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의 카메라 기능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성능은 이미 상향평준화되었다. 따라서 휴대폰을 고르는 데 있어 가격, 디자인, OS 등과 함께 카메라 성능은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되었다. 아이폰 사진 공모전에 출시된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입이 쩍 벌어진다. 또한 최근에 출시된 G5의 후면 카메라는 1,600만 화소이고, 조리갯값은 F1.8이다. 사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굉장히 좋아 보이는 수치다. (소위 비싸고 좋은 카메라인 캐논의 5D Mk3가 2,230만 화소임을 비교해보면 스마트폰의 카메라의 스펙이 꽤 좋아 보인다) 이처럼 휴대폰의 카메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는데, 과연 소위 폰카는 디카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쩌면 그렇고, 어쩌면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고 고개를 갸우뚱할 것 같은 대답이다. 다시 말하자면 특정 상황에서는 폰카나 디카나 피차일반이고, 다른 상황에서는 DSLR에 상대가 안 된다는 의미다. 거기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먼저, 스마트폰 카메라가 가지는 물리적인 한계 때문이다. 손에 딱 잡히는 스마트폰엔 DSLR에 사용하는 커다란 센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디지털카메라(폰카든 디카든 똑딱이든)에는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가 들어가고, 그 센서가 크면 클수록 좋은 결과물을 얻는다. 쉽게 말하자면 전공책에 쓰인 작은 글씨를 돋보기로 크게 보는 것과 그냥 현수막에 적힌 큰 글자를 읽는 것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당연히 후자가 더 읽기 쉽고, 보기 좋고, 더 선명하게 보일 것이다.
둘째로, 휴대폰에 들어가는 렌즈의 광학적인 한계 때문이다. 대부분 휴대폰의 줌 기능은 광학줌이 아니라 단순히 사진의 중앙부를 잘라내어 크게 보여주는 디지털줌이다. 미리내 계곡의 청설모를 찍기 위해 줌으로 당길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줌으로 당겨 찍는 것과 그냥 찍은 후 청설모가 나온 부분만 잘라낸 것과 똑같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그리고 DSLR에 사용되는 하나의 렌즈엔 적게는 5~7매의 렌즈가, 많게는 10매 이상의 렌즈가 사용된다. 최대한 왜곡은 줄이고 해상력은 높이기 위한 특별한 코팅을 한다. 하지만 휴대폰엔 대개 3~5매의 렌즈가 사용된다. 수십,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DSLR의 렌즈를, 휴대폰 렌즈에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적인 문제이다. DSLR이 이미지를 저장하거나 처리하는 방법, 연사, 야간촬영, 장노출, 플래시 촬영 등에 있어 아직 휴대폰의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물론 최근 출시되는 휴대폰은 색온도, 노출, ISO, 셔터속도 등을 조절할 수 있게 하여 진일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더 멀다. 글을 읽고 보니 왠지 내 애꿎은 내 휴대폰이 미워 보인다. 그렇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앞서 말했다시피 특정 상황에서는 폰카든 디카든 거의 흡사한, 어쩌면 폰카가 더 좋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그게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반적인’ 상황이 바로 그 상황이다. 밝고, 역광이 아닌, 그냥 우리가 낮에 사진을 찍는, 바로 그런 ‘일반적인’ 상황에 찍은 사진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차이를 인지하지 못한다. 내 폰이 디카를 못 이겼다고 너무 시무룩해 하지 말고 폰으로도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좋은 사람들을 찍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카메라다. 결국, 가장 좋은 카메라는 필요할 때 옆에 있는 카메라다.

최현석(환경공학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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