감독원에서 최근 우리나라 국민의 금융이해력 지수(FQ)를 조사한 결과, 청년들의 금융이해력이 가장 낮게 측정됐다. 금융이해력 지수란 △핵심적 금융개념에 대한 지식 △금융 행동방식 △금융에 대한 가치관 등을 측정한 것이다. 조사결과 20-60대 중에 20대의 금융이해력이 가장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60대 평균 금융이해력은 38.3점인데 20대는 33점이며, 이는 2014년에 37.3점을 기록한 것보다 4.3점 하락한 점수다. 특히나 20대들은 미래 대비 재무 설계 등의 인식부분에서 부족함을 보였다.
이처럼 20대의 금융이해력이 낮은 까닭은 어렸을 때 금융·경제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해서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는 금융이나 경제에 관한 과목이 거의 없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현재 청년들은 중·고등학교 때 금융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때문에 고금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결국에는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가 돼버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의 많은 학생이 중·고등학교 때 금융교육을 받은 적 없다고 답했고, 자신은 금융지식이 없다고 여기는 학생 수도 상당했다. 송윤서(경영학 16) 씨는 “금융이나 경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전했고, 이창현(토목공학 15) 씨도 “금융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기승(경제학) 교수는 “학생들이 금융제도나 금융상품에 대해 공부해놔야 미래에 소득관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책의 문턱 앞, 힘든 청년들은 여전히 …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들에 대한 지원정책도 사실상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교육청과 한국장학재단에서 2014년 7월부터 작년 5월까지 한시적으로 ‘학자금 대출 저금리 전환사업’을 진행했었다. 이 사업은 최대 7.8%까지의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았던 청년들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신청 후 승인이 되면 2.9%의 저금리로 전환받게 된다. 하지만 심사과정에서 10,026명이 거절당했는데, 이 중 8,232명이 △연체자 △부실채무자 △신용유의자 등의 이유로 제외됐음이 밝혀졌다.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는 청년들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실상 가장 어려운 청년들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장학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자금 대출의 지원자격에는 성적이 포함돼있다. 현재 한국장학재단에서는 △든든학자금 △일반상환 학자금 △농어촌 출신 학자금 대출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 모든 대출의 지원 성적 기준은 ‘직전학기 성적 70/100점 이상’, 즉 평균 C학점 이상이어야 지원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의 경우 일반상환 학자금 대출만을 지원할 수 있다. 서형원 부산지부장은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전체 대학생의 일부”라며 “취업이 힘든 현실에서 청년들이 대출이자를 갚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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