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의 우정은 어떤 방식으로 쌓을 수 있을까. 우리는 우정여행을 떠나고 우정사진을 찍으면서 서로 간의 우정을 다져간다. 그렇지만 우정이라는 것은 증명을 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일까? 김태곤 감독의 영화 <1999, 면회>에서 스무 살 남자 세 명이 서로의 우정을 알아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승준(안재홍 분), 민욱(김창환 분), 상원(심희섭 분)은 같은 고등학교에서 성가대 활동도 함께했던 친구들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그들은 각자 재수생, 군인, 대학생이 된다. 1년이 지나고 승준과 상원은 군대를 간 민수의 면회를 가게 된다. 면회를 오기 전 승준은 민욱의 여자친구에게서 편지 한 통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 내용을 확인한 승준과 상원은 고민하게 된다. 편지에는 여자친구가 민욱에게 이별을 고하는 내용이 적혀있기 때문이다.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불행한 소식을 친구에게 전달해야만 하는 두 친구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1999, 면회>는 김태곤 감독이 실제로 겪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고등학생들의 성가대 모습 역시 감독이 직접 찍었던 영상에서 비롯됐다. 1999년 당시, 김태곤 감독이 친구의 면회를 가면서 겪었던 경험으로 제작된 만큼, 영화는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부분은 영화가 모두 다른 위치에 서 있는 20살 청춘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에서 드러난다. 각자 군인, 재수생, 대학생이라서 그들은 서로가 가진 진짜 고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자신의 처지가 가장 힘들다며 하소연만 한다. 군인인 민욱은 군대를 면제 받고 대학을 다니고 있는 상원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승준의 친구들은 재수를 하고 있지만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승준은 이해하지 못한다. 민간인 두 명은 이제 고작 일병을 달게 된 민욱이 겪고 있는 군 생활의 고충을 알지 못한다. 이 모습들은 평소 우리들이 친구들과 겪는 흔한 장면이다.
영화는 결국 20대 청춘을 묶어내는 것은 우정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랑에 상처받고 세상에 외면 받는 세 명을 지탱하는 것은 결국 친구라는 것이다. 편지를 전하지 못하는 승준과 상원의 모습, 편지를 이미 읽어보고 혼자서만 괴로워했던 민욱.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상대를 쉽게만 대한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표현이 어설픈 것일 뿐, 이것도 우정을 나누는 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20살, 갓 어른이 된 그들의 우정은 서투르다. 서로 어떻게 배려해야 할지, 과연 무엇이 서로를 위한 행동인지 그들은 모른다. 그러나 결국 우정은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우정이기에 서로를 믿으며 상대를 이해한다. 아무리 싸워도 우정이라서 이해하고 사과하게 된다. 어설프게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미안’이라는 한 마디로 사과의 마음을 전달하는 방식은 너무나도 유치해보이지만, 그래서 더 진심이 느껴진다.
1999년과 2016년 현재, 우리들은 여전히 어설프고 어려운 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들에게 있어 친구와의 우정은 어렵고 머리 아픈 것이다. 그래도 우리를 이해해주는 단 한 명의 존재는 다름 아닌 ‘친구’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편하고 진실 되게 보이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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